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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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주일] 나누며 사는 평신도-서울 대치2동본당 나눔회 권혁노 자문위원

이웃 위해 나누는 일은 참 행복으로 가는 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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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교구 가톨릭경제인회에 사회복지분과 도입, 서울 대치2동본당 빈첸시오회 설립, 서울 가톨릭사회복지시설 장애우 피정여행 행사 및 김장 나눔 캠페인 시작…
 
 서울 대치2동본당 나눔회 자문위원 권혁노(프란치스코, 64)씨가 최근 20여 년간 교회 안에서 벌여온 일을 나열하려니 200자 원고지 몇 장으로는 어림도 없을 것 같다.
 
 권씨는 본당에서 `일 벌이는 사람`으로 유명하다. 신자와 지인들을 꼬드겨(?) 같이 봉사활동에 나서기를 잘해 별명이 `몰이꾼`인 그가 벌이는 일은 어려운 이웃을 돕는 나눔활동이다.
 
 그는 현재 서울 가톨릭경제인회 자문위원을 비롯해 교구 사회복지회 및 본당 나눔회 자문위원 등 여러 직책을 겸하고 있다. 직책만 보더라도 생활 신조가 `나눔`임을 눈치챌 수 있다.
 
 석유화학제품 생산기업 대표인 그가 나눔활동에 푹 빠진 이유가 궁금했다. 그는 "나눔이 곧 진정한 삶이자 신앙인의 원동력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누는 일은 참 행복으로 가는 길입니다. 내가 가진 것은 원래 내 것이 아니에요. 잠시 내가 보관하고 있는 것을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는 것이죠. 가진 이들이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해 움켜쥔 손을 편다면 얼마나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창세 1,3) 세상이 되겠어요."
 
 그는 1984년 사업을 하다 당시 10억 가까운 돈을 부도 맞고 방황하던 시절이 있었다. 부도 때문에 자신도 돈을 갚지 못할 처지가 됐을 때 일일이 관련 업체를 찾아가 사정을 설명하자 업체 대표들은 "권 사장 같이 정직한 사람은 처음 본다"며 빚을 탕감해주기도 했다. 회사가 정상화되자 그는 자신의 회사를 몇 개로 나눠 후배를 사장으로 임명해 독립시키기도 했다. 자신의 회사까지 나눠준 것이다.
 
 그는 방황하던 시절 우연히 어느 성당에 들어가 십자가 밑에서 마음의 평화를 얻은 것을 계기로 세례를 받았다. 1988년부터 홀로 봉사활동에 재미를 붙인 그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어려운 이웃을 도왔다.
 
 하지만 혼자 하는 나눔과 봉사에는 한계가 있음을 깨닫고, 지인과 본당 신자들을 나눔활동에 끌어들였다. 본당 사회사목분과 위원장을 맡으면서 나눔을 체계화하고 더 많은 이들이 참여하도록 하기 위해 1997년 본당에 빈첸시오회를 설립, 초대회장을 맡았다. 2003년에는 서울 가톨릭경제인회 회원이 돼 사회복지분과를 만들어 기업인들이 어려운 이웃에게 지갑을 열도록 이끌었다.
 
 권씨는 지난 5년간 서울 가톨릭 사회복지회와 함께 산하 시설 장애우들과 제주도 여행을 함께했다. 덕분에 매년 50명이 넘는 이들이 난생처음 제주도 땅을 밟았다. 행사 비용은 대부분 자비로 충당했다. 요즘은 한 번에 100명이 넘는 장애우와 봉사자들을 데리고 한려수도 여행을 다니고 있다.
 
 "평생 해수욕장 한 번 가보지 못하는 장애우도 있어요. 몇 해 전 어느 장애우가 `비행기 타고 제주도 가보는 게 소원`이라길래 그 소원은 내가 들어주겠다고 약속했지요. 그게 매년 이어지다 보니 일이 커졌어요."
 
 권씨는 10여 년 전 서울역 주변 행려인들을 위한 무료급식소 `한마음 나눔의 공동체`를 세웠다. 헐벗고 굶주린 이들에게 따뜻한 밥 한 숟가락 먹여주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지금은 교구 사회복지회에 인계해 더 많은 이들이 행려인 복지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행려인을 돕기 시작하면서 나눔의 손은 점점 커졌다. 행려인 중 미혼모와 그 자녀가 처한 어려운 상황을 알게 되면서 복지시설을 소개하거나 자녀 입양을 돕기도 했다. 또 뇌수종증 환자 김헌열(바실리오)씨와 뇌졸중에 걸린 그의 아내를 장호원의 한 복지시설에 보내 모두 완쾌시킨 일을 잊을 수 없다.
 
 "옛말에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 선을 쌓는 집안은 반드시 경사가 있다)`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천주교 신자들이 먼저 착하게 살며 정성을 다해 사랑을 실천하면 교회도 한층 성장하고 풍요로워질 것입니다. 빌 게이츠나 록펠러 같은 나눔의 대가가 우리나라에서도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0-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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