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
기획특집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성모성월 기획] 우리 시대의 어머니 - 어린이들의 어머니 주일학교 교사 경력 15년차 유미애씨

“아이들을 사랑하니 봉사도 행복해요”, 15년 동안 군종교구 국군중앙본당서 활동, 가족 지원·엄마처럼 따르는 학생들 “큰 힘”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 애정 담긴 그의 가르침에 아이들은 성당에 도착하면 언제나 유미애 씨를 먼저 찾는다.
 

한 남자의 아내이자 두 자녀의 엄마 유미애(모니카·50) 씨의 또 다른 이름은 ‘선생님’이다. 벌써 약 15년째 군종교구 국군중앙본당에서 선생님이라 불리고 있다.

매주 토, 일요일 주일학교 교리교사로 봉사한다. 아니 봉사라는 말로는 부족하다. 투신한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 모르겠다. 실제로 그의 스케줄을 보면 한 달의 반 이상이 주일학교와 교회 일이다. 머릿속은 어딜 가나 주일학교 생각뿐이다.

마음은 마음으로 통하는 법. 주일학교를 생활의 일부로 여길 정도로 열심이다 보니, 아이들도 성당에 도착하면 유씨를 먼저 찾는다. 쪼르르 달려와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재잘거린다. 유씨는 그런 아이들이 ‘내 새끼’ 처럼 귀엽고 사랑스럽다.

이렇게 긴 세월동안 교리교사를 하게 될 줄은 그 자신도 몰랐다고 고백했다. 1996년 군종교구 교리경시대회에 참가, 수상하게 된 것을 계기로 교리교사를 시작했다. 본당 수녀의 간곡한 부탁이 마음을 움직였다. 그는 1년 정도 평교사로 봉사했지만 이후는 쭉 교감이라는 직분으로 교사활동을 하고 있다. 평교사도 힘들지만 주일학교 전체를 총괄하는 교감 역시 보통 일은 아니었다. 게다가 5~6년 전에는 존폐위기에 처해 있었던 중고등부 주일학교 교감까지 맡았다. 당시 큰 아들 김민호 군이 고등학생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고등부도 맡았다. 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생 엄마로서는 역행하는 선택이었다.

“일을 줄여야 할 판에 오히려 늘리니 사람들이 고등학생을 둔 엄마가 맞나 생각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제가 할 일은 다 했어요. 가정이나 교회, 모두에 충실했습니다. 그리고 중고등부 학생들도 내가 데리고 있던 애들인데, 당연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최근에도 일을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직함 하나를 더 얻었다. 서울대교구 1지구 월례교육 강사를 병행한 것이 벌써 2년째다. 그의 설명처럼 주일학교는 삶의 일부다. 집안일에 교회 봉사까지, 한때는 하루에 3~4시간밖에 잠을 못잔 적도 있다. 물론 몸은 바빠졌다. 하지만 그만큼 찾아오는 기쁨도 컸다.

그의 교리교사 생활에 가족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다. 남편과 두 아들들은 엄마가 하는 모든 일을 인정해주고 이해해줬다. 특히나 남편은 본당 교육분과 감사를 맡아가면서 아내를 외조했다. “교사의 기도에 ‘천국에서 별처럼 빛나리라’는 부분이 있잖아요. 아마 제가 천국에 가게 되면 다 저희 가족 덕분일 거예요. 주변의 도움 없이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이잖아요.”

오랫동안 많은 일을 하면서도 지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자신을 지탱하며 여기까지 왔다. 바로 ‘엄마의 마음’이다. 교리교사로서 경력이 쌓일수록 엄마의 마음도 커진다. 이제는 학생이 아니라 내 자식 같은 느낌이 더 많다. 아이들을 대할 때도 그 마음은 바로 드러난다. 꾸짖을 때는 엄하게, 달래줄 때는 확실하게 달래주는 것이 그의 행동철칙이다. 보람도 많다. 특히 초등부와 중고등부 교감을 겸직하다 보니 아이들이 성장해가는 것을 바로 곁에서 볼 수 있다.

“신체적으로 성장하는 것뿐 아니라 신앙적으로 성숙해가는 모습을 보면 뿌듯해요. 학생들이 커서 교리교사 하겠다고 찾아오면 너무 예쁘죠.”

매년 스승의 날 아이들이 쓴 편지도 그에게는 활력소다. 마냥 애 같은 학생들이 ‘선생님 같은 교리교사가 되고 싶다’라고 말하면, 교사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또 갑자기 다가와 와락 포옹해주는 아이들이 있기에 힘이 난다.

“아이들을 내 새끼, 내 강아지라고 불러요. 다 내 새끼 같은 거 있죠. 하느님이 저희에게 맡기신 어린양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애정이 담긴 마음을 아이들도 아는지 예쁘게 행동하더라고요. 그럴 때면 교리교사로서 보람되죠.”

또 아이들을 통해 가정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 교사로서의 정체성을 찾는다. “아이들이 워낙 열심히 하니깐 냉담하던 부모님, 신자가 아니던 부모님이 성당에 나오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래서 교사들에게 우리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항상 말해주고 있어요.”

유씨에게는 학생들 외에 또 다른 자녀들이 있다. 함께하는 주일학교 교사들이다. 본당 교리교사가 많지 않지만 다들 열심히 하는 모습이 ‘내 자식’처럼 예쁘다. 실제로 불과 몇 개월 전에는 아들 민호 군이 중고등부 교사로 제 몫을 해줘 든든했다. 지금은 군대에 있지만 그곳에서도 주일학교만 걱정하는 아들을 보면 웃음이 나온다.

“청년 교사와의 화합도 중요하죠. 자모교사라고 너무 권위적인 모습만 내세울 게 아니라, 권위는 있되 항상 열린 마음으로 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15년차지만 그는 ‘고인 물’이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지구 행사는 물론 교육에 꼭 참석한다. 몇 해 전부터는 방송 댄스를 배우고 있는데, 이것도 주일학교 때문이다.

“방송 댄스 배워서 행사 때마다 학생들에게 가르쳐주고 잘 써먹고 있죠. 늘 노력해야 해요. 자신을 돌아보고 변하는 아이들에게 눈높이를 맞출 줄 알아야죠. 하지만 무엇보다도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성모님이 아들 예수님을 사랑한 것처럼 말이에요.”

유씨는 올해 지천명이다. 열린 마음으로 아이들과 함께하다 보니 외모는 30대라고 해도 믿을 정도다. 그에게 언제까지 주일학교 교리교사로서 봉사를 하고 싶은지 물었다. “남편이 얼마 전에 이제는 그만둬야하지 않겠냐고 말하더라고요. 언제까지 해야겠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하는데까지 하고 그 와중에 최선을 다할 거예요. 교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 학생들, 교리교사들과 함께하는 유미애 씨.
 <



가톨릭신문  2011-05-29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7. 3

마태 10장 22절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