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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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성월 기획] 우리 시대의 어머니 - 안산 빈센트 의원 수녀들

아낌없이 내어주는 소외된 이들의 ‘엄마’, 의료혜택 못 받는 이들 돌보는 ‘친정’ 같은 곳, 신체 진료 앞서 대화 통해 심적 원인부터 치료, 전국 각지서 환자 몰려 더 많은 관심·후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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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산 빈센트 의원의 엄마들 김중원 원장수녀, 윤용희 수녀, 양수자 수녀, 문승복 수녀(왼쪽부터).
 

깜짝 놀랐을 때, 슬픔이 몰려와 목 놓아 울 때, 지쳐 의지할 곳이 필요할 때 우리는 이 사람을 찾는다. ‘엄마’라는 두 글자로 불리는 사람이다. 엄마는 그만큼 우리에게 소중하고도 큰 존재이지만, 존재의 소중함을 쉽게 깨닫지 못한다.

우리 모두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를 기리는 성모성월, 그의 모습을 닮은 우리 시대 어머니들 이야기를 담아본다.



■ 소외된 이웃 돌보는 네 명의 엄마

경기도 안산 사동에 있는 안산 빈센트 의원(원장 김중원 수녀). 입구부터가 여느 의료시설답지가 않다. 들어서자마자 아름다운 자태로 방문객을 맞이하는 성모 마리아상. 환한 미소와 따뜻한 목소리로 “어서오세요”라며 인사를 건네는 봉사자. 낯설게 느껴진다. 항상 환자들로 붐비고 무표정한 병원 직원들의 모습에 익숙해져 분위기만으로는 이곳이 병원인지 가정집인지 헷갈릴 정도다. 성모 마리아와 봉사자의 따뜻한 환대를 받으면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불안한 마음이 편안해질 것 같았다.

여기에 원장 김중원(마리엣다) 수녀, 양수자(이다마리아) 수녀, 윤용희(라우렌시아) 수녀, 문승복(에스텔) 수녀까지 등장하면 병원의 차가운 공기는 금세 훈훈해진다. 네 명의 수녀들은 안산 빈센트 의원을 지키는 든든한 ‘엄마’들이다. 환자들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아낌없이 내놓는다.

의원에서 수녀들은 간호사이자 사회복지사이고, 회계사 몫까지 한다. 어디 그것뿐이겠는가. 처음 이곳을 방문한 환자들은 반드시 상담을 거쳐야 한다. 병을 치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원인을 찾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다. 아기가 울면 달래주면서도 원인을 찾아 아프지 않게 돌보는 엄마의 모습 그대로다.

김중원 원장수녀는 “신체적인 이상을 진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 아프고 고생하는 이야기를 들어주려고 한다”며 “원인치료를 하면서 환자들이 필요로 하는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수녀 설명대로라면 의원은 ‘종합복지관’이다.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해 감기가 걸린 환자에게는 먹을 것을 주고, 옷이 없는 환자에겐 옷을 준다. 환자들을 위해서라도 없는 것 없이 갖춰놓아야 한다. 또한 타국 생활의 어려움을 들으며 함께 울고 웃는다. 마음으로부터 아껴주고 돌보니 병이 치유될 수밖에 없다.

당연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도 많다. 한 번은 경기도 양주에서 살던 나이지리아인이 찾아왔다. 대학병원에서 이미 병을 진단받았지만 돈이 없어서 치료를 받지 못한다고 했다. 어떻게 알았는지 안산에 무료 진료소가 있다는 말을 듣고는 차비를 모아 겨우 찾아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병은 이곳에서 치료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그렇다고 그냥 돌려보낸다면 엄마의 역할을 다했다고 할 수 없다. 수녀들은 의원과 연계된 병원을 백방으로 수소문했다. 환자가 지불 가능한 만큼 금액을 내고도 충분히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수녀들의 따뜻한 돌봄으로 환자는 완치되어 돌아갔다. 수녀들은 건강해진 모습으로 의원을 다시 찾아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감사인사를 하던 그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고 한다.

“처음 왔을 때는 아픔과 노동의 고통으로 어두웠던 분들이 안산 빈센트 의원에 와서 다시 웃음과 건강을 찾아가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되고 뿌듯합니다.”

■ 환자들의 친정 같은 병원

안산 빈센트 의원을 찾는 환자들은 꾸준히 늘고 있다. 2010년에는 전년에 비해 2000여 명이 넘는 환자들이 늘었다. 매주 평균적으로 평일 10여 명, 주일 100여 명이 방문하고 있다. 환자들이 증가할수록 수녀들은 바빠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녀들은 싫은 내색을 전혀 하지 않는다. 환자들이 많아지면 많아지는 만큼 오히려 기쁘단다. 아기가 먹는 것만 봐도 배부른 엄마의 마음이 이런 게 아닐까싶다.

양수자 수녀는 “이곳은 소외된 이들의 친정”이라며 “가난한 중에도 자식들을 위해 아낌없이 내어줄 준비가 되어 있다”고 전했다.

수녀들의 사랑은 소외된 이웃에 한정되지 않는다. 오는 28일에는 지역주민을 위한 무료진료를 할 계획이다. 이런 수녀들의 활동은 지난달 7일 제39회 보건의 날 단체상을 받으면서 더욱 널리 알려졌다. 안산 보건소 추천으로 상을 받았다는 수녀들은 끝까지 겸손한 모습이다.

“작은 일을 하고 있을 뿐인데 국가에서 상을 주고, 지원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이곳에서 봉사해주시는 의료진과 종사자들 덕분에 모든 것이 가능했습니다. 이번 상을 단순히 상으로 생각하지 않고 하느님께서 저희에게 더 좋은 일을 하라고 박차를 가하시는 의미로 여기고 더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안산 빈센트 의원에는 의사와 간호사, 약사, 진료도우미 등 300여 명의 봉사자들이 함께한다. 또한 매년 1억 원을 후원하는 (주)대덕전자를 비롯한 수많은 후원자들 덕분에 늘어나는 환자들에게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의원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의원은 도움의 손길도 더 많이 필요로 한다.

김 원장수녀는 “소외된 많은 이웃들이 혜택을 받았으면 좋겠다”며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환자들을 위해서라도 접근이 더 용이한 곳으로 이사하고 싶지만 그것보다도 많은 분들의 계속적인 봉사와 후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후원문의 : 670-443634-01-001 우리은행, 예금주 안산 빈센트 의원



◆ 안산 빈센트 의원은

사회복지 서비스 함께 제공

성 빈센트 드뽈 자비의 수녀회 유지재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안산 빈센트 의원은 2004년 7월 10일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사동에 무료복지의원으로 개설됐다. 이곳은 노숙자, 이주노동자 등 의료보험혜택을 받을 수 없는 계층은 물론 의료보험이 있어도 치료받기 어려운 극빈자들에게 무료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300여 명이 넘는 의료진과 봉사자들이 무료로 봉사하고 있으며, 의료적인 복지뿐 아니라 사회복지적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의원에서 할 수 없는 진료는 타 병원에 연계해 도움을 주고 있다.

수녀회 설립 4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안산 빈센트 의원은 1980년 소외지역을 위한 의료기관으로 시작됐다. 이후 수녀회 수련소로 사용하다가 지난 2004년 지역주민과 소외된 이웃을 위한 의료시설로 탈바꿈했다. 빈센트 성인의 뜻에 따라 가난한 이들을 위한 시설인 빈센트 의원은 (주)대덕전자와 많은 후원자, 자원봉



가톨릭신문  2011-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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