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6일
기획특집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장애인의 날 특집] 서울대교구 첫 장애인주일학교 ‘파란마음’ 개교 15주년

“차별없는 이곳이 바로 천국이죠”, 본당 신자들 관심·사랑 든든한 원군, 피정·캠프·성지순례 등 다양한 활동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 서울대교구 첫 장애인주일학교 ‘파란마음’ 개교 15주년 기념미사에서 ‘고마워반’ 학생들이 율동을 선보이고 있다.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신앙인에게는 장애에 대한 편견을 깨고 장애인을 우리와 다른 사람이 아닌 하느님의 모상을 지닌 한 형제자매로 바라보고 보듬어야 할 사명이 있다. 장애인의 날을 맞아 서울대교구 첫 장애인주일학교로, 올해 개교 15주년을 맞은 서울 명일동본당 장애인주일학교 ‘파란마음’을 찾았다.

미사를 마친 마리아씨가 아들 바오로의 손을 꼭 잡고 성당 밖으로 나선다. 열아홉 아들은 발달장애 1급. 미사 내내 떠들던 아들 때문에 다른 엄마들에게 조금은 미안했지만 오히려 신부님은 ‘하느님을 찬미하는 소리’라고 너그럽게 웃는다. 아들과 함께 매일 미사에 오면서도 신자들 눈치 보며 유아방으로 쫓기듯 들어갔던 예전을 생각하면 지금은 너무 행복하다. 한 달에 한 번 아들이 장애를 가진 다른 친구들과 손잡고 제대에 올라가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 꿈만 같다. 이곳은 천국이다. 아들이 장애인 주일학교 ‘파란마음’에 다니면서부터 마리아씨는 미사 때마다 천국을 경험한다.

맑고 푸른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편견 때문에 신앙생활이 힘겨웠던 바오로씨, 그리고 자녀의 장애로 더 큰 고통을 감내하는 마리아씨 같은 학부모를 성모의 푸른 망토처럼 감싸 안으며 자리매김해 온 서울 명일동본당 장애인주일학교 ‘파란마음’이 개교 15주년을 맞았다.

15년 전. 서울대교구 첫 장애인 주일학교의 시작은 소박했다. 1995년 4월 장애를 가진 어린이 2명과 청년 20명, 그리고 교사 8명이 성당 가건물 교리실에서 첫 교리를 가졌다. ‘삶이 곧 신앙이오, 신앙이 우리 목표이다’라는 교육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차별과 편견은 극복하기 힘든 어려움이었다. 신자들조차 장애 학생들과 함께 미사 봉헌하는 것을 꺼렸다. 텅 빈 성당에서 미사를 드렸다. 첫 장애인주일학교다 보니 교리교안도 마땅치 않았다. 교사들이 직접 만들고 아이디어를 짜냈다.

15년이 흘렀다. 4월 11일 서울 명일동성당에서 파란마음의 개교 15주년을 기념하는 미사와 축하식이 열렸다. 200명 가까운 이들이 성당을 찾았다. 본당 사목자와 수도자, 사목위원뿐 아니라 파란마음을 거쳐 간 교사와 봉사자들, 장애학생과 학부모들이었다. 함께한 모두가 파란마음의 15년을 만들어 간 주역들이었다.

현재 파란마음은 본당 중·고등부 주일학교와 함께 9시 미사를 봉헌하고 미사 후 각 반별로 교리교육을 한다. ‘고마워’ ‘즐거워’ ‘행복해’ ‘사랑해’ 등 이름만으로도 흐뭇한 4개 학급에 학생은 41명. 학생들이 좋아하는 활동별로 학급을 편성해놓고 있다. 특히 성인들로 구성된 ‘고마워’반은 작년부터 교사 2명과 함께 전례부를 구성하고 자체적으로 복음나누기를 하고 있다. 주일학교 교사는 17명. 학생 어머니들을 회원으로 둔 민들레회도 구성돼 있다.

미사 참례와 교리교육 등 기본적인 활동 외에도 피정과 부활절 행사, 봄 소풍, 본당의 날 행사(통합교리), 여름캠프, 성지순례, 성탄절 행사 등 여느 주일학교 못지않은 행사들이 빼곡한 데는 무엇보다 본당 신자들의 깊은 관심과 지원이 있었기 때문. 개교 기념행사에는 본당 사목회장과 임원들이 대거 참여해 파란마음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표했다. 파란마음 또한 미사 중 교사들을 도와 캠프나 기타 행사에 도움을 준 김계남(미카엘라)씨 등 봉사자 5명을 명예교사로 위촉하고 임명장을 전하며 감사를 전했다.

본당 주임 조용국 신부는 “파란마음의 학생들을 바라보며 이들을 통해서 우리 본당 공동체가 하느님의 은총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41명의 학생들이지만 400명의 학생을 가진 주일학교를 운영하는 것과 똑같은 정성과 노력이 들어가는 일에 헌신하는 교사들과 봉사자, 본당 신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대교구에는 파란마음을 비롯해 15개 장애인주일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 파란마음 주일학교 15주년 기념 축하식에서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환하게 웃으며 건배를 하고 있다.
 

 
▲ 조용국 신부(명일동본당 주임)가 파란마음 주일학교를 위해 헌신한 봉사자들에게 명예교사 임명장을 전달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lsh@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0-04-18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7. 6

1티모 6장 11절
하느님의 사람이여, 그대는 이러한 것들을 피하십시오. 그 대신에 의로움과 신심과 믿음과 사랑과 인내와 온유를 추구하십시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