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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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특집] 빛을 기다리는 사람들 (2) 다문화가정 김인곤·김웬아씨 부부

“반짝이는 트리처럼 앞날도 환히 빛나길”, 어려운 다문화가정 현실속에서도 신앙생활 함께하며 성가정 이뤄내, ‘공존·화합’하는 사회 되길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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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며 김인곤씨 가족이 크리스마스트리를 장식하고 있다.
 

다문화가정은 일반적으로 결혼이민자와 한국인 배우자, 그리고 부부 사이에서 난 자녀들로 구성된 가정을 일컫는다. 부푼 꿈을 안고 한국을 찾았고 남편을 만나 아이까지 낳았지만, 실제 이들이 사는 현실은 녹록지 않다.

완전하지 못한 의사소통, 양육비와 교육비 문제, 양육방식을 둘러싼 갈등. 수많은 어려움이 산재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희망을 놓지 않는다. 화목한 가정을 이루려는 열망 또한 강하다.

특별히 다문화가정 중에서도 흔치 않게 성가정을 이루고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는 이들이 있다. 간절한 소망을 기도로 피워 올리는 김인곤-김웬아 부부의 다문화가정을 찾았다.



“여보, 오늘 성당에 가는 날이야.”

“응, 아이들 준비는 내가 시킬 테니 당신도 어서 준비해.”

결혼 5년차인 김인곤(모세)·김웬아(로웨나)씨 부부는 아직도 서로를 바라만봐도 입이 귀에 걸릴 만큼 웃음이 나는 신혼 시기를 보내고 있다.

4살된 첫째 종현(펠릭스)이와 연년생인 둘째 종범(니콜라오)이도 오늘이 성당 가는 날인 걸 아는지 신이 나서 발을 동동 구른다.

이들의 집은 경남 김해에서도 조금 떨어진 진영에 위치해 있지만 김해시내에 위치한 임호성당까지 가벼운 발걸음을 옮긴다. 임호성당에서는 김해이주민지원센터가 지원하는 영어미사가 봉헌되기 때문이다.

로웨나 프란치스코 폴로헤몬. 필리핀에서 건너와 지난 2006년 5월 21일 김인곤씨와 결혼한 김웬아씨의 예전 이름이다. 그리고 올해 2월 한국 이름을 얻었다.

한국에 도착해 결혼을 했지만 외로움이 많았던 그녀가 처음 찾은 곳은 성당이었다. 또 고국의 친구들을 만나고 신앙을 이어가고자 한 웬아씨를 지원하고 응원해준 건 다름 아닌 남편 인곤씨다.

“저는 첫째 종현이가 갓난아기 때부터 봐왔는데요, 아내가 미사와 모임에 참석할 수 있도록 바래다주고, 또 아이들을 돌보며 끝날 때까지 기다려주는 모습에 정말로 감동했어요.”

센터 봉사자 최유리(소화데레사)씨의 증언이다. 그리고 무교였던 남편 김인곤씨도 화목한 가정을 위해,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교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아내가 믿는 종교가 어떤지 궁금했어요. 그리고 신앙을 갖게 된다면 가족이 함께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직장에서 멀리 떨어진 성당까지 교리를 빠지지 않고 열심히 다니는 김인곤씨의 모습을 보고 봉사자들 역시 대견하고 감사한 마음이었다고 전한다.

웬아씨는 “힘든 직장생활에도 성당에 함께 다니자고 조르는 저의 청을 들어준 남편에게 항상 감사한다”면서 “특히 세례를 받았다는 소식에 필리핀의 어머니가 제일 좋아하셨다”고 설명한다.

“여보, 우리 미사도 마쳤는데 성모당에서 기도하고 갈까?”

부부가 성모상 앞에서 마음을 모았다. 종현이와 종범이도 엄마 아빠를 따라 고사리 같은 손을 모았다. 나중에 물어보니 가정을 위해 기도를 바쳤다고 한다.

이들을 좇아 다시금 집을 찾았다. 오늘은 대림 첫 주를 맞아서 온가족이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드는 날. 반짝거리는 트리 앞에서 가족 모두가 함박웃음을 짓는다.

“작년에는 필리핀 친구들을 모두 초대해 파티를 열었어요. 올해는 다른 친구 집에서 파티를 갖기로 했는데 너무 기대돼요.” 성탄을 기다리는 웬아씨의 표정이 벌써부터 들떠 있다.

아기 예수님을 기다리며 소망하는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남편이 먼저 끼어든다. “가족들이 늘 건강한 것 외에는 바라는 것이 없습니다. 특히 필리핀에 계신 아이들 외할머니가 위독하신데, 어서 쾌차하시길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아이들이 살아갈 대한민국을 믿습니다. 직장의 동료들은 아이들이 문화적 이질감을 겪지 않겠냐고, 왕따 당하지 않겠냐고 걱정하지만 우리의 문화와 환경이 성숙하고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손 꼽아 기다리는 김인곤씨의 가정은 앞으로 어려움이 있다 하더라도 서로를 믿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겨낼 것이다. 그리고 오늘 이 가정에 희망을 밝히는 또 하나의 대림초가 불을 밝혔다.


 
▲ 일주일에 한 번, 미사를 함께 봉헌하는 주일은 이들 가족이 제일 기다려지는 날이다.
 

 
▲ 미사를 마치고 성모당에서 엄마, 아빠, 종현이, 종범이가 두 손을 모았다.
 


가톨릭신문  2010-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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