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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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특집] 재생 가능한 에너지의 부활, 부안 등용마을

자연이 주는 안전하고 행복한 에너지 넘치는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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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원자력에 걸었던 기대와 안전 신화가 처참하게 깨졌다. 사상 최악이었던 1986년 체르노빌 원전 폭발사고와 비견되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에너지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전북 부안이 주목받고 있다.
 
 부안군민들은 방사능 폐기장 건설을 반대하면서 진통의 `사순`을 겪은 것을 계기로 대안 에너지에 관한 의식이 높아졌다. 부안군 하서면 장신리 등용마을은 2005년 국내 최초로 지역민이 출자해 설립한 태양광ㆍ태양열 발전소가 있다. 에너지 자립 마을을 목표로 7년째 `착한 전기`를 생산하며 친환경 에너지의 부활을 꿈꾸는 부안시민발전소를 찾아가 본다.


 
▲ 부안 등용마을 에너지 지도

햇빛농사, 바람 농사짓는 교우촌

 
등용마을은 `햇빛촌`, `교우촌`으로 불린다. 마을 입구에서 보이는 대형 태양광 전지판이 마을 상징이다. 주민이라고 해봐야 30여 가구, 50여 명뿐이지만 80가 천주교 신자다. 겉보기엔 평범한 시골이지만 전체 주민이 사용하는 전기 에너지의 60에 해당하는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 마을이다.
 
 2년 전 본당으로 승격된 등용성당 뒷마당에는 부안시민발전소 사무실과 (사)생명평화마중물 교육관, 부속건물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이 교육관 지붕 위로 농구경기장 넓이 정도 되는 10㎾ 규모의 대형 태양광 전지판이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고 있다.
 
 컨테이너를 재활용해 지은 창고 건물에는 날개 지름 2.4m, 1㎾ 규모의 풍력발전기가 설치돼 있고, 마당에는 사람이 돌리는 자전거발전기가 있다. 냉면 그릇처럼 생긴 파라블라형 태양열 조리기로는 달걀찜 정도는 만들어 먹을 수 있다. 게다가 마을 주택 곳곳에 태양열 온수기 등이 설치돼 있다.
 
 부안시민발전소는 등용성당을 비롯한 마을 일대와 부안성당, 원불교 부안교당에 각 3㎾ 규모의 `햇빛발전소`를 설치하는 등 부안 일대에 3~10㎾의 전지판 7기, 총 44㎾ 규모의 발전시설을 갖췄다.
 
 발전소는 이 발전시설로 지난해 4만 6322㎾h의 전력을 생산해 한전에 판매했다. 전기 생산 수익금은 2020년까지는 투자자들에게 돌아가며, 이후에는 마을공동체를 위해 쓰이게 된다. 부안시민발전소는 2009년 기후변화포럼이 선정한 `대한민국 녹색기후상` 대상을 받기도 했다.
 
 전지판이 달린 발전소 시설 외벽에 있는 계량기가 거꾸로 돌고 있는 게 눈에 띄었다. 계량기가 거꾸로 도는 것은 전기가 생산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부안시민발전소 연구ㆍ교육 기관 (사)생명평화마중물 교육 담당자 이현정(마르시아, 43)씨는 "전기가 생산되지 않을 때는 계량기가 멈추는 모습도 볼 수 있는데, 발전소에 방문한 주부들이 거꾸로 도는 계량기를 가장 관심 있게 본다"고 웃음 지었다.
 
방폐장 건설 반대로
환경에 대한 인식 높아져



 
▲ 전북 부안군 하서면 장신리 등용마을 입구에서 보이는 부안시민발전소 태양광ㆍ태양열 전지판.

 
 부안에 태양광 발전소 설립은 2003~2005년 부안지역에 설립하려는 방사능 폐기장 건설을 부안군민들이 반대한 것을 계기로 환경보호와 대안 에너지에 관한 의식이 높아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당시 방사능 폐기장 찬성론자들과 일부 보수 언론이 "당신들도 전기를 쓰지 않느냐"며 따가운 눈총을 보냈을 때를 잊지 않고 원자력의 대안으로 재생 가능한 친환경 에너지에 관심을 돌린 결과다.
 
 등용마을은 부안시민발전소를 통해 전기를 생산해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마을은 `2015년 에너지 자립마을`을 목표로 정했다. 2005년부터 3~4년 단위로 △인프라 구축기 △마을 전기 에너지 30 절감기 △마을 총 에너지 30 절감기 등을 정해 에너지 소비 절약운동을 동시에 펼친다. 주민들은 가정에서 백열등을 고효율 전구로 바꾸고 멀티탭을 설치해 대기전력을 줄이는 등 절전생활이 몸에 배 있다.
 
 발전소는 또 지하 150m에 파이프를 묻어 지열로 사무실과 식당, 사랑방 건물에 난방을 하는 시설도 갖췄다. 최근에는 가스와 석유 대신 목재 폐기물을 사료 형태로 가공한 `펠릿`을 연료로 하는 (펠릿)보일러를 설치했다.
 
 최근 들어 발전 시설과 마을공동체의 노력을 배우러 등용마을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여름이면 청소년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2008년 여름부터 `해님과 바람의 학교`라는 친환경 여름캠프를 열고 있기 때문이다.
 
 캠프에 참가한 청소년들은 1박 2일 동안 태양열 조리기로 달걀을 익혀 먹고, 풍력과 자전거 발전기로 전기를 생산해 음악을 들으며, 태양광으로 작동하는 장난감도 만든다. 밤에는 촛불을 켜고 전기 없는 밤을 보낸다. 지열과 태양광 등 대체 에너지에 관한 교육도 받고, 낮에 생산한 전기로 `에너지와 환경`을 주제로 한 영화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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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1-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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