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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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특집] 빛을 기다리는 사람들 (4·끝) 광주 운남동본당 김재옥씨 가정

“하느님 사랑 세상에 전하는 독수리 오형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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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의 시작과 끝을 미사와 기도로 함께하는 김재옥씨 가족.
기자가 방문한 11일에도 저녁 6시가 되자 가족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앉아 삼종기도를 바쳤다.
해맑던 막내도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기도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최근 가장 많이 대두되었던 말이 저출산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다. 높은 양육?교육비의 부담 등으로 많은 자녀를 낳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의 죄를 구원하기 위해 빛으로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며 하느님의 사랑을 나누는 성가정이 있다. 하느님 창조사업의 뜻에 따라 아들 5명과 하느님의 향기를 풍기며 화목하게 사는 김재옥(바오로·52)씨 가족을 만났다.


 
▲ 어머니 임재희씨의 저녁식사 준비를 셋째아들 정수군이 도와주고 있다.
아들들이 크면서 어머니의 일을 도와줘 집안일이 한결 수월해졌다고.
 
“요한 보스코! 자~ 일어나야지~ 일어나서 새벽미사 가자꾸나.”

광주 운남동 ‘독수리 오형제’ 엄마 임재희(요안나·48·광주 운남동본당)씨는 매주 월요일?목요일 새벽 아이들을 깨우기에 여념이 없다.

오래전부터 온가족이 새벽미사를 봉헌하러 가기위해 이른 새벽부터 일어났다.

지난달 대학수학능력 시험을 치른 둘째 성수(베드로·19)와 유난히 수줍음이 많은 셋째 정수(안토니오·17), 신부님이 꿈인 넷째 민수(이냐시오?15), 그리고 독수리오형제의 분위기 메이커 오형제의 막내 기수(요한보스코·11)군은 어머니와 함께 컴컴한 새벽길을 나섰다.

“어머니께서 새벽미사 가자고 깨우실때는 정말 피곤하고 귀찮아서 가기 싫어요. 그런데 온가족이 함께 아침을 새벽미사로 시작하는게 너무 좋아요.”

초등학생인 막내 요한 보스코는 늦잠 자고 싶다며 투정할 법도 하지만 형들과 온가족이 함께 새벽미사를 봉헌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한다.

어머니 임재희씨는 아이들에게 부모로서 물려줄 수 있는 것이 ‘신앙’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아이들이 지칠 만큼(?) 성당에 데리고 다니며 매일 묵주기도와 일상기도를 시켰다.

한번은 임씨가 아이들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지어주고 있는 것 같아 혼자서 갈 것을 다짐했지만, 알람을 맞춰놓고서도 일어나지를 못해 미사에 참례하기가 힘들었다.

그 일이 있고서 임재희씨는 “주님께서 아이들하고 함께 오라고 두 번의 새벽미사에 깨워주지 않으셨다는 것”을 깨닫고 아이들 모두를 데리고 함께하게 됐다고 전한다.

매일을 가족이 함께 미사와 기도로 시작한 아이들은 어릴적부터 공부와 기도를 열심히 하며 자녀 5명 모두가 성직자의 꿈을 꾸기도 했다. 지금은 넷째 이냐시오와 막내 요한 보스코가 ‘사제’를 꿈꾸고 있다.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더불어 부르심을 듣기 위해 기도하고 귀를 귀울이는 오형제의 모습을 볼 때 이 가정이 아이들에게 준 신앙이 얼마나 큰 선물인가를 느끼게 해준다.

임재희씨는 “하느님께서 도구로 쓰시겠다고 불러주신다면 5명 모두를 데려가겠다 하셔도 아버지께 맡긴다는 생각에 이상하게도 섭섭하거나 아쉬운 마음이 생기지 않더라”며 “혼탁한 세상에서 하느님을 떠나지 않고 살아가길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아이들은 학업 때문에 주일미사 빠지는 것을 이해하지 못할만큼 모두가 부모의 신앙심을 닮았다.

김재옥씨 자녀는 올해 초 군입대를 한 첫째 아들 홍철(사도요한·23)씨를 포함해 아들만 5명이 있는 가정이다. 의도적으로 아들만 원하지도 않았고,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서도 하느님께서 주시는 대로 받기로 하고 아이들을 낳았다.

많은 아이들을 키우면서 기쁨과 아픔이 교차했다. 힘든 상황에서 아이들을 키웠지만 서로가 서로를 이끌어주고 보듬어주는 다섯 형제가 있기에 지금은 너무 보람된다고 말한다.

김재옥씨는 “좀 더 경제적 여유가 있었다면 아이들에게 더 많은 것을 해주고 싶었지만,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서 많은 아이들을 키우기가 쉽지는 않다”며,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으로 힘이 들 때도 많았지만, 그때마다 하느님께 기도드리고 아이들을 보며 힘을 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재옥씨는 본당에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자녀들을 보면 가장 기쁘고 뿌듯하다고 한다. 주일학교 활동, 복사단, 예비신학생모임 등 서로의 역할에 책임을 다하는 아이들이 있기에 힘들어도 이겨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김재옥씨는 대림시기를 통해 이제는 아이들이 스스로 움직여 미사에 참례하고 기도할 수 있기를 바라며 더 나아가 험난한 삶을 살아가면서 신앙을 버리지 않고 꿋꿋이 이어가길 기원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빛으로 오실 예수님처럼 우리 가족의 기도가 작은 불빛이 되어 슬퍼하고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전해지길 소망합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우리들은 평소에 말로만 전하던 사랑을, 이제 작은 실천으로 행하며 함께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0-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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