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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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사순시기] 창조물과의 화해③ ''바다''

떠오르는 조력 발전에 가라앉는 바다 생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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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님께서 큰 물 위에 계시네. 주님의 소리는 힘차고 주님의 소리는 장엄도 하여라"(시편 293-4).
2006년 3월 1일 동해시 해변에서 찍은 사진으로, 바닷가로 밀려드는 봄 기운을 만끽할 수 있다.
 

   수자원공사나 한국전력 발전 자회사들이 최근 강화도과 인천만, 가로림만 등에 대규모 조력발전소를 짓겠다고 나섰다. 어민들은 조력 발전이 생태계 파괴는 물론 삶의 터전을 빼앗을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하며 반대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사순시기에 따른 `창조물과의 화해` 세 번째 기획으로 `바다`를 만난다.


   #조력발전소 건설로 해양 생태계 파괴 우려

   경기도 시흥 시화공단과 안산 대부도를 잇는 12㎞ 시화방조제 한복판에 세계 최대 규모 수차구조물이 지어지고 있다. 하루 254㎿, 연간 5억5200만㎾h에 이르는 전기를 생산할 조력발전소다. 올 연말에 완공될 예정으로, 현재 세계 최대규모인 프랑스 랑스 조력발전소(하루 240㎿, 연간 5억4400만㎾h) 전력생산량을 뛰어 넘는 규모다. 시화호 조력발전소가 완공되면 시화호 해수 유통량이 늘어나 수질도 방조제 바깥바다와 같은 수준으로 개선될 뿐 아니라 새로운 갯벌이 생겨나 생태계에도 일정 부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현재 남동발전과 중부발전, 서부발전 등 한국전력 발전자회사들은 서산시에서 태안군에 이르는 가로림만 조력발전소(520만㎿), 교동-서검도와 서검도-석모도, 석모도-강화도 등 3개 방제제에 설치되는 강화조력발전소(840㎿), 인천 영종도와 강화도를 잇는 인천만 조력발전소(1320㎿) 등 대규모 조력발전소 건설을 앞다퉈 추진하고 있다. 세계 최대라는 시화호 조력발전소에 비교해 2배 내지 5배에 이르는 규모다.

 조력발전이 이처럼 붐을 이루게 된 것은 서해에 인천만(8.1m)과 아산만(6m), 가로림만(4.7m), 천수만(4.5m) 등 조력발전에 적합한 해역이 많고 2012년부터 정부가 발전 용량의 일정 비율을 신재생에너지로 채우도록 의무화한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 방안을 발표한 것과 관련이 깊다.

 그러나 조력발전이 긍정적 측면만 있는 건 아니다. 서해안 하구나 만을 방조제로 막고 조석간만의 차를 이용해 발전하는 조력발전소 건설이 이처럼 한꺼번에 추진되면서 생태계 파괴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지 주민들 간에는 어민을 비롯한 반대측과 지역 개발 차원에서 찬성측이 엇갈려 갈등이 조장되고 있기도 하다.

 조력발전은 대형 방조제를 세워 인위적으로 바닷물을 막는 방식이기에 장기간 물막이 공사와 해저 터닦기 공사로 해저 지형이 훼손되고 기존 갯벌이 잠겨 해양 생태계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홍수 피해 우려도 심각하다. 2008년 인천환경기술개발센터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강화조력발전소가 완공돼 밀물 때 홍수가 질 경우를 대비해 모의실험(시뮬레이션)을 해보니 한강 해수면이 68㎝나 상승돼 강화도 북서쪽은 물론 김포시, 멀리는 파주시까지 홍수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어족자원 문제도 심상치 않다. 강화조력발전소가 건설되면 강화도 북쪽 하점면에서 서쪽 길상면에 이르기까지 면허 어업은 모두 소멸되고 새우와 병어, 밴댕이 등 어장이 사라져 어민들 생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 시화호 조력발전소의 경우 오는 12월에 개통되더라도 현재 시화호 내에 쌓인 퇴적토가 모두 니켈과 구리, 아연, 납 등 중금속 오염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드러나 오염 퇴적토 처리와 악취 제거 문제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 1억4000만 년 태고 신비를 간직한 생태계의 보고 `창녕 우포늪`의 비경. 내륙습지인 창녕 우포늪은 한국형 생태관광 모델로도 꼽히고 있다.
2009년 11월에 촬영했다. [전대식 기자 jfaco@pbc.co.kr]
 

   #"누가 문을 닫아 바다를 가두었느냐?…"

 "누가 문을 닫아 바다를 가두었느냐? 그것이 모태에서 솟구쳐 나올 때, 내가 구름을 그 옷으로, 먹구름을 포대기로 삼을 때, 내가 그 위에다 경계를 긋고 빗장과 대문을 세우며 "여기까지는 와도 되지만 그 이상은 안 된다. 너의 도도한 파도는 여기에서 멈춰야 한다` 할 때에 말이다"(욥 38,8-11).

 바다를 가두려는 시도가 한꺼번에 나오게 된 것은 신재생에너지 가운데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분야가 조력발전이기 때문이다. 조력발전은 전력 생산시 이산화탄소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 에너지원이고, 조석간만의 차를 이용하기에 무한재생이 가능한 에너지원이라는 이점이 있다. 또 세계 10위 에너지 소비국으로 총 에너지의 97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도 최근 들어 온실가스 감축 압력에 직면하고 있어 새로운 저탄소 친환경에너지원 발굴과 개발이 시급해진 것도 그 이유다. 그래서 정부는 2030년까지 우리나라 신재생 에너지 보급목표를 전체 에너지의 11로 잡고 개발 가능한 조력 에너지가 650만㎾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조력발전에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환경단체들과 현지 어민들은 해양 생태계 파괴가 급격하게 진행된 시화호와 새만금 방조제 건설 사례를 들어 조력발전소 건설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특히 땅의 오염을 정화하는 자연정화시설과도 같고 다양한 생물종 보고이며 해상 생물종 및 자원의 보육장과도 같은 갯벌 파괴에 주목하고 있다.

 강화조력과 인천만 조력이 지어지면, 각각 서울 여의도 면적(8.5㎢)의 2.5배, 6.2배에 이르는 갯벌이 사라질 전망이다



가톨릭평화신문  2010-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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