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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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본당 특별한 사순 이야기] (2) 서울대교구 오금동본당 사순절 성물 전시회

성물 속에 투영된 나의 신앙은…, 성당에 작은 화랑 꾸며 유명 작가 성물 전시, 사순 의미 되새기는 시각적 교육 효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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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오금동본당이 마련한 사순절 성물 전시회장을 찾은 이들이 유명 작가들의 성물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오금동본당(주임 이기양 신부)은 사순시기를 맞아 유명한 작가들의 성물을 직접 성당으로 초청했다. 12~27일, 성당 만남의 방을 작은 화랑으로 꾸며 작가들의 성물을 전시하는 것. 덕분에 본당 신자들은 이름난 작가들의 성물을 가까이서 직접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이기양 주임신부는 “지금까지 매년 사순시기마다 특강이나 피정이 주를 이뤘다면 이번 성물 전시회는 더 강렬한 시각적 교육이 될 수 있다”며 “전시된 성물 속에 자신을 투영해보고, 사순시기를 보내는 우리의 모습들을 묵상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신부는 또 “2000년 교회의 역사에서 우리는 성물을 통해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직접 만날 수 있었다”며 “이는 성물이 어떤 피정보다 가시적이라는 것을 말해준다”고 역설했다.

특히 이번 전시회는 사순시기에 마련돼 신자들에게 각 성물 속에 담긴 사순 의미를 곱씹어보는 기회가 됐다. 신자들은 각 성물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작품 속에 어린 자신의 모습에 반성과 다짐이 이어진다.

어린 딸과 함께 전시회장을 찾은 유창미(베로니카)씨는 “성당에서 성물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좋다”며 “이번 사순시기는 성물 작품을 통해 마음을 가라앉히고 삶을 되돌아보는 뜻 깊은 시간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규리(마리아)씨는 “예전부터 성물에 관심이 많았는데 가까이서 이런 좋은 작품을 만나게 돼 기쁘다”며 “우리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은 죄인이지만 한편으로는 예수님의 부활을 기다리는 복된 신앙인임을 묵상하며, 오늘 본 성물의 의미처럼 온전히 예수님께만 매달려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고 밝혔다.

성당 만남의 방에서 이처럼 대규모 전시회가 열리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이때문에 참여 작가들 역시 이번 전시회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출품 작가들은 바오로성미술연구소 상임고문 최종태(요셉) 서울대 명예교수를 포함, 연구소 자문위원 최봉자(레지나)·김겸순(마리테레시타)·김옥순(막달레나) 수녀, 권녕숙(리디아)·김단희(요안나)·홍경희(실비아)·조재구(율리오)·이창림(라파엘)·김원란(데레사)·김형주(이멜다)·노경상(바오로)·김혜숙(마리아)·엄종환(요셉)·정병례씨 등 15명에 이른다.

최종태 교수는 “가장 개방적이고 외부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만남의 방에서 성물을 중심으로 한 전시회를 연다는 점이 반갑다”며 “방안에 생명이 있는 존재가 있을 때 좋은 영향을 끼치듯 성당 내 좋은 성물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작가들은 일반 신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전시회라는 취지를 살려, 작품 가격을 보다 낮게 책정해 신자들이 원하는 성물을 더욱 쉽게 구할 수 있게 했다. 신자들은 “쉽게 접할 수 없는 유명작가들의 작품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성당에서 이러한 작가들의 전시회가 열릴 수 있었던 것은 본당의 성물에 대한 관심과 노출 때문이다. 본당은 성당 내 성체조배실, 만남의 방 등 여러 공간에 저명한 작가들의 작품을 배치해 신자들에게 예술성 있는 작품을 보는 안목을 심어줬다.

이기양 신부는 “아는 만큼 보이고, 들리기 마련”이라며 “예술성을 인정받는 작가들의 작품을 신자들에게 지속적으로 노출시킴으로써 신자들도 작품에 익숙해져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신부는 또 “이러한 생각은 예술 작품의 대중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본당은 만남의 방을 본당 신자 작가들에게 개방해 지속적으로 전시회를 열기로 했다. 이번 성물 전시회 이후에도 만남의 방에서는 여러 작가들의 다채로운 전시회가 예정돼 있다.

무엇보다 성당 만남의 방이 신자들은 물론 지역주민에게도 언제나 열려 있다는 점도 큰 역할을 했다. 이러한 면면을 통해 이번 전시회는 지역사회 문화선교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순기간 성물과 관련된 본당의 노력은 전시회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본당은 오는 22일 오전 11시 성당에서 전시회 출품 작가를 초청, 만남의 시간을 마련한다. 작가들은 각 성물 작품에 담긴 이야기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날 만남은 작품을 만든 작가만의 순수한 시선을 직접 접할 수 있는 색다른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최종태 교수는 “요즘 신자들은 높은 지식 수준과 경험을 통해 작품을 보는 시각을 갖추고 있다”며 “이번 기회(전시 및 작가와의 만남)를 통해 작품을 바라보는 올바른 시선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자”고 당부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성물을 통해 본 사순시기를 보내는 신자들의 마음가짐이다. 본당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자연스레 사순의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애썼다.

이기양 신부는 “본당 신자들이 성물을 경험함으로써 신심과 안목을 높이고 사순시기를 보내는 자신만의 마음가짐을 묵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전시회를 통해 뜻 깊은 은총의 사순시기를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 오금동본당은 성물을 통해 신앙인들이 자신을 투영해 보고 신앙을 묵상해 보는 계기를 제공하기 위해 사순절 성물 전시회를 열었다.
본당은 앞으로도 신자 작가들에게 이곳 만남의 방을 개방해 지속적으로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가톨릭신문  2011-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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