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
기획특집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사순기획] 익숙함, 편리함과 결별하기 (1)

첫 번째 도전- 문화 단식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는 사순시기다. 그리스도의 수난과 십자가 죽음에 동참하는 마음으로 단식과 금육의 재를 지키며, 극기와 절제, 회개와 보속, 희생과 자선으로 부활절을 준비해야 한다.

 이번 사순절은 어떤 자세로 보내야 할까. 올해는 `익숙함`과 `편리함`이란 유혹에 빠져 아무 생각 없이 누리고 살던 것들과 결별하고 내 몫의 십자가를 지기로 결심했다. "옷이 아니라 너희 마음을 찢어라"(요엘 2,13).는 말씀처럼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몸을 던져 작은 절제와 극기를 실천하는 첫 도전이다. 40일 동안 내 자신의 참회와 보속을 위해 과감하게 끊어버려야 할 것을 정했다.

 1. 문화단식 : 텔레비전ㆍ인터넷ㆍ휴대전화를 끊는다
 2. 커피ㆍ청량음료ㆍ인스턴트식품과 결별하기
 3. 편리함에 중독된 삶에서 벗어나라 :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 이용
 4. 외식, 쇼핑을 자제하고 과소비를 하지 않으며 검소한 생활을 한다

 
  "한 가지만이라도 제대로." "네 가지를 한꺼번에 끊는 것은 무리다."
 주변에서 실천 가능성에 대해 염려와 의구심의 눈길을 보낸다. 그러나 마음 속으로 되뇌었다. 한 가지 `절제`만으로는 내 잘못을 다 속죄할 수 없노라고.

   첫 번째 도전은 단순하고 소박한 것부터 시작해 보기로 했다. 가끔 들어본 `문화단식`이다. 말 그대로 가족과 눈맞춤을 차단하는 텔레비전 스위치를 꺼버리고, 뚜렷한 목적 없이 인터넷을 돌아다니는 일을 삼가기로 했다.

 휴대전화와 텔레비전, 인터넷 없이 생활할 수 있을까?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는 것보다 텔레비전 시청에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한 끼 밥은 굶어도 인터넷은 끊지 못하는 나로서는 대단한 절제가 필요한 도전이다.

 그래서 나 자신과 약속했다. 첫째, 인터넷은 담당 출입처 누리방에서 새 소식을 확인하고 메일을 주고받거나 꼭 필요한 자료를 찾을 때 외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둘째, TV는 세상 정보를 알기 위해 뉴스만 시청한다. 셋째, 휴대전화는 가능한 받는 용도로만 사용한다.

 인터넷을 완전히 끊고 사는 건 솔직히 불가능하다는 점을 먼저 고백해야겠다. 서점이나 도서관을 수시로 들락거리지 않는 이상 필요한 정보를 쉽고 편리하게 찾아보려면 인터넷 검색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료를 검색하려고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접속했다가 무심코 클릭한 연예계 사건사고에 빠져들거나 `아찔한 각선미…` 같은 제목에 낚여 마우스만 딸깍거리는 일은 이제 그만하고 싶다. 그렇게 버려지는 시간이 얼마인가. 이쯤 되면 정보의 바다가 아니라 유혹의 바다다.

 집에서는 TV와 컴퓨터를 켜는 대신 유치원에 다니는 남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기로 결심했다. 월화드라마 `짝패`와 `해피선데이-1박 2일`, `강심장`의 유혹을 극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영화와 미드(미국 드라마)를 PMP(휴대용 멀티미디어재생기)에 담아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감상하는 것도 그만 둘 생각이다.

 휴대전화는 외근이 잦고 취재원과 급히 통화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 완전히 포기하기 어렵다.

 올해처럼 사순절에 무언가를 절제하며 지낸 적은 없다. 힘들 거라는 걸 알지만 그래도 과감히 도전해 보련다. 재의 수요일, 사순절 첫날에 주님과 나 자신, 그리고 독자들과 한 약속을 잘 지킬 수 있기를 기도한다.

서영호 기자 amotu@pbc.co.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1-03-20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7. 3

시편 89장 29절
내가 영원토록 그에게 내 자애를 보존하여, 그와 맺은 내 계약이 변함이 없으리라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