2024년 7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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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사순시기] 창조물과의 화해① ''강''

강, 흘러야 생명이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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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공 1만800피트 상공에서 바라본 남한강 유역.
(일본 도야마 현→인천공항 아시아나항공 기내)
전대식 기자 jfaco@pbc.co.kr
 

   예수 수난과 고통, 죽음을 깊이 묵상함으로써 기도와 단식, 자선을 통해 기쁘게 부활을 맞도록 준비하는 사순시기다. 교회는 올해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통해 하느님의 의로움이 나타났습니다"(로마 3,21-22 참조)라는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사순시기 담화 주제에 따라 말씀을 성찰하고 심화된 생활 실천으로 이끌어가고자 다양한 사순시기운동을 제안하고 있다.

   이 가운데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위원장 조해붕 신부)는 `즐거운 불편`을 통한 모든 창조물과 화해를 이번 사순시기 묵상 주제로 제안하고 있다. UN이 정한 `생물 다양성의 해`를 맞아 갈수록 심각해지는 생물 다양성 문제와 창조물과의 화해를 지향하며 강과 산, 바다, 습지 문제를 소주제별로 다뤄 우리 실천은 어떻게 이뤄져야 할지 모색한다.


   #강과 뭇 생명들이 넘어지고

   22일 경남 창녕군 길곡면 함안보(이른바 `낙동강 살리기 18공구`) 공사 현장. 낙동강에서 가장 하류에 위치한 함안보는 이미 임시 물막이공사가 완료돼 보 내부에 콘크리트만 부으면 될 정도로 공사가 마무리돼 가고 있다. 가동보 146m와 고정보 421.5m를 합쳐 길이 567.5m에 이르고, 너비 48.7m에 높이 13.2m 짜리 회전형 수문(라이징 섹터 게이트) 3개가 설치될 예정이다. 여기에 수력 발전까지 하니 함안보는 단순히 보(洑)가 아니라 댐이 분명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공사는 이미 90 가까이 진척돼 있다.

 공사가 완료되면, 함안보 일대는 커다란 공원으로 조성된다. 함안 1지구는 각종 이벤트 마당과 수변 무대, 다목적 광장, 나루터 체험장, 체육시설, 조형녹지 등이 들어서고, 함안1지구 생태습지는 수질정화 습지와 생태학습장, 습지 관찰 테크, 청류도, 샛강 등이 자리잡는다. 또 현재 홍보용 건물이 있는 길곡지구는 다목적 광장과 조형 습지원, 경관 작물원, 조형 마운딩, 수변 산책로, 백사장으로 꾸며지고, 함안보는 통합관리센터와 다기능 보, 자연형 계단식 어도, 어도 관찰실, 소수력 발전소, 공도교 등이 들어선다.

 그러나 함안보는 지난 1월 말 공사현장 강바닥에서 3m 아래로 파내려간 지점에서 오염퇴적층이 발견되면서 환경영향평가 조사 미비 의혹이 일고 있으며, 보 건설에 따른 피해가 하나둘씩 제기되고 있다. 특히 물을 가두는 데 따른 수위 상승으로 지하수위가 덩달아 올라가 인근 농경지와 주택지가 수몰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고, 보 설치로 홍수 예방은커녕 홍수 피해를 키울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상류 상주보에서 낙단ㆍ구미ㆍ칠곡ㆍ강정ㆍ달성ㆍ합천보에 이어 최하류 함안보에 이르기까지 보만 8개가 건설되는데 홍수피해를 예방하려면 홍수가 닥치기 전 이들 보를 다 비워둬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보를 비우는 게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강이 품어 안고 있는 다양한 동식물과 생물종은 환경오염물질을 분해하고 물을 정화시키고 토양 비옥도와 적절한 기후조건을 유지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그런데 최근 함안보 공사현장에선 발견된 천연기념물 제330호 수달 등 생물종이 보 건설 및 토사 준설 이후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시되고 있다.

 17일 재의수요일을 시작으로 4대강 생명과 농민들을 위한 철야기도와 매일미사를 봉헌하고 있는 4대 강 사업 저지를 위한 천주교연대(상임대표 조해붕 신부)는 22일 함안보에서 마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백남해 신부), 부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김준한 신부) 등 공동 주관으로 생명평화 미사를 봉헌하고, 4대 강 사업 전면 재검토 국민서명운동에 동참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 강이 흘러가는 곳마다"

 "그래서 이 강이 흘러가는 곳마다 온갖 생물이 우글거리며 살아난다. 이 물이 닿는 곳마다 바닷물이 되살아나기 때문에, 고기도 아주 많이 생겨난다. 이렇게 이 강이 닿는 곳마다 모든 것이 살아난다"(에제 47,9).

 그런데 강물이 바다로 흘러드는 걸 아주 아까워하는 이들이 있다. 보에다 댐, 막판에는 하구둑까지 쌓고, 강 바닥을 긁어내고 콘크리트를 부어넣는다. 보는 차치하고라도 우리나라 댐은 총 31개로, 대형 댐 수로는 세계 7위, 그 밀도로는 단연 세계 1위다.

 이 중 수명이 20년을 넘은 댐이 13개로 43.3에 이르러 홍수나 지진 등 감당하기 힘든 기후변화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 수 있지 안심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2008년 10월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의 수자원공사 국정감사에서 공개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연천댐이 1996년, 1999년 두 차례 걸쳐 400년 만에 한번 온다는 폭우를 견디지 못하고 터져 큰 피해를 냈다. 반면 일본은 우리나라 같은 대형 댐도 없고 주민들 반대로 댐도 거의 짓지 못했지만, 홍수 피해 인구는 1970년대에 비해 100분의1로 확 줄었다. 댐을 짓기보다 대부분 예산을 산사태를 막고 홍수를 예방하는데 썼기 때문이다.

 여기에 4대 강 사업으로 만드는 보 16개(4대강 사업 추진측에선 보라고 하지만, 외국에선 보 역시 모두 댐으로 본다)를 설치하면 4대 강은 자연적 흐름이 거의 없고 유속은 건기에 초당 2m이하로 떨어지게 된다. 낙동강 유역의 경우 안동에서 바다까지 20일 정도면 흘러가던 물이 공사 후에는 200일 정도 머물러 있게 돼 물이 썩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생태학)는 "우리나라 하천은 큰 홍수가 질 때마다 강 바닥을 다 쓸어가기에 쌓이는 오염원이 없어 치울 것도 없지만, 4대 강 사업은 오히려 댐을 쌓고 바닥을 파서 물이 고이게 만들어 오염퇴적물을 만드는 사업이다"고 잘라 말한다.

 따라서 강물은 바다로 흘러야 한다. 강물은 바다에 영양을 공급하는 원천이다. 강물이 바다로 흐르지 않으면 그 일대는 소금이 축적됨으로써 염해가 발생하고 소금이 축적돼 땅이 사막으로 변해버린다. 미국 중서부 미시시피 강들을 비롯해 전 세계 숱한 강 유역이 그렇게 됐다.

 또 4대 강 사업으로 하천 유지관리비를 줄일 수 있을지에 대한 전문가들 답변도 상당히 부정적이다. 자연하천 유지관리비에 추가로 보와 하천변 체육시설, 자전거 및 자동차 도로, 천변 저류지, 슈퍼 제방 등 유지관리비가 훨씬 많이 든다는 것.

 국제 환경단체인 세계습지네트워크는 지난해 12월 이명박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4대 강 사업의 핵심인 보 건설과 준설은 강 복원이 될 수 없으며, 결국 홍수와 침식, 수질



가톨릭평화신문  2010-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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