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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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꿈] (4) 장기 암 환자들에게 손 내미는 ‘마뗄암재단’

죽음 너머 부활의 길로 인도합니다, 가난하지만 정부지원 못 받는 장기 암 환자 돌봐, 작지만 큰 사랑의 손길로 삶에 대한 의지 북돋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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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은 이제 우리 사회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2009년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인구 70명 당 한 명이 최근 10년간 암을 앓았거나 현재 암 투병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암 환자가 늘어나는 것은 유전적 요인 외에도 스트레스, 발암물질에의 노출 등 환경·사회적 요인이라는 지적도 높다. 이는 ‘암’ 이 단순히 환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라는 것을 시사한다.

마뗄암재단(이사장 김미은 수녀·한국순교복자수녀회)은 오랜 암 투병으로 죽음의 문턱 앞에 서 있는 장기 암 투병 환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사랑을 전하고 있다. 작은 규모의 미약한 도움이지만 ‘암은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라고 외치는 목소리만큼은 큰 힘을 갖고 있다.



가장 미소한 형제

우리 주변에는 어려운 이웃이 많다. 그 중에는 기초생활수급 대상자가 아니라서 국가의 지원을 받지 못하지만, 대상자보다도 더 어려운 생활을 이어가는 이들이 많다.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채 하루하루 생계를 유지하기에도 급급한 이들에게 암 진단은 사형선고와도 다름없다.

72세의 A 할아버지는 10만 원짜리 월세 방에서 근근이 생명을 유지하던 중 위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항암치료를 받을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 건강보험료를 3년간 미납할 정도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세 번의 이혼 후 재혼한 네 번째 부인은 가출했고, 1남2녀의 자녀들과도 소식이 끊겨 A씨에게는 의지할 수 있는 가족조차 없다.

안와종양(눈물샘암)을 앓고 있는 B씨 역시 마찬가지다. 어린 시절 부모를 여읜 B씨는 16세부터 탄광 등을 전전하며 막일꾼으로 일했다. 결혼해 자녀도 두었지만 39세 되던 해 가진 재산을 모두 사기당한 충격으로 가출, 현재 가족과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이혼 후 딸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56세의 자궁암 환자 C씨 역시 같은 사정이다. C씨는 남편이 IMF 때 진 빚 때문에 10년 넘게 빚 독촉에 시달리다 결국 최근 합의 이혼했다. 하지만 신용불량자가 된 남편의 빚과 생계 부담은 고스란히 C씨의 책임이 됐다. 딸이 벌어오는 돈으로 근근이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터라 지속적인 항암 치료는 언감생심이다.

이들은 모두 사각지대에 놓인 차상위계층의 암 환자들이다. 기초생활수급대상자에서도 제외돼 국가적 지원을 받지 못하는 이들은 ‘완치율이 낮다’는 이유로 여러 재단의 사회적 지원 우선순위에서도 밀려나는 경우가 많다. 오랜 투병 생활과 경제고에 시달린 장기 암 환자들은 국가와 사회의 외면 속에 죽음 앞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사회사업팀 파트장 김연선 수녀 역시 어려움을 호소한다.

“장기 암 환자의 경우 5년 내에 가진 재산을 모두 치료비로 탕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은 완치율도 낮아 재단 등 사회적 지원을 받기도 어렵지요. 이들 중 많은 분들이 가족들에게 부담이 되기 싫다면서, 또는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치료를 포기합니다.”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마뗄암재단(Mater Cancer Foundation)은 A, B씨에게 각각 200만 원, C씨에게 150만 원을 지원해 희망을 전했다. 적은 액수지만 환자들에게 그 지원금은 삶에 대한 의지를 북돋우는 사랑의 손길이 된다.

마뗄암재단은 2005년 보건복지부 인가를 받아 설립됐다. 윤재동 수녀(한국순교복자수녀회)는 “암 환자 진료비와 암 관련 연구·교육·홍보, 호스피스 봉사지원과 가족상담 활동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한다”고 전한다.

“마뗄암재단은 의료혜택에서 소외돼 충분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암 환자들에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고자 설립됐습니다. 오랜 투병 생활로 인해 위기에 처한 가정이 가족 사랑을 회복해 정상적인 삶으로 되돌아 갈 수 있도록 돕는 사랑의 터전을 일구는 것이 목표예요.

마뗄암재단은 현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여의도성모병원, 대전성모병원, 부천성모병원, 대구 파티마병원, 제주 한라병원, 포항 성모병원, 부산 성모병원, 울산대학교병원 등 9개 병원과 협력을 맺고 암 환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또 인천 바오로병원과는 호스피스 컨설팅 협조관계를 맺고 있다. 더 이상의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 경우, 남은 생을 보다 편안하고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도록 돕고 하늘나라에 대한 새로운 희망으로 가족들과 더 깊은 사랑을 나눌 수 있도록 호스피스를 통해 지원하기위해서다. 윤 수녀는 “모든 것이 생명의 신비와 존엄성을 찾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죽음은 우리와 가깝게 있습니다. 하늘나라로 이끌어주는 친구같은 존재지요. 죽는 순간까지 인간의 존엄을 지킬 수 있도록 돕는 것, 더 많은 사랑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월 500만 원도 되지 않는 후원금으로는 재단 운영비조차 충당하기가 벅차지만, 재정을 담당하고 있는 김진영 수녀는 “후원자가 예수님이니 언제나 든든하다”며 웃는다.

“2006년부터 2011년 현재까지 57명의 암환자들에게 총 9000만 원을 지원했습니다. 100만 원에서 많게는 300만 원까지, 적은 금액이지만 되도록 더 많은 분들께 희망을 나눠드리기 위해 애쓰고 있어요.”

마뗄암재단이 전하고 있는 것은 ‘희망’이다. 그 희망은 삶에 대한 희망이기도 하고, 죽음으로써 다시 살아나는 부활에 대한 희망이기도 하다. 그 희망에는 ‘암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관심을 갖고 헤쳐 나가야 할 문제’라는 강한 메시지도 담겨 있다.

“마뗄암재단은 생명을 꿈 꿉니다. 그리고 죽음 너머의 부활을 꿈 꿉니다. 가장 미소한 형제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고 있는 마뗄암재단이 여러분의 따뜻한 사랑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후원계좌 1005-400-984764 우리은행, 예금주 마뗄암재단, 02)722-6793


 
▲ 마뗄암재단 윤재동(왼쪽에서 세번째), 김진영 수녀(맨 왼쪽)가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현판식에 앞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마뗄암재단은 인천성모병원과 2005년 협력관계를 맺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1-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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