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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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특집] 이번 성탄에는 당신의 ‘재능’을 선물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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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생 이상원(프란치스코)씨는 성탄을 맞아 친구들과 함께 한 사회복지 시설을 방문했다. ‘재능’을 나누기 위해서다. 그동안 갈고 닦았던 악기 연주 실력을 어르신들 앞에 풀어놓았다. 아직은 대학생이기 때문에 금전적인 기부는 못하더라도 자신이 가진 작은 재능만으로 이웃에게 큰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이 씨는 뿌듯했다.

# 음식솜씨가 좋은 전업주부 남경아(세레나)씨는 올 연말 가족이 아닌 보육원 아이들을 위해 요리를 했다. 매일 반복해온 일이지만 보육원 아이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상상하니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느낌도 나쁘지 않다. 남 씨는 또 보육원을 방문해 재능을 기부할 생각이다.



최근 특별한 선물을 나누는 일이 많아졌다. 돈이 들지 않고 형태도 없다. 하지만 그 어떤 비싼 선물보다 의미 있고,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가 만족스럽다. 바로 기부를 통해 이웃과 나누는 ‘재능’이라는 선물이다.

올 들어 자신의 재능을 내놓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사회를 뜨겁게 달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비리 때문에 예년에 비해 기부금은 ‘뚝’ 떨어졌지만, 오히려 재능을 나누려는 사람들은 증가했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수혜자와 함께하기에 기쁨은 두 배가 된다.

재능기부 어렵지 않아요

재능기부는 미국에서 시작된 ‘프로보노’(Pro Bono)라는 말에서 유래됐다. 프로보노는 미국 변호사들이 사회적 약자를 위해 제공하는 법률서비스를 뜻한다. 이제는 법률뿐 아니라 의료, 교육, 경영, 전문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행하는 봉사활동을 통칭한다.

국내에서도 프로보노 활동이 확산되고 있다.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는 5년 전부터 과학강연 기부를 해오고 있으며, 스포츠스타 양준혁과 방송인 김제동, 소설가 공지영씨 등도 직접 학생들을 만나 지도하면서 재능을 기부할 계획이다.

기부 활동은 오프라인에 국한되지 않는다. 네이버는 유명인사가 기부를 목적으로 블로그에 자신의 재능을 콘텐츠화하면 이에 공감하는 사용자가 해피빈 콩을 기부할 수 있는 ‘재능기부’를 지난 7월부터 시작했다. 이 운동에 참여한 소설가 김영하씨는 방문자들이 기부한 콩과 저자 인세를 유엔난민기구에 전액 기부했다.

이런 사례들만 보면 재능기부는 마치 유명 인사나 전문가만의 몫처럼 여겨지지만 일반인들도 쉽게 동참할 수 있다. 스스로가 재능이라고 생각하지 않더라도 수혜자에게 큰 기쁨이 된다면 그것이 바로 ‘기부’라 할 수 있다.

또한 참여할 수 있는 분야도 다양해지고 있다. 국내 자원봉사는 사회복지 분야에 국한돼 있는 경향이 있지만 재능기부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그 범위가 다양해졌다. 교육, 문화예술, 스포츠, 요리, 이미용, 집수리, 차량이동, 상담 등 자신에게 맞는 활동을 찾아 참여할 수 있다.

재능기부, 나눔의 시작

미국은 기부와 봉사의 나라다. 일상생활 속에서도 이웃과의 나눔은 너무나 자연스럽다. 덕분에 경기불황 중에도 금전기부와 재능기부가 끊이지 않는다. 이런 문화가 바탕이 돼 있기 때문에 ‘프로보노’ 활동도 가능했다. 또 눈에 띄는 것은 참여자의 연령이다. 20~30대의 젊은 층부터 80~90대 노년층까지 다양하다. 세대를 불문하고 나눔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의 재능기부 확산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기부는 그동안 금전적으로 풍요로운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됐다. 하지만 기부문화가 다양해지면서, 의미도 넓어졌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작은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성당에 처음 온 예비신자에게 베푼 친절도 이제는 ‘기부’가 된다. 기부가 한층 쉬워진 것이다.

봉사자와 수혜자가 모두 만족한다는 점도 재능기부의 매력이다. 일방적인 금전기부와는 달리 봉사자와 수혜자가 함께 호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재능을 생계수단으로만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삶의 의미를 일깨워 주고, 다른 사람을 도와주면서 경력도 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철저한 교육, 지속적인 참여

기부의 장벽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꼭 알아둬야 할 점이 있다. 철저한 교육과 지속적인 참여다. 최근 재능기부에 관련된 프로그램이 다채롭게 마련되고 있지만 일회성 이벤트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벤트를 통해 ‘재능기부’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는 동시에 봉사자들이 꾸준히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해야한다고 말한다.

서울카리타스자원봉사센터(02-727-2245)에서는 매월 둘째 주, 넷째 주 토요일 자원봉사자 기본교육을 진행한다. 이와 함께 봉사자 재교육도 개설해 현장에서 필요한 소양교육과 어려움을 풀어나가는 교육을 펼치고 있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서울카리타스자원봉사센터 윤석인(크리스티나) 소장은 “재능을 기부하거나 봉사를 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교육을 받아야 한다”며 “교육 없이 행해진 봉사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마태 25,40)라고 말씀하셨다. 조금만 눈을 돌리면 당신의 작은 재능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에게 베푸는 작은 ‘재능’이 곧 예수님께 베푸는 것임을 상기하고, 올 성탄과 연말에는 이웃들에게 재능을 선물하는 것은 어떨까?



■ 서울 카리타스 자원봉사센터 윤석인 소장

“기부문화 정착, 가정에서 시작하세요”


 
▲ 윤석인 소장
“재능 기부란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눈을 크게 뜨고 주변 이웃의 어려움을 보십시오. 그리고 그 어려움이 해결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그것이 바로 재능기부의 시작입니다.”



가톨릭신문  2010-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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