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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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본당 특별한 사순 이야기] (3) 서울 일원동본당, 타 종단 초청 사순특강

“타종교 이해하며 영적 성장합니다”, 원불교·이슬람교·개신교 등 지도자 강연 나서, 다양성 알게 되는 가운데 겸손·겸허 자세 배워, 주변 소외된 이웃에 대한 관심 환기 기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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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일원동본당을 찾은 원불교 서울교구 상계교당 최성덕 주임교무가 ‘원불교에서 보는 은혜’, ‘원불교 신앙의 대상’ 등을 주제로 가톨릭 신자들에게 강연하고 있다.
 

사순 첫 주의 막바지인 18일 서울대교구 일원동본당(주임 김정남 신부). 사순절 피정 특강이 마련된 대성당에 회색 법복을 차려 입은 낯선 인물이 등장했다. 성당에 모인 450여 명의 눈과 귀가 한꺼번에 그에게로 쏠렸다. 그는 바로 특강 강연자로 나선 원불교 서울교구 상계교당 최성덕 주임교무.

가톨릭과 원불교라는 특별한 조합이 성사된 까닭은 본당이 이번 사순기간을 맞아 각 종단 지도자들을 초대해 종교간 상호이해와 성장을 위한 피정 특강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첫 번째 순서를 맡은 최 교무를 시작으로 25일 이슬람교 이주화 이맘이 강의를 진행했으며, 앞으로 4월 1일 불교 묵산 스님, 8일 개신교 오원배 목사 등이 각각 강연자로 나선다.

본당 주임 김정남 신부는 “사순시기를 보내는 우리에게 사랑의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며 “그 사랑을 바탕으로 다른 종교를 어떻게 바라보고 구체적으로 실천해야 하는지를 생각해보고, 우리의 부족한 점을 다른 종교에서 배울 수 있는 겸손과 겸허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교무는 “원불교 교무로서 사순절의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이처럼 중요한 시기에 타종교 교단 성직자를 불러 이러한 특강을 마련한다는 자체가 감사하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종교 간의 우(友)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최 교무는 ‘은혜’를 주제로 ‘원불교에서 보는 은혜란’, ‘원불교 신앙의 대상’ 등의 내용을 강의로 풀어냈다.

최 교무는 강의 내용을 소개하며 “원불교는 무엇을 믿는지, 또 어떤 방법으로 믿는지 등의 원불교에 대한 소개와 원불교와 은혜와의 관계를 청중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 속에 담아 꾸며봤다”고 설명했다.

본당은 이번 피정에 앞서 각 종단에 ‘은혜’, ‘사랑’, ‘자비’ 등의 주제를 미리 전달했다. 각 주제가 어느 종교든 포괄할 수 있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각 종단 지도자들은 주제 중 하나를 선정해 자신의 종교 속에 나타난 주제의 의미를 강의를 통해 설명하게 된다.

김 신부는 “예를 들어 불교의 자비행은 참회와 이웃사랑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우리와 비슷한 점이 있다”며 “각 종교에서도 쉽게 다룰 수 있고, 이러한 공통점을 통해 상호 일치를 이룰 수 있다는 점에서 주제들을 선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첫 피정 당일 한 시간여의 강의지만 참가자들의 눈빛은 진지했다. 처음 듣는 원불교 이야기 속에 빠져드는 모습. 최 교무가 준비한 재미있는 예화에 웃음꽃이 번진다.

이홍기(스테파노)씨는 “요즘 들어 다른 종교를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자세가 더욱 절실한 것 같다”며 “사순시기에 맞춰 이러한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좋은 기회” 라고 전했다. 이씨와 함께 특강을 들은 백주현(미카엘·서울 잠원동본당)씨는 “오랫동안 신앙을 지켜왔지만 그동안 타 종교를 알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는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타 종교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면서 반대로 나 자신의 신앙을 더욱 굳건하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또한 이날 참석한 본당 신자들은 친구 중 다른 종교를 가진 이들을 초대해 함께하기도 했다. 이들에게도 이번 사순절 피정 특강은 신선한 경험이 됐다.

김정순(세라피나)씨는 “이번 특강이 나와 다른 종교인들이 어떻게 사는지를 가까이서 만나볼 수 있는 뜻 깊은 자리가 됐다”고 했다. 함께한 불교신자 이연희씨 또한 “다른 종교를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본당이 이처럼 타종교와의 만남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본당 주임 신부의 사목 경험에서 비롯됐다. 김 신부는 본당 부임 이전 교구에서 생명위원회 소속 종교간 일치위원장 업무를 맡으면서 다양한 종교와의 소통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이를 이번 사순시기를 통해 본당 사목 안에서 실현한 것.

김 신부는 “지금 한국사회는 다종교, 다문화 사회에 이르렀다”며 “마음을 열고 다른 종교를 받아들이는 한편, 평화를 깨는 요소들을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사순시기를 맞아 자신만을 생각하기보다 먼저 남을 포용할 수 있는 너그러운 마음을 갖춰야 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주변을 바라보는 본당의 특별한 시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본당은 사순기간뿐 아니라 평소에도 빈첸시오회를 중심으로 불우이웃돕기에 매진하고 있다.

본당 관할 지역 내 독거노인이나 장애인 등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들에게 생활비나 장학금 등을 지원하고, 지방의 가난한 본당을 위한 지원금도 전달한다. 아울러 본당 공동체 식구들이 나서 지역 복지관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본당 주변의 경찰서나 관공서의 경찰 및 공무원들을 위한 지원 사업도 빼놓을 수 없다.

김 신부는 “우리 본당 신자들은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데 익숙하다”며 “이번 사순절 피정 특강을 통해 시야를 넓혀 우리만이 아닌 각 종단의 나눔 실천을 찾아보고 더 풍성한 사랑의 열매를 맺을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본당은 이번 사순절 피정 특강을 계기로 더욱 다양한 분야에 눈을 돌려 우리 주변의 소외된 이웃을 찾는데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김 신부는 “우리 주변의 이주 노동자와 결혼 이주민의 수가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며 “이들에게 성당을 찾으면 하느님 사랑 안에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 김정남 주임신부(맨 오른쪽)를 비롯한 본



가톨릭신문  2011-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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