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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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시대 새 복음화로 빛과 소금 역할에 충실해야

2011년 새해 대담-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에게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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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말 발생한 연평도 포격 사건은 한반도에 긴장과 불안이라는 검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남북 갈등은 물론 첨예하게 대립된 지역ㆍ계층ㆍ이념 간 갈등 또한 사그라지지 않고 해를 넘긴 올해도 계속될 것 같아 우리를 우울하게 만든다.
 한국교회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신자 500만 명을 돌파할 만큼 크게 성장했지만 미사에 참례하는 신자는 줄어들고 냉담교우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 또한 현실이다. 교회가 사회에서 빛과 소금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선뜻 그렇다고 대답하기도 어렵다. 신묘년 새해를 시작하면서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을 만나 난관에 봉착한 한국 사회와 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들었다.
 평화방송TV는 새해 대담을 △1월 1일 오후 3시 △2일 오전 10시 △3일 오전 11시에 방송한다. 평화방송 라디오(FM 105.3 Mhz)는 1일 오전 8시 `2011년 신묘년 새해, 정진석 추기경에게 듣는다`는 제목으로 방송한다.

대담=평화방송ㆍ평화신문 이윤자 신문이사

▲지난해 주교수품 40주년을 맞으셨고, 올해는 사제수품 50주년 금경축을 맞이하십니다. 반백년을 사제로, 40년을 주교로 살아오신 감회를 듣고 싶습니다.

  "50년 전 제가 사제품을 받을 당시만 해도 가톨릭신자 비율은 1를 넘지 못했고, 사제도 전국적으로 300여 명에 불과했습니다. 새 신부 때는 내가 10년만 사제로 살아도 대단하겠다 싶었습니다. 어떻게 하다 보니 금경축을 맞게 됐습니다. 모든 것이 하느님 은총일 따름입니다. 어려운 고비도 많았지만 하느님은 고비 때마다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은혜를 베푸셔서 큰 어려움 없이 지내도록 해주셨습니다.

 사제품을 받고 10년이 채 안 된 시점에 주교가 됐습니다. 주교가 될 자격이 있었다기보다 당시 한국교회 상황이 그랬습니다. 30년 가까이 청주교구장을 지내다가 서울대교구장에 임명됐습니다. 전임 교구장이신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워낙 큰 인물이다보니 후임자로서 처신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하느님이 보살펴주시고 여러분이 적극 협조해주신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교구장직을 수행해왔습니다.

 서울대교구 복음화율은 13가 넘습니다. 굉장한 거죠. 신자 100만 명이 넘는 교구는 흔치 않습니다. 대교구라는 이름에 걸맞은 교세와 신자들 열성으로 아시아를 대표하는 교구로 성장했습니다. 교구는 신자들 협조로 해마다 평균 10개 본당을 신설했습니다. 성당 하나를 짓는 데 100억여 원이라는 큰돈이 들어갑니다. 지난 10년 간 100여 개를 신설했으니, 이 얼마나 큰 은총입니까. 신자들에게 무슨 말로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50년 전 은경축도 아주 드물었던 시대에 사제품을 받아 꿈도 꾸지 못했던 금경축을 맞게 되니 감개무량합니다. 하느님과 저를 보살펴준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한국교회는 50년 전 추기경님이 사제품을 받으실 때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크게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외형적 성장만큼 내적 성장이 따르지 못한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런 뜻에서 서울대교구 올해 사목지표 `새로운 시대, 새로운 복음화`의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옵니다. 이렇게 정하신 뜻은 무엇입니까?

  "한국교회는 지난 50년간 외형적 교세면에서 세상이 놀랄 정도로 비약적 성장을 이뤘습니다.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방한 당시 목표가 신자 200만 명 돌파였습니다. 교황님의 방문은 교세 신장에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지금은 신자 5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아시아에서 인구 대비 신자 비율이 10를 넘는 나라는 필리핀과 우리나라뿐입니다. 아시아 평균은 2 정도입니다.

