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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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일은 이민의 날 - 다문화가정 자녀에 관심을!

“다문화 자녀도 우리 아이, 우리 미래입니다”, 언어능력 미흡해 고학년 될수록 재학률 급감, 일방적인 다문화 프로그램 실질적 효과 미비, 지역-본당 연계로 적극 지원에 나서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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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수가 110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2010년 행정안전부 통계 기준) 이와 함께 ‘다문화가정’(Multicultural families)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가정이 등장했다. 주로 국제결혼 가정을 이르는 말이다. 2006년 5월 교육부(현 교육과학기술부)가 가정 용어 개선을 위해 공식적으로 채택한 이 ‘다문화가정’이라는 용어에는 민족적·문화적으로 다른 배경을 가진 이들을 향한 ‘환대’의 의지가 담겨 있다. 그러나 여전히 다문화가정에 대한 편견과 차별은 존재한다. 문제는 이 편견과 차별이 다문화가정 자녀들에게로 대물림된다는 것이다.

돈 보스코 성인의 말처럼 ‘젊다는 이유로 사랑받기 충분한’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소셜 모빌리티(Social Mobility·사회적 계층 이동)의 기회를 박탈당한 채 장차 우리 사회 새로운 소외 계층으로 전락할 위기 앞에 놓여 있다. 5월 1일 이민의 날을 맞아 다문화가정 자녀 현황과 교육 실태에 대해 짚어본다.



다문화가정 자녀 현황·교육 실태

교육과학기술부 통계(2010년 기준)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전체 외국인 이주민 자녀 수는 12만1935명이고 이 중 초·중·고교에 다니고 있는 다문화가정 자녀 재학생 수는 외국인 근로자가정 재학생 2040명을 포함해 총 3만6378명이다.

문제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미취학률이다. 전체 외국인 이주민 자녀의 62.1를 차지하는 6세 이하 자녀 7만5776명을 제외한 취학 대상 자녀는 2010년 기준 4만6159명에 이른다. 다문화가정 자녀 중 재학생 수가 약 3만7000여 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취학대상 자녀의 21.1에 달하는 약 1만 명의 다문화가정 자녀가 학교에 다니지 않고 있다. 이는 2009년 기준 미취학률인 16.7보다 4.4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재학률이 95가 넘는 일반 한국학생들에 비해 16포인트나 뒤지는 78.9에 불과한 다문화가정 자녀 재학률은 해를 거듭할수록 떨어지고 있다.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의 자녀 등 통계에 잡히지 않은 자녀 수를 감안한다면 공교육을 받지 못하는 다문화가정 자녀 수는 더욱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 심각한 문제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상급학교 진학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2010년 기준 다문화가정 자녀의 초등학교 재학률은 85에 이르지만, 중학교는 82.2, 고등학교 재학률은 60.9로 급락한다. 일반 한국학생 고등학교 재학률 92.4(2010년 교육과학기술부)에 비해 30포인트 이상 차이 난다.

다문화가정 자녀의 재학률이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떨어지는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언어 능력의 부족’을 첫 번째 이유로 꼽는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언어수준이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심화되는 사고력과 인지능력 요구 수준을 따라가기에는 미흡하다는 것이다. 언어를 배우는 가장 중요한 시기인 유아기에 한국어 능력이 떨어지는 외국인 어머니에게 교육받으며 성장한 다문화가정 자녀들은 특히 독해와 어휘력, 쓰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살레시오 다문화 지역아동센터 센터장 김효진(데레사) 수녀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3~4학년에 올라가면서부터 성적이 현저히 떨어진다”면서 “언어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한국어를 유창하게 말한다고 하더라도 독해 능력이 떨어지고, 수학 문제 등을 풀 때에도 문제가 제시하는 바를 이해하지 못해 답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언어 능력 부족이 사고력 부족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대상으로 개설된 방과 후 학교도 ‘일방적’인 교육이 대부분이다. 한국교육개발원(2009년) 조사결과, 학교에서 운영되는 다문화가정 학생 대상 프로그램은 한국어나 한국문화이해교육에 치중돼 있어 인지능력, 사고력, 정체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문화가정 자녀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은 미비한 상황이다. 이마저도 초등학교에 치우쳐 있어 상급학교에 진학할수록 학업 및 학교생활에 더욱 큰 어려움을 겪는 다문화가정 자녀에 대한 관심이 절실히 요구된다.


 
▲ 살레시오 다문화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김효진 수녀의 지도아래 숙제를 하고 있다.
 
살레시오 다문화 지역아동센터

언어 능력 저하로 인한 학습 부진과 정체성 혼란, 집단 따돌림, 어려운 가정환경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다문화가정 자녀들은 교육의 기회에서 점점 멀어진다. 이는 학력 격차, 나아가 사회적 지위 격차로 연결된다. 다문화가정 대부분이 저소득층으로 편입돼 있어 자녀 교육 기반이 약하기 때문에 이들의 ‘가난’과 ‘사회적 지위’가 다문화가정 자녀들에게도 그대로 대물림될 가능성이 높다.

다문화 한 부모 가정 자녀들의 경우에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최근 다문화가정의 이혼이 증가하면서 방치되고 있는 다문화 한 부모 가정도 늘어나고 있어 이들에 대한 관심도 시급한 실정이다.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다문화 한 부모 가정 및 맞벌이 가정 재학생들을 위해 살레시오회는 지난 2010년 살레시오 다문화 지역아동센터를 개소했다. 영·유아를 위한 어린이집의 다음 단계로, 취학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다문화가정 자녀 기숙형 교육시설로 계획했으나 관련법안의 부재로 ‘지역아동센터’로 분류돼 있다.

살레시오 다문화 지역아동센터에는 현재 다문화 한 부모 가정 또는 맞벌이 가정에서 살고 있는 초등학생 14명이 신앙 안에서 건강하게 자라나고 있다. 아이들은 방과 후 이곳 센터에서 독서교육 등을 통해 사고력과 언어능력을 기른다. 특기적성에 따라 바이올린, 국악 등 악기를 배우기도 하고, 놀이를 통해 심리치료를 받기도 한다. 무엇보다 아침, 저녁 기도를 통해 신앙 안에서의 자아정체성을 형성한다. 현재 초등학교 3학년 이상 6명의 아이들이 서울 대림동본당에서 첫영성체 교리를 받고 있다.

김효진 수녀는 “아이들과 지내다보면 아이들에게 무한한 잠재력이 있음을 알게 된다”면서 “자존감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초등학교 시기의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이들이 훗날 건강한 이 사회의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가톨릭신문  2011-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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