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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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 날 아름다운 만남] 원주교구 구곡본당 김영진 신부와 성불원 현각스님

서로 배려하고 웃으며 살아가는 게 종교간 화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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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로 배려하고 웃으며 살아가는 게 종교간 화합 아니겠어요."
현각 스님과 김영진 신부가 부처님 오신 날을 알리는 연등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 "서로 배려하고 웃으며 살아가는 게 종교간 화합 아니겠어요." 현각 스님과 김영진 신부가 부처님 오신 날을 알리는 연등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차(茶)가 들어 있는 다관(차를 우려내는 그릇)에 뜨거운 물을 붓는다. 다관이 적당히 달궈지자 은은한 차 향기가 방에 가득 퍼진다. 차와 물이 어울려 그윽한 향기를 발산한다.

 원주시 명륜동에 있는 조계종 성불원 주지 현각(玄覺) 스님과 원주교구 구곡본당 주임 김영진 신부의 만남에는 차와 물의 어울림에서 나는 은은한 향기가 느껴진다. 만남으로 향은 더해지지만, 고유한 색깔은 변함이 없다.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김영진 신부와 현각 스님의 아름다운 만남에 동행했다.

 현각 스님은 원주 명륜종합사회복지관 관장을 겸임하고 있다. 김영진 신부는 "현각 스님은 원주지역 사회복지 분야에서 많은 일을 하고 있다"며 "자신의 종교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스님이라 원주시민들로부터 많은 존경을 받고 있다"고 소개한다. 이날 만남은 김영진 신부가 부처님 오신 날을 축하하기 위해 성불원을 예방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 원주에서 `사람`을 위해 활동하는 두 성직자는 성당과 절을 왕래하며 아름다운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 원주에서 `사람`을 위해 활동하는 두 성직자는 성당과 절을 왕래하며 아름다운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김영진 신부(이하 김) : 먼저 부처님 오신 날을 축하합니다. 스님께서 지난 사순시기에 구곡성당에 찾아와 "눈에 보이는 것을 비우라"고 특강해 주신 게 신자들 신앙생활에 큰 도움이 됐으리라 생각합니다.

 현각 스님(이하 현) : 별 말씀을요. 이제 성불원과 구곡성당 연합바자도 슬슬 준비해야 겠네요(성불원과 구곡본당은 매년 이맘때쯤 연합바자를 열어 지역사회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김 신부님처럼 마음을 열고 타종교와 교류하는 분도 계시지만 그렇지 않은 분도 의외로 많습니다.

 몇 년 전, 평창 군내 종교인들이 축구대회를 계획한 적이 있어요. 어느 기자가 그 소식을 미리 알고 보도했더니, 전국에서 개신교 쪽으로 전화가 빗발쳤다고 합니다. "성직자를 하든가, 축구선수를 하든가 둘 중의 하나만 하라"고 말입니다. 그 바람에 개신교 쪽 분들은 다 빠지고 신부님들과 조용히 경기를 치뤘죠. 신부님 수가 많지 않아 축구대신 족구를 했지만 말입니다.

 김 : 상호 존중과 배려가 필요한데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전에 사목한 본당에서도 성당 뒤에 있는 사찰과 가깝게 지내는 편이었어요. 그 절터도 1940년대에 본당에서 떼준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각기 철학과 신념이 확실한 종교인들이 어울린다고 해서 고유 진리와 구원관이 희석되는 것은 아닙니다. 내 종교에 대한 믿음이 확실한 만큼,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는 문제될 게 없어요. 앞에서 사랑과 구원을 말하고, 돌아서서 배타적 자세를 고집하면 그야말로 `공염불`을 외우는 거 아니겠어요.

 현 : `존중과 배려`는 우리가 인식하는 `양보`보다 상위개념입니다.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는 다시 나에게 돌아옵니다. 나도 그만큼 넉넉해지고 존중을 받는 것이지요. 내 목전의 이익만 생각하면 멀리 볼 수 없습니다. 조금만 더 높이 올라가서 보면 시야가 확 달라지지요. 아래서 보는 시야는 좁을 수 밖에 없습니다.

 김 : 시간이 좀더 흐르면 어울리며 같이 걸어갈 수 있을 겁니다. 그리스도교 입장에서 보면 예수님은 천주교 신자만을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도 아니고, 개신교 신자만을 위해 돌아가신 것도 아닙니다. 세상 모두를 위해 목숨을 내어주신 것이지요. 모두를 사랑하고 포용한 것이 그분 삶의 길입니다. 그 뜻을 따르는 저희도 당연히 그래야겠지요.

 현 : 얼마 전, 한 종파 지도자가 일본 지진에 대해 `하느님을 이해하지 못해서 생긴 재앙`이라는 내용의 발언을 했는데, 그 정도 위치에 계신 분이 그렇게 말씀하는 것을 보고 화합의 길이 참으로 멀겠구나 하는 생각에 안타까웠습니다. 그런데 원래 우리가 만나면 이렇게 심각한



가톨릭평화신문  2011-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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