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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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ㆍ25 전쟁 발발 60주년 특집] 옥사덕 수용소 생존자 벨트비나 체사르 수녀를 만나다.

"연옥 같은 고통 마저도 주님 뜻에 감사"... 혹독한 수감생활과 강제노동, 추위, 배고픔도 주님의 뜻... 옥사덕수용소도 서로 사랑하며 하느님 찾은 축복의 공간... 한국 사람으로 살다 주님 품으로 가겠다는 독일 출신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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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벨트비나(왼쪽) 수녀가 수녀원 성당에서 기도서를 펼치고 있다.
하루 네 차례 있는 공동 전례기도나 개인 기도에 참 열심이다.
그 곁엔 이정자(크리스타) 수녀가 함께하고 있다.
 
   
   1949년 5월 14일. 그날은 토요일이었다. 포교 베네딕도수녀회 함흥분원에는 적막이 흘렀다. 분원장 벨트비나 체사르(Bertwina Caesar, 한국 이름 채인숙) 수녀를 비롯한 유럽 출신 수도자들은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

 이에 앞서 7일 제4대 원장인 겔트루드 링크 수녀가 "선교는 끝났다"고 수도가족들에게 침통한 표정으로 말했을 만큼 상황이 악화돼 있었고, 이어 10일 포교 베네딕도수녀회 원산수녀원(프리오랏, 수련소를 둔 원장좌 수녀원)이 공산당국에 의해 강제로 해산됐기 때문이었다.

 그날 밤 늦은 시각 함흥분원 현관 초인종이 울리고 정치보위부원들이 들이닥쳤다. 그때 벨트비나 수녀를 비롯해 4명이 원산 임시교화소로 피랍됐다.

 그로부터 80여 일간에 걸친 원산ㆍ함흥ㆍ평양인민교화소 수감과 장장 4년 5개월에 걸친 `옥사덕수용소`(자강도 전천군 별하면 쌍방리)에서의 수난이 이어진다. 당시 성 베네딕도회 덕원수도원과 포교 베네딕도수녀회 원산수녀원에서 체포 투옥돼 강제수용됐던 외국인 신부와 수사, 수녀는 모두 67명으로, 그 중 25명이 희생됐고 42명만이 살아남아 1954년 1월 12일 유럽으로 귀환한다. 피랍 초부터 1954년 1월 독일로 송환되기까지 전 수난 여정에 함께한 벨트비나 수녀는 생존자 42명 중 현재 유일하게 살아 있다. 6ㆍ25전쟁 발발 60주년을 맞아 벨트비나 수녀가 노후를 보내는 포교 베네딕도수녀회 대구수녀원으로 향했다.


 
▲ 보행보조기에 의지한 채 벨트비나 수녀가 해맑게 웃으며 포교 베네딕도수녀회 대구수녀원 성당에 들어서고 있다.
 

 
▲ 지난 2008년 수도서원 70주년을 기념한 벨트비나 수녀는 특별히 건강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지만 한 해 한 해 기력이 달린다며 "한국 사람으로 살다가 하느님 품으로 가고 싶다"고 바람을 전한다.
 
 
 
▲ 1954년 초 북한 옥사덕수용소에서 풀려난 포교 베네딕도회 수도자 17명이 독일로 돌아와 그해 1월 24일 다시 착복식을 한 뒤 미사를 봉헌하고나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벨트비나 수녀는 맨앞 오른쪽에 있다.
 
 
 
▲ 옥사덕수용소에서 인고의 나날을 보내야 했던 포교 베네딕도회 수녀들이 입던 옷과 장갑 등이다.
포교 베네딕도회 대구수녀원 1층 전시실에 소장돼 있다.


   수도원의 초여름은 화사했다. 우리 나이로 97살이라는 고령이 믿기지 않을 만큼 벨트비나 수녀 또한 화사한 미소에 정정했다. 아직도 날마다 새벽 4시 30분이면 기상, 하루 네 차례씩 이어지는 공동 전례기도(Opus Dei)는 물론 개인 기도(Lectio Divina)에도 열심이다. 짬이 날 때마다 호미를 들고 다니며 수도원 정원 잔디밭 풀을 뽑는다. 비록 은퇴했지만 `기도하며 일하며 읽어라(Ora, Labora et Lege)`는 베네딕도의 영성 전통은 여전히 그의 삶의 전부다. 이젠 수도생활과 기도에만 오롯이 전념한다.

 수녀원 접견실에서 만난 벨트비나 수녀와의 인터뷰는 시종 즐거웠다. 들려주는 에피소드마다 폭소가 터졌다. 워낙 고령이어서 기억이 또렷하지 못했고,



가톨릭평화신문  2010-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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