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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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르포] 도보 성지순례 안내집 출간한 ‘디딤길 연구팀’

“두 발로 신앙 선조 좇으며 새로 태어났습니다”, 지난 1년 간 성지 찾아다니며 자료 정리, 15개 성지들 잇는 75가지 순례코스 완성, 소요시간·우회도로 등 ‘현장 정보’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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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딤길 연구팀이 교구청 청소년국에 모여 ‘디딤길 자료집’에 관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우리를 위해 수난을 당하고 죽으셨던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 부활의 기쁨과 찬미를 나누기 위해, 옅어진 신앙의 열정을 되찾아 새 출발이 필요한 시기다. 지금 이 순간, 나 자신을 발견하는 도보 성지순례를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2013년 교구 설정 50주년을 앞두고, 교구 청소년국(국장 이건복 신부)이 발간한 도보 성지순례 안내 자료집, 「디딤길」을 준비해온 ‘디딤길 연구팀’ 봉사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나를 찾아가는 도보 성지순례의 매력을 미리 경험해본다.



부활이 가까이 온 16일, 교구청 청소년국에 모인 ‘디딤길 연구팀’의 눈에는 설렘과 기대가 한 가득이다. 지난 1년여간 노력해온 결실, 「디딤길」 자료집의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자료집이 세상에 나오기까지는 ‘디딤길 연구팀’의 숨은 노력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디딤길 연구팀’은 지난해 3월 5일, 교구 내 단내성가정성지(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단천1리 357번지 소재)에서 첫발걸음을 뗐다.

‘디딤길’이라는 이름은 디디다, 내디디다, 디딤돌의 사전적 의미와 함께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을 느끼고, 하느님께로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시간이 바로 도보 성지순례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당일 주보를 통해 모인 30여 명의 연구팀에게 주어진 과제는 남이 가지 않은 길을 미리 걸어보는 것. 연구팀은 도보 성지순례 코스의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먼저 가보는 사람)가 됐다.

자료집 하나만 가지고도 누구나 쉽게 성지순례 코스를 따라갈 수 있도록 남들보다 먼저 걸어보고, 먼저 경험해보면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연구팀의 임무.

걷고, 또 걷는 연구팀의 여정은 1년여 간 계속됐다. 연구팀의 이러한 노력 덕분에 자료집 안에 소요시간뿐만 아니라 난이도 같은 시간별, 코스별 상세한 안내 사항이 가능해졌다. 연구팀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매월 첫째, 셋째 토요일이 되면, 현장에 나가 경로를 확인하고, 경유지 설정과 화장실, 쉬어갈 장소 등을 선정했어요. 차가 많이 다니는 길이 보이면 우회도로를 찾는 등 안전문제도 신경을 썼지요.”

하지만 매번 완벽하게 준비된 길로만 다니는 것이 아니기에 어려운 점도 많았다. 잘 알려진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통해 미리 지도를 찾아보고 나서지만 현장에 나가면 의외의 돌발 상황이 생기고는 했다.

“험한 산을 넘을 때는 반도 못가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요. 다른 팀원이 내민 배드민턴 라켓에 의지해 겨우 순례를 마친 적도 있어요. 한 번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상에 새 길을 찾아 나섰다가, 논두렁길로 빠져 바지를 걷고 진흙탕 안으로 들어가기도 했고, 또 어느 날은 찾아 놓은 길과 반대 길로 들어가는 바람에 길을 잃고 헤맨 적도 있지요.”

연구팀의 이러한 굵은 땀방울이 모여 교구 내 15개 성지를 거미줄처럼 촘촘히 잇는 75가지 순례코스가 완성됐다. 「디딤길」 자료집 속에 그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각자 참여 동기는 다르지만 자료집이 나오기까지 팀원들이 순례코스를 걸으며 느낀 가슴 뭉클함은 일맥상통한다.

“도보 성지순례를 하다보면 누구나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자신을 극복해야만 하는 고통과 인내 속에서 십자가의 길 위 예수님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체험할 수 있지요. 또 순례를 끝마치고 나면 나를 이겼다는 성취감을 통해 신앙은 물론 사회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뒤따릅니다.”

팀원들은 도보 성지순례를 ‘기도의 길’이라고 표현했다. 힘든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오직 할 수 있는 것은 기도뿐이라는 것. 발걸음 하나마다 나를 돌아보는 기도가 스며들게 된다.

“본당 아이들(청소년)과 함께 이번에 알게 된 길을 미리 체험해본 적이 있어요. 처음에는 산만하던 아이들도 순례를 다 마친 이후에는 크게 달라진 모습들을 보여줬지요. 성지에 가는 것은 나만의 기도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때문에 도보 성지순례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를 갖지요.”

이제 우리의 첫 발걸음을 안내할 자료집이 나왔다. 자료집에는 각 코스 안내는 물론 문자지도를 통해 내비게이션과 같은 상세설명을 달고, 헷갈리기 쉬운 구간별 약도도 첨부했다. 이 밖에 도보 성지순례시 주의사항, 준비물, 응급처치법, 출발·도착지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도문 등도 담고 있다. 성지 설명과 사진은 기본이다.

연구팀은 앞으로도 경유지 주변 문화재와 식당, 테마별 성지순례 코스, 위험하지 않은 길(차가 많이 다니지 않는 길) 개발 등 과제를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며 증보판을 발행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여전히 매월 넷째 주 토요일 함께 모여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 도보 성지순례 안내 자료집 「디딤길」의 일부.
성지 소개부터 도보성지순례 코스까지 잘 정리되어 있다.
 

 
이우현 기자 (helen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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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1-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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