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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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꿈] (1) 가톨릭영시니어아카데미

“활기찬 노년 생활로 제2의 인생 누립니다”, 다양한 분야 강의, 취미 활동 통한 자아실현, 교회·이웃 위해 재능 나누며 주체적 삶 살아, 새로운 노인문화의 장 이끌어가는 토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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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회 가톨릭시니어아카데미 축제 모습. 가톨릭영시니어아카데미는 은퇴 이후 인생의 후반기를 주체적으로 재설계하고 준비함으로써, 노인들이 각자의 재능을 교회와 사회를 위해 잘 활용하고 참 그리스도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는 부활을 통해 어둠에서 빛을, 죄의 구속에서 자유를, 죽음에서 생명을 그리스도인들에게 선물했다. 우리는 매번 죄를 짓고 넘어지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로 그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희망할 수 있다.

부활시기를 맞아 신앙인들에게 참 행복과 희망을 전해주는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지면을 마련한다.

그 첫 시간으로 자칫 삶과 신앙에 소홀해질 수 있는 ‘영시니어’(보통 갓 정년퇴직한 55~64세 연령대를 지칭)들이 주체적이며 활기찬 노년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는 서울대교구 사목국 노인사목부(담당 이성원 신부) ‘가톨릭영시니어아카데미’를 소개한다.

가톨릭영시니어아카데미는 영시니어들이 자아실현은 물론 나아가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며 부활의 참 의미를 깨달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같지만 서로 다른 모습

지난 2005년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직한 박민구(라파엘·69)씨. 한평생 교사로 일해온 그는 정년퇴직 후 새로운 인생을 살기 위해 할 일을 찾았다. 그는 제일 먼저 본당에 눈을 돌렸다. 하지만 그가 본당에서 할 일은 거의 없는 듯했다. 아직 젊다고 생각한 그는 노인대학 입학에 거부감이 들었다.

본당에서 새 삶의 기대가 없어지자 그는 친구들과 함께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주일미사는 친구들과 약속이 없는 날 아내의 핀잔에 못 이겨 나가곤 했다. 박씨는 “정년퇴직했을 당시 나를 노인으로만 바라보는 공동체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본당에서 활동하고 싶었지만 막상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레지오 활동이 유일했다”며 “어렸을 적 친구를 만나거나 지역 복지관에서 새 친구를 만나는 것이 더 보람 있고 행복한 노년을 보내는 일인 것 같다”고 했다.

레지오에서 꽤 긴 시간을 활동했던 그였지만 이제 더 이상 성당 나가는 것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박씨는 현재 냉담 중에 있다.

지난 2008년 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직한 김종구(베르나르도·66)씨. 한평생 교편을 잡았던 김씨는 정년퇴직 후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재미에 푹 빠져 지내고 있다.

그는 정년퇴직 직후 가톨릭영시니어아카데미(이하 가영시아)에 입학, 현재 사진 두레(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자칫하면 허무하고 공허할 수 있었던 정년퇴직 직후의 시기에 ‘가영시아’에 입학한 것을 행운으로 생각한다. 가영시아 2기 졸업생인 그는 현재 가영시아 동문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요즘 본당에 특강을 나간다. 그의 최종 꿈은 하느님이 주신 재능을 남과 나누는 것.

김씨는 “남을 행복하게 할 기대감에 더 행복을 느끼는 사람으로 가득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우리 시니어들이 해야 할 핵심”이라며 “그동안 가영시아 교양, 신앙강좌를 듣고, 동아리 활동을 통해 자아실현을 할 수 있었고 나아가 다른 시니어들에게도 행복한 삶을 살아 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했다.

새 숨결을 불어넣다

소홀히 생각했다가 인생과 신앙의 허무감에 빠져들 수 있는 정년퇴직 직후의 시기. 같은 듯 보이지만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박씨와 김씨의 모습은 교회가 정년퇴직 직후의 영시니어들을 얼마나 배려하고 있는지에 따라 결과도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그만큼 정년퇴직을 막 시작한 55~64세의 영시니어들에게 교회의 사목적 배려는 절실하다 할 수 있다.

영시니어들은 본당의 노인대학에 가기에는 아직 젊다고 느끼고, 막상 본당에서 활동할 수 있는 단체도 마땅치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영시니어들은 보통 레지오에서 활동하거나 미사만 참례하고 바로 집으로 향하곤 한다. 더욱이 자신이 본당에서 할 일이 없다고 판단한 영시니어들은 냉담의 길에 빠지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이렇듯 자칫 허무함에 빠져 신앙생활까지 소홀해질 수 있는 영시니어들에게 새 희망을 전해주는 곳이 바로 서울대교구 사목국 노인사목부의 가톨릭영시니어아카데미다.

서울대교구 사목구 노인사목부 담당 이성원 신부는 “가영시아는 영시니어들이 하느님 안에서 노년기를 주체적으로 재설계하고 활기차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난 2007년 개교했다”며 “노년은 지혜가 늘고 더욱 성숙한 의견을 가지는 시기라고 말한 예로니모 성인의 말씀대로 어르신들이 은퇴 이후의 삶을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변화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가영시아에서 영시니어들은 자신의 꿈을 서서히 이뤄가고 있다. 그동안 하고 싶었지만 가족을 위해 잠시 미뤄 두거나, 현실에 맞춰 살다보니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꿈을 이제는 서서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이들은 2년 동안 다양한 분야의 강의를 듣고 특성화된 두레에서 활동하고 있다. 교양 강의에서는 인생의 후반기를 이해하기 위한 신체, 심리, 정서, 사회적인 기본지식과 함께 노년기를 주체적으로 설계하기 위한 사회, 문화, 경제, 종교적 지식을 학습한다. 나아가 이들은 문학의 향기, 미술, 사진 촬영, 연극, 음악, 컴퓨터 등의 두레 활동을 통해 자아실현을 이루고 있다.

‘문학의 향기’ 두레에서 활동한 홍옥자(소피아)씨는 “우연한 기회에 본당 노인대학 봉사자를 하게 되면서 많은 것을 얻고 행복을 알게 됐다”며 “발이 아파서 수술하는 바람에 봉사활동을 잠시 쉬고 있는데 빨리 나와 달라고 부탁하는 등 작은 관심으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한아름의 행복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활기찬 노년을 그대에게

활기찬 노년을 살아가고 있는 가영시아 졸업생은 현재 223명. 영시니어들은 총 2년 동안의 가영시아 과정을 마친 후에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가영시아는 졸업생 프로그램으로 클럽, 연구회, 도우미, 강사, 동문회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 이들이 활기찬 노년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가영시아의 최종목표는 2년 동안 인생 후반기를 주체적으로 재설계하고 준비한 영시니어들이 사회와 이웃을 위해 나눔의 삶을 실천하는 주체로 거듭나게 하는 것.

이성원 신부는 “영시니어들이 가영시아에서 자신의 꿈만 이루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들의 재능을 자원봉사를 통해 본당과 사회에 나눌 수 있도록 적극 돕고 있다”며 “현재 연극반, 합창단이 준비를 마치고 양로원, 요양원, 데이케어센터 등에서 자원봉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



가톨릭신문  2011-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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