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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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원조주일 특집] 기후변화, 가난한 나라의 ‘생존’ 더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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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곳곳이 한파와 폭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는 이상 기후 현상들과 그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 상황을 배경으로 이번 해외원조주일 담화의 주제도 기후변화로 인한 가난한 이들의 고통과 신앙인의 자세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안명옥 주교는 해외원조주일 담화에서 “인간은 하느님께서 맡기신 사명을 외면하고 자신의 탐욕을 채우는 수단으로 자연을 무분별하게 착취하고 수탈해왔으며, 그 결과 자연은 그 본래의 균형을 상실하여 기후변화를 일으키고 빈번한 대형 재해를 일으켜 인간에게 죽음과 고통과 기아를 가중시키고 있다”며 “기후변화는 전 지구적으로 인류 모두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치며, 기후변화에 수반되는 사회경제적 비용은 특히 가난한 이들에게는 매우 견디기 어려운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해외원조주일을 맞아 기후변화, 기후변화가 가난한 이들에게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알아본다. 또한 신앙인들이 기후변화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인식해야 하고 동참해나가야 하는지도 모색해본다.



기후변화의 영향

현재 전세계는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아프리카 동부의 케냐에서는 최근 몇 년 동안 3~5월 우기가 예전보다 이른 시기에 끝나 부족한 강수량으로 인해 가뭄이 심해지고 있다. 아프리카의 북동부에 위치한 에리트레아의 경우 2004년 적은 강수량으로 식수 부족 사태가 발생했고 남부 아프리카의 경우 잦은 가뭄으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

약 20억 명 가까운 인구가 건조 및 반건조 지역의 취약한 생태계에 의지한 채 살아가고 있으며 갈수록 물 부족으로 인한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오세아니아 카리타스는 기후변화로 인해 남태평양 해수면이 상승해 사람들이 살아갈 터전을 잃고 있다고 보고했으며, 인도와 페루 카리타스는 히말라야와 안데스의 빙하들이 사라지면서 소중한 물자원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난의 횟수도 20년 전 평균 약 200건에서 최근에는 400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고, 발생한 재난 10건 중 7건이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다.

기후변화는 인구 이동과 정착에도 영향을 미치며, 나아가 분쟁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사이클론이나 쓰나미, 홍수 등의 영향을 받는 지역의 사람들은 내륙으로 대피하기 마련이고 국경을 넘는 이주현상도 발생한다.

새로운 이주민의 유입은 본래 지역 사회의 민족구성의 변화뿐만 아니라 자원과 서비스에 대한 경쟁을 증대시킴으로써 폭력으로 인한 긴장상태를 야기한다.

빈곤자를 더 빈곤하게

이같이 기후변화로 인해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지만 그중 가장 심각한 문제는 기후변화가 가난한 이들에게 잔인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후변화가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기후변화에 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개발도상국, 특히 저개발 국가의 가난한 이들이 높을 수밖에 없다. 가난한 이들에게 항상 제일 먼저, 그리고 가장 심각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기후변화다.

가난한 사람들은 열악한 주거 상황과 인구 밀집도로 인해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그나마 갖고 있던 것들을 다 잃어버리게 된다. 그리고 재해 발생 이후에 가난한 이들은 다시 일상생활로 복귀하는데 필요한 자원과 수단을 갖고 있지 못해 더욱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다.

실제 아이티 대지진의 경우, 지진 발생 1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100만 명 이상이 안정적인 주거지를 확보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8월 1600명 사망자와 2000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생긴 파키스탄 대홍수의 경우에도 여전히 많은 이들이 당시 피해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욱이 세계화 과정에서 불공정 국제무역 규정으로 궁지에 몰려 있는 가난한 사람들은 외채 부담의 악화로 집중적이고 무절제한 환경착취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이 같은 재해 재난의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

교회의 가르침과 신앙인의 자세

보편교회는 기후변화에 대해 구체적으로 가르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기후변화가 환경과 생태계 문제에서 기인했기 때문에, 환경·생태계 가르침을 근거로 기후문제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을 유추할 수는 있다. 환경·생태계 문제에 대해 교회는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

“산업과 농업분야에서 과학 기술적 발견의 적용이 오랜 기간 폐해를 미치는 결과를 불러일으켜 왔다는 사실이 분명해 지고 있다.”(간추린 사회교리 459항)

“인간과 환경의 관계에서 발견되는 문제점들의 근본 원인은 인간의 모든 활동의 두드러진 특징이 되어야 하는 도덕적 고찰을 무시하고 사물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배를 주장하는 인간의 오만함에서 찾을 수 있다. 오늘날에는 환경의 호의적 측면을 위협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러 자원으로서 환경이 서식지로서 환경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간추린 사회교리 461항)

결국 기후변화의 결론은 환경과 생태계의 문제로 귀결된다. 인간의 무분별한 착취와 개발이 기후변화의 주된 원인이며, 개개인의 환경 생태계에 관한 인식이 변화하고 실천에 나설 때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환경보호는 온 인류의 과제가 됐다. 그것은 공동의 보편적인 의무, 곧 공동선을 존중할 의무의 문제이기도 하다. 공동선은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며, 생명이 있는 것이든 없는 것이든 다양한 종류의 사물을 인간이 자기 원대로, 자기의 경제적인 필요에만 의해 사용하는 것을 금지한다. 모든 존재는 창조주께서 세우신 우주의 질서 안에서 서로 의존해 살아가므로 보편교회는 물론 범세계적인 차원에서 함께 생태 위기에 대처해 나가야 할 책임을 지니고 있다. 환경 문제는 어느 한 집단, 한 나라만의 책임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보호하고 지켜나가야 할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이다.

“환경 황폐화 문제가 사회와 환경, 경제적 관점에서도 지속될 수 없는 우리의 생활 양식과 현재의 생산과 소비 양식을 반성하도록 촉구하고 있습니다. … 소비와 저축과 투자를 결정하게 되는 새로운 생활양식에서 나오는 진정한 변화가 없다면 우리는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교황 베네딕토 16세 2010년 제43차 세계평화의 날 담화문 중에서)

신앙인들부터 생활습관과 태도를 성찰하고 다른 이들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내가 별다른 생각 없이 소비하고 행동한 것이 기후변화를 가속시키고 자신과 특별히 가난한 이웃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되고 있음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작은 관심과 노력들로 기후변화의 속도를 늦추고, 우리가 만들어왔던 상처를 낫게 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때다.


 
▲ 홍수로 거처를 잃은



가톨릭신문  2011-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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