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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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사순시기] 창조물과의 화해② "산"

무분별한 개발에 무너지는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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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해에 뒤덮인 설악산 비경.
1986년 6월에 촬영한 사진으로, 안개와 구름으로 휩싸인 설악 또한 멸종돼 가는 국내 생물종 생태계의 보고다.
 

 
▲ 2006년 3월 강원도 정선의 야산 바위 틈에서 찍은 할미꽃.
 사계절이 뚜렷한 기후 특징과 산과 숲, 습지 등 다양한 지형으로 국내 생물종은 10만 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새벽녘, 제주 가을 숲은 적요하다.
해방 이후 수십 년간 지속된 산림 녹화로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보기 드물게 녹화에 성공한 나라로 꼽혀왔지만, 최근 들어 급격한 도시화와 300여 곳에 이르는 골프장 건설 남발(허가를 얻어 건설 중인 120여 곳을 포함하면 400여 곳), 토석 채취 허가로 야산이 무너지고 산 속 생물종이 위기를 겪고 있다.
 


   뿌리채 뽑힌 울창한 나무들, 허옇게 잔해를 드러낸 민둥산, 오염돼 가는 계곡과 하천들, 멸종 위기에 놓인 동ㆍ식물들…. 숱한 생물종을 위한 삶의 보금자리여야 할 산이 무너지고 있다. 급격한 도시화와 함께 푸른 숲은 베어져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골프장 건설과 토석채취허가를 받은 업체들의 석산 개발, 방화 및 실화에 따른 산불 등이 잇따르면서 산이 죽어가고 있다. 이에 사순시기에 따른 `창조물과의 화해` 두 번째 기획으로 `산`을 만난다.


   #죽어가는 산하, 말라버린 지 오랜 계곡

   2008년 2월, 청주교구 대안학교인 양업고에 낯선 공문이 하나 날아들었다. 청원군수 명의로 전해진 공문은 학교에서 직선거리로 550m 떨어진 야산에 대한 토석채취 허가였다. 이미 학교 인근에는 ㄷ개발 등 3개 업체가 난립해 매일같이 토석을 채취, 계속되는 발파 진동과 분진, 하루 600여 대씩 학교 앞을 오가는 토석채취 차량 소음과 먼지에 시달리던 터였다. 학교 건물은 100여 곳이나 균열이 생겼고, 심각한 학습권 침해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양업고는 그러나 이같은 시련을 전화위복으로 삼았다. 특히 환경교육을 통해 자연으로부터의 치유, 생태적 교육 환경 조성, 석산 개발에 대한 적극적 대응활동 등을 통해 학생들의 생태적 감수성을 일깨우는데 힘을 쏟았다. 그해 10월 말, 충청북도 행정심판위원회는 학교측 주장을 받아들여 토석 채취 허가 취소 재결을 내렸다. 물론 ㄱ상운 측 소송 제기로 이 사안은 청주지방법원을 거쳐 현재도 대전고등법원에 계류된 채 3년째 결론이 내려지지 않고 있지만, 학교측은 생태 교육 모델을 통해 새로운 대안교육을 모색해 가고 있다.

 총 길이 1400㎞, 남녘만 684㎞에 이르는 `한반도의 등줄기` 백두대간도 예외는 아니다. 한강과 낙동강 등 5대 강의 발원지이자 우리나라 야생 동식물 대부분이 서식하는 생태계 보고도 개발 몸살을 앓고 있다.

 백두대간 27구간인 속리산국립공원 충북 괴산군 청천면 중대봉 옆 밀재와 고모재 인근 주민들은 1990년대 이후 10여 년간 토석 채취에 시달렸다. 예수회 생태사도직 공동체인 청주 누룩공동체는 현지 주민들과 함께하며 망가진 백두대간 산자락 2곳에 이어 더 이상 난개발이 이어지지 않도록 활동을 벌였고, 결국은 2002년 ㅎ업체의 토석 채취 공사를 막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 산이 훤히 깎여나간 건 물론이고, 바위란 바위는 다 없어졌고, 그 맑던 계곡도 다 오염돼 물고기조차 기형이 돼 버렸다. 수출용 건축 외장재로 명성이 높던 문경석 채취가 빌미였다.

 그 허가 기간이 2010년 2월로 끝나자 ㅎ업체는 망가진 산을 복구하면서 휴양림을 조성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은 휴양림 조성조차도 반대하고 있다.

 누룩공동체 김성환(막시밀리아노 콜베, 예수회) 신부는 "문경석은 다른 건축 대체재가 있고 한번 훼손되면 산은 다시는 본래대로 복구될 수 없기에 지자체에서 토석채취 허가를 내는 데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의 거룩한 산 어디에서도…"

 "나의 거룩한 산 어디에서도 사람들은 악하게도 패덕하게도 행동하지 않으리니 바다를 덮는 물처럼 땅이 주님을 앎으로 가득할 것이기 때문이다"(이사 11,9).

 주님을 앎으로 가득해야 할 땅이, 산이 급격한 도시화와 골프장 개발, 무분별한 토석채취 허가 등으로 무너지며 다양한 국내 생물종 또한 멸종 위기에 놓여 있다.

 특히 2007년 말 현재 299곳에 이르른 골프장은 산뿐 아니라 농지까지 잡아먹으며 환경을 황폐화하는 주범이 됐다. 이미 허가를 받아 공사를 하고



가톨릭평화신문  2010-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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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빗 11장 17절
그때에 토빗은 하느님께서 자기에게 자비를 베푸시어 눈을 뜨게 해 주셨다는 사실을 그들 앞에서 밝혔다. 이어서 자기 아들 토비야의 아내인 사라에게 다가가 그를 축복하며 말하였다. “얘야, 잘 왔다. 얘야, 너를 우리에게 인도하여 주신 너의 하느님께서 찬미받으시기를 빈다. 너의 아버지께서 복을 받으시고 내 아들 토비야도 복을 받고, 그리고 얘야, 너도 복을 받기를 빈다. 축복 속에 기뻐하며 네 집으로 어서 들어가거라. 얘야, 들어가거라.” 그날 니네베에 사는 유다인들도 모두 기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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