 외형적 성장에 걸맞게 내실 있는 신앙생활을 하자는 것이 `새로운 시대, 새로운 복음화` 취지입니다. `새로운 복음화`는 고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 처음 쓰신 말입니다. 2000년 역사를 지닌 유럽교회가 새롭게 복음화될 필요가 있다는 뜻에서입니다. 이는 내적 신앙의 질적 향상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요즘 성경공부를 열심히 하는 신자들이 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평신도가 이처럼 열심히 공부하는 나라도 없을 것입니다. 성경을 읽는 것도 쉽지 않은데, 필사까지 한다고 하니 놀랍기만 합니다. 하느님 축복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 평신도 단체에 가입해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는 신자들도 많습니다. 성경공부나 봉사활동이 활발한 것은 신앙이 성숙해지고 있음을 드러내는 징표입니다. 신자들이 내적 신앙의 깊이를 더해 사회에서 빛과 소금 역할에 더 충실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새 복음화의 목표입니다."


 ▲한국교회는 한국사회 생명수호 운동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교회의 오랜 노력에도 사실상 낙태를 허용하는 `모자보건법`은 여전히 건재합니다. 오히려 낙태 허용 범위를 넓히자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안락사 허용 논란 등 생명을 위협하는 `죽음의 문화`가 더욱 만연해지고 있습니다. 교회 생명운동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주십시오.

 "생명은 창조주 하느님께서 주신 가장 큰 은총입니다. 인간에게 생명은 가장 소중한 가치입니다. 안타깝게도 생명존중에 대한 우리 국민 의식은 세계 평균에 미달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낮습니다. 저출산 문제도 심각할 뿐 아니라 자살 문제도 심각합니다. 우리나라가 지난 50년간 경제적으로는 큰 발전을 이뤄 선진국 문턱에 다다랐지만 윤리도덕적으로는 비관스러운 수준입니다.

 먼저 가정이 건강해야 합니다. 그래야 생명을 존중하는 문화가 싹틀 수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 낙태를 하는지 생각해봅시다. 미혼모거나 자녀 교육비 문제 등으로 여러 자녀를 기르기 힘든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우리나라가 낙태만 안 해도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는 이도 있습니다.

 낙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미혼모가 안심하고 출산할 수 있는 사회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미혼모 보호시설을 늘려야 하고, 미혼모가 학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물론 청소년들은 임신을 하지 않도록 윤리도덕적으로 책임감 있는 행동을 해야 합니다.

 기혼자들이 낙태하는 것은 한 자녀만 키우기에도 경제적으로 벅차기 때문입니다. 이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어린 자녀가 있더라도 직장생활이 가능하도록 유아시설을 확충해야 합니다. 자녀가 여럿일 경우 학자금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이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 자살률이 선진국 중에서 가장 높습니다. 경제적으로 아무리 성장했다고 한들 자살하는 사람이 많은 나라는 행복한 나라가 아닙니다. 노인 문제도 심각합니다.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노인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들이 삶에 의욕을 갖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인격적으로 존중받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세상을 떠날 수 있도록 하는 법률적ㆍ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합니다."


 ▲6ㆍ25전쟁 이후 남북관계가 최악의 국면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천안함 사건에 이어 연평도 포격 사태 이후 서해 5도는 물론 전방에서는 전운이 감돌고 있고, 국민들은 전면전으로 확대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교회는 그동안 이 땅의 진정한 평화를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이 있겠습니까?

 "평화가 필요합니다. 같은 민족인데 마땅히 평화롭게 살아야지요.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과 관련해서는 북한 주민과 정권을 구분해야 합니다. 북한 주민은 우리가 보살펴야 할 동족입니다. 그러나 북한 정권에 대해서는 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굶주리고 외부 소식을 듣지 못하는 것은 진리에서 차단된 것입니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북한에는 종교의 자유가 없다는 점입니다. 1945년 해방 당시 남북을 합한 신자는 15만여 명이었습니다. 북한에 거주하는 신자는 5만5000명 정도였습니다. 1949년 5월 북한에서 신부님 수녀님들이 한꺼번에 사라졌습니다



가톨릭평화신문  2011-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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