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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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환경의 날 특집] - 소박한 삶

자연 순리 따르는 단순한 삶, 지구도 사람도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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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복 네 벌로 검소한 삶 사는 사제, 입지 않는 옷 나눠 환경 보호하는 본당
직접 키운 채소로 채식 식단 실천하는 가족, 생태적 삶은 자연과 벗하는 삶
성당, 수도회 친환경 시스템 도입 앞장 `비움의 삶` 실천은 지구 살리는 길



 정 바오로(52)씨는 요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예년보다 부쩍 늘어난 연료비 때문이다. 그는 매일 출퇴근 때 자신의 승용차를 이용하는데,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연료통을 가득 채우는 데 7~8만 원이면 충분했던 기름값이 요즘은 12만 원이 훌쩍 넘는다. 갈수록 오르는 유가 때문에 조금 불편하더라도 대중교통을 이용할까 고민하고 있다.

 홀몸노인인 김씨(78)는 지난 겨울 전기요금 고지서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하루 8시간을 사용해도 월 전기요금이 4900원이라는 TV 광고를 보고 전기난로를 샀는데, 전기 요금이 50만 원이 넘게 나왔던 것. 광고를 철석같이 믿었는데, 광고는 전기에 누진요금제가 적용된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누진요금제는 1~6단계로 나뉘며, 최대 11.7배까지 요금 차이가 난다. 전기요금을 줄이려 난로를 샀던 김씨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을 맞았다.

 이들 사연은 모두 석유 문명 시대에 사는 우리 현실에서 발생한 문제들이다. 환경의 날(5일)을 맞아 과다한 에너지 및 자원 사용을 반성하면서 그 대안으로 지구를 살리는 `소박한 삶`에 대해 살펴본다.



 
▲ 얼음 위에서 잠든 북국곰 어미와 새끼.
지구 온난화가 지속돼 남극과 북극의 얼음이 모두 녹아내리면 북극곰을 보지 못하게 될 지도 모른다. CNS자료사진
 


#어떻게 입을 것인가?

 
서울대교구 원로사목자인 모 신부는 신자들 사이에서 `단벌 사제`로 통한다. 미사 때 입는 제의야 전례력에 따라 모두 갖췄지만, 평소 입는 양복은 여름용과 겨울용 각각 2벌씩 뿐이다. 같은 색 같은 무늬라 신자들은 옷이 한 벌만 있는 줄 안다. 현재 입는 양복 아닌 또 다른 한 벌은 세탁 때 바꿔 입을 여분의 옷이다.
 
 그 신부는 평소에 "청빈하고 검소하게 살아야 할 사제가 양복 네 벌이면 충분하지 다른 옷이 무슨 필요가 있느냐, 네 벌이면 평생을 지낼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입지 않는 옷과 사각 보자기로 사랑나눔 및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본당이 있다. 서울 수유1동본당 생명환경분과(분과장 진영숙)는 신자들에게 `남는 옷이 있으면 성당에 가져오라`고 요청한다. 필요 없는 옷과 안 입는 옷 등을 모았다가 외국인노동자 쉼터 등과 같이 꼭 필요한 곳에 전하기 위해서다.
 
 본당은 또 신자들에게 집집에 한두 장씩은 있는 보자기를 기증받는다. 이렇게 모은 보자기는 본당 매장에서 친환경 먹을거리와 생활용품을 판매할 때 비닐봉지 대신 사용한다. 보자기로 예쁘게 묶어 선물하듯 상품을 판매하면, 파는 사람이나 사는 사람이나 모두 즐겁다. 덤으로 환경도 보호하니 일석이조다.
 
 천연염색 옷을 입는 것으로도 환경을 보호하고 아토피 피부염 등을 예방할 수 있다. 대규모로 생산하는 기성복은 화학염료로 염색하는 데 반해 천연염색 옷은 자초와 쪽, 홍화 등에서 채취한 천연염료로 염색한다. 가격은 비싼 편이지만 가공시 염색 폐수를 발생시키지 않고 대기를 오염시키지 않는 데다 표백제 등을 쓰지 않아 피부병에도 효과가 있다.
 

 
▲ 이순미(아녜스)씨가 집에서 기르는 채소들.
이씨는 단독주택 뒷마당 등에서 상추와 치커리 등 채소를 직접 재배한다. 사진제공=이순미씨
 
 
#무엇을 먹을 것인가?

 
재속 프란치스코회 회원인 이순미(아녜스, 52)씨는 마당 딸린 단독주택에 산다. 그의 집 마당에는 상추와 고추, 치커리 등 다섯 종류의 푸성귀가 자란다. 가족들은 그가 키운 채소를 위주로 반찬을 해먹는 `채식 가족`이다.
 
 한창 고기를 좋아할 27ㆍ29살 두 아들도 가능한 한 식사시간에 맞춰 귀가해 채소 반찬을 먹는다. 두 아들은 어릴 때부터 햄버거와 라면 등 인스턴트식품은 거의 입에 대지 않았다. 학창 시절 내내 엄마표 도시락을 먹었고, 라면을 먹으면 1000원씩 벌금을 물었을 정도다.
 
 이씨는 그 밖의 음식재료는 도농 직거래를 통해서나 하늘땅물벗에서 판매하는 친환경 유기농 제품으로 산다. 가톨릭 농민이 길러 믿을 수 있는 유기농 식품을 선택하는 것이다. 음식은 되도록 조금씩 마련해 남김 없이 먹는다. 설거지할 때는 쌀뜨물에 EM(유용미생물) 용액을



가톨릭평화신문  2011-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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