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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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주일 특집] 2011년 한국, 한국교회의 청소년

성당 다니면 공부에 오히려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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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에서 청소년을 만나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서울대교구 청소년사목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주일학교에 다니는 중ㆍ고등학생 신자는 10명 중 1명에 불과하다.

 청소년 사목자들은 청소년들이 성당을 멀리하는 이유로 `입시 위주 교육`을 가장 많이 꼽는다. `좋은 대학 진학`이 인생 목표가 돼버린 청소년들과 그들의 부모들에게 성당은 공부할 시간을 빼앗는 곳으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또 `성당이 청소년들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청소년주일(29일)을 맞아 황주현(베로니카, 중3)양과 김기문(루치오, 고1)군을 만나 청소년들의 하루를 들여다봤다. 또 신앙생활의 의미를 물었다. 


 
▲ 김기문군은 "청소년 신앙생활에 절대적 영향을 끼치는 사람은 부모님"이라며 "부모님이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시면서 모범을 보이면 자녀들은 여간해서 성당을 멀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침 6시 50분 기상, 7시 50분까지 등교, 정규 수업이 끝난 오후 4시 10분부터 보충수업, 6시 30분 학교를 출발해 7시 10분 학원 도착, 밤 10시에 학원을 마치고 10시 40분 귀가, 씻고 학교 숙제 끝내면 자정이 넘은 12시 30분. 취침, 다시 아침 6시 50분 기상….
 
 김기문(루치오, 16)군이 지난 3월 수원 수일고등학교에 입학한 후 살아온 하루다. 중학생 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토요일에는 학교 수업을 마치고 오후 4시에 학원에 가서 자율학습을 하고 밤 10시에 집에 돌아오고, 일요일에는 오전에 잠깐 쉬고 오후 1시에 학원에 가 자율학습을 하다가 밤 9시가 돼서야 집에 돌아온다.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 과목은 틈틈이 과외로 보충한다.

 김군은 명절 연휴를 제외하고 1년 내내 공부의 그늘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다. 김군만 유별났던 것일까. 김군은 "아예 공부를 포기한 친구라면 모를까, 대부분 친구들이 나와 비슷하게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단언했다.

 "너희가 나중에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또 성공하려면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 좋은 대학을 가야 목표를 이루기가 수월하다. 학생 때는 다른 활동은 포기하고 공부에만 집중하자!"

 김군이 학교와 학원에서 선생님들에게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말이다. 당연히 공부 외에 다른 활동은 `대학 합격 후`로 미뤄야 한다. 김군은 그래도 꾸준히 신앙생활을 했다.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는 부모님 영향이 컸다.

 "부모님은 제가 어렸을 때부터 `공부도 중요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미사 참례는 거르지 말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런 부모님도 제가 주일에 학원을 안 가고 청소년미사 참례해서 전례를 한다니까 `다른 미사에 참례하고 학원에 가라`고 하셨죠. 그래도 제가 고집을 꺾지 않아서 주일에 청소년미사는 참례할 수 있었어요. 성당에서 살다시피 하시는 우리 부모님도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다른 친구들 부모님은 오죽하시겠어요."

 김군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10가 채 되지 않는 중ㆍ고등부 학생들의 저조한 주일학교 출석률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됐다. 대학진학을 최우선 목표로 하는 청소년들에게 신앙생활은 일주일 중 유일하게 쉴 수 있는 날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 어찌 보면 버거운 활동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군은 1개월 전, 초등학교 6학년 겨울방학 때부터 3년 6개월 동안 쉬지 않고 다녔던 학원을 그만뒀다.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다. 김군은 "학원을 그만둬서 조금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게 사실이지만 한 번 혼자 해보려고 한다"면서도 "성적이 떨어지면 다시 다닐 것"이라고 말했다.

 김군은 "다른 친구들이 `성당은 재미없고, 쉬는 시간을 빼앗기는 곳`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성당을 다니면서 얻는 것이 훨씬 많다"고 힘주어 말했다.

 "학교보다 성당에 좋은 형ㆍ누나ㆍ동생들이 훨씬 많아요. 부서활동도 재미있고요. 그리고 부모님들이 `공부` 걱정을 많이 하시는데 성당에 공부 잘 하는 친구들이 상당히 많은 편이에요. 성당에 오면 스트레스가 많이 풀리니까 공부에 오히려 도움이 되면 됐지 절대 방해는 안 돼요. 성당 다니면 공부할 시간이 줄어든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해요. 저는 고3이 돼도 전례부 활동을 할 거예요."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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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1-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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