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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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특집] ‘캄보디아에 성탄의 기쁨을’ - 포이펫 돈보스코센터 아이들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든데 교육은 뭣하러…”, 30년 전 독재체제 결과 가난·사회 양극화·부정부패 심각, 하루 평균 소득 3달러 이하·문맹률 70% 이상 ‘빈민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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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이펫 지역의 가난한 이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
사진은 포이펫 인근 지역에서 열악하게 살아가고 있는 한 가정집의 모습.
 

교회력으로 새해의 시작인 대림시기다. 대림은 2000여 년 전에 이미 오셨고 현재에도 함께하시며 미래에 다시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희망과 구원의 신비를 묵상하는 시기다.

예수 그리스도는 소외받는 이가 없는 세상을 바라시며 가장 가난한 모습으로 이 세상에 오셨다. 더욱이 공생활에서는 가난하고 소외받는 이들을 가엽게 여기시며 많은 기적을 베푸셨다. 그분께서는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지위고하를 떠나, 친교 안에서 모두가 하느님 백성으로 구원받길 간절히 바라셨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러한 바람은 2000여 년이 지난 현재에도 계속되고 있다. 그분께서는 늘 우리에게 말씀하고 계신다.

“너희가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주지 않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주지 않은 것이다.”(마태 25, 45)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헐벗고 굶주리고 병든 이들과 함께하시며 우리 신앙인들이 가난한 이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길 바라시고, 오늘도 간절히 기다리고 계신다.

2010년 대림시기를 맞아 세계 최빈곤국 중 하나인 캄보디아, 그 중에서도 가장 가난한 이들이 살고 있는 포이펫(Poipet)의 돈보스코센터(원장 강종명 신부·살레시오회)를 찾았다.

1. 가난 해방의 열쇠는 ‘교육’

10월 22일 오전, 캄보디아의 시엠립에서 2시간 동안 이동해 캄보디아와 태국의 국경인 포이펫에 도착했다. 최종 목적지인 돈보스코센터는 ‘캄보디아의 빈민촌’으로 불리는 포이펫에 위치하고 있다. 하루 평균 소득이 3달러에 채 미치지 못하고 문맹률 또한 70를 넘는 지역이다. 이곳에서 살레시오회 강종명 신부는 돈보스코 센터 원장으로 사목활동을 하고 있다. 강 신부는 “포이펫 지역의 아이들 대부분은 제대로 된 초등학교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운 좋게 교육을 받는다 해도 졸업하는 학생은 채 20도 안 된다”고 했다.

이곳 아이들이 제대로된 교육을 받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난’ 때문이다. 일용직으로 일하며 하루하루 버텨나가는 이 지역의 부모들에겐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것이 사치다.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든데 왜 교육을 시켜야 하는가”라는 반응이 나오기 일쑤다. 상황이 이러하니 아이들 또한 공부보다는 돈을 벌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초등학교에 다닐 수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강 신부는 “학교에 보낼 것을 권유하기 위해 가정방문을 하면 대뜸 돈을 얼마 줄 수 있냐고 묻는 분도 계신다”며 “부모들이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한다고 해도 형편이 어려워 가난이 대물림 되고 있다”고 했다. 포이펫의 이러한 모습은 캄보디아 가난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배우지 못한 대부분의 캄보디아인들은 가난할 수밖에 없고 자식들도 가난해질 수밖에 없다.

캄보디아의 ‘가난’은 이렇듯 사회구조적으로 양산된 문제라 할 수 있다. 캄보디아의 근현대사를 살펴보면 이 같은 사실을 엿볼 수 있다. 30여년 전, 캄보디아는 나라 전체가 ‘킬링필드’였다. 공산주의 이상향 건설의 광기에 빠졌던 크메르루즈(Khmer Rouge) 정권은 200만 명을 고문하고 학살했다. 크메르루즈 정권은 원시 공산주의를 찬양하고 모든 현대적 기계적인 문명을 불완전한 것으로 치부해 도시에 사는 사람들을 모두 끌어내 강제로 집단 수용소로 이주시켰다. 이들은 그곳에서 혹독한 강제 노동에 종사해야만 했다. 도시는 물론 공장 등의 기타 산업시설까지 모조리 문닫게 했으며 은행 계좌를 비롯한 일체의 사유재산은 모조리 빼앗았다. 또한 책을 비롯한 모든 지식의 산물은 불태워졌다. 당시 지식인들은 모조리 숙청됐고 조금이라도 거슬리는 사람도 살해됐다. 안경을 꼈다는 이유만으로 지식인으로 분류돼 죽였다고 하니 당시 대량학살이 얼마나 무자비하고 무차별했는지 짐작해 볼 수 있다.

이러한 독재의 결과가 현재 캄보디아의 가난과 양극화다. 독재는 대부분의 국민들을 가난으로 내몰았다. 부정부패와 이로 인해 양극화는 더 심해졌다. 많은 국민들은 가난하고 글도 읽지 못하는데 정부와 관료들의 부정부패는 계속되고 있는 현실이다. 캄보디아 부정부패의 검은돈이 한 해 6억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부정부패의 모습은 캄보디아의 얼굴인 공항 입국심사대에서부터 확인할 수 있다. 입국 심사대에서 발급하는 관광비자는 20달러의 비용이 들지만 20달러만 주면 비자 발급에 시간을 끈다. 21달러를 줘야 시간을 끌지 않고 발급받을 수 있다. 경찰들의 비리도 상상 이상이다. 캄보디아의 경찰들은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는 차를 세우고 돈을 받곤 한다. 캄보디아인들은 이제 이러한 일에 익숙해져 있다. 항의는 생각조차 할 수 없다. 아무도 모르게 없어지거나 살해당하는 일이 지금까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독재와 부정부패가 만연해 있으니 대부분의 캄보디아인들이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가난한 캄보디아인들은 교육의 기회조차 박탈당한 채 하루하루 먹고 살기 버겁다.

이러한 독재와 부정부패의 가장 큰 피해자는 한창 꿈을 키워나가야 할 아이들이다. 독재와 부정부패로 인해 양산된 ‘가난’은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통째로 빼앗아가 버렸다. 초등학교 과정은 의무지만 정작 정규 수업시간에는 가난한 아이들이 공부를 할 수 없다. 적은 월급을 받는 선생님들은 따로 돈을 더 벌 수 있는 보충수업에서 공부를 가르치기 때문이다. 가난한 아이들이 공부를 하려면 따로 돈을 내고 보충수업을 들어야 한다. 하지만 이들은 매 끼니를 걱정하고 굶는 가난한 아이들이다. 이들이 공립초등학교를 졸업한다 해도 읽고 쓸 줄 아는 것이 드문 이유다.

캄보디아의 가난,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서 가장 시급한 것은 아이들의 교육 문제다. 가난한 아이들이 교육을 받고 의식이 성장해야 미래의 캄보디아 사회가 조금씩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종명 신부가 사목하고 있는 포이펫 돈보스코센터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갖고 캄보디아 아이들의 교육에 힘쓰고 있다. 이곳에서는 다른 포이펫의 공립초등학교와는 달리 초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모국어를 읽고 쓸 줄 안다. 그리고 구체적인 꿈도 갖고 있다. 돈보스코센터의 초등학교 6학년 소이 마오(15)양은 “가난한 아이들과 함께하는 학교 선생님이 꿈”이라며 “가난 때문에 중학교에 진학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공부를 계속해 꿈을 꼭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강종명 신부는 “가난으로 교육, 의료, 문화 등에 소외된 이곳 사람들이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교육이 필수지만, 더 많은



가톨릭신문  2010-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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