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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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특집-사랑의 편지] 대녀가 대모님께

"대모님 도움으로 신앙 이어갈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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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크리스티나 대모님, 그간 평안하셨는지요? 성당에서 뵌 지 꽤 오래된 듯해 건강은 어떠신지 궁금하고, 그간 대모님께 소원했던 저를 반성하며 성탄을 맞아 안부를 전해요.

 문득 7년 전 우연히 함께 간 성지에서 찍은 사진이 생각나 꺼내 보니, 아련한 그리움이 몰려와 오늘은 왠지 대모님이 더 보고 싶어지네요. 두 아이와 함께 성당에 첫 발을 내딛고 몇 번 슬럼프를 겪는 동안 신앙의 끈을 놓지 않도록 기도로 이끌어 주시던 대모님, 신앙적으로 성숙돼 가는지 세심하게 지켜봐주시고 저를 사랑으로 격려해 주시던 대모님, 저를 친딸 같이 여겨 다른 교우들을 볼 때마다 "우리 대녀에요. 우리 대녀…" 하시며 자랑스레 소개해 주실 때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을 주시던 대모님이셨지요.

 늘 어디선가 지켜봐 주실 대모님을 느끼며 꿋꿋하게 신앙을 지켜 나갈 수 있었어요. 천 마디 말보다는 마주칠 때마다 따스한 눈길과 함께 손을 잡아 주시던 훈훈함이 저에겐 더 큰 위로가 됐거든요.

 홀로 두 딸을 키우는 저를 십수 년이 넘도록 지켜보시는 친정 어머니 같은 대모님 마음을 순간순간 읽을 수 있었기에 더 열심히 살 수 있었어요. 어느새 두 아이는 입시를 준비하고 있고, 제 눈가와 귀밑머리도 세월을 가늠케 할 흔적이 역력해요. 그래서 주님 은총 안에서 더 분주히 일하고 봉사와 기도로 저를 가꾸고 있어요.

 성탄과 연말은 누구에게나 의미있는 시간이지만 올해는 저에게도 특별한 시간이 될 것 같아요.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만남을 미뤄왔던 분들과도 사랑을 나누려고요. 특히 달콤하고 맛있는 과자와 따뜻한 차로 대모님과 살아온 얘기를 하며 평범한 일상을 찾으려고요. 또 내년엔 성지도 함께 가고, 벚꽃놀이도 가고, 낙엽 떨어진 거리도 걸어보고, 밥도 먹고, 영화도 보고요. 그러니까 대모님, 무병무탈하셔야 해요. 오래오래 건강하셔야 해요. 주님 안에서 늘 행복하고 기쁜 삶을 누리시길 간절한 소망 담아 기도드릴테니까요.

 대모님 이제 제 걱정 그만 하세요. 잘 살게요. 대모님, 사랑합니다.

   선화자(데오필라, 서울대교구 목5동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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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0-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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