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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에세이] 주님께서 맺어주신 소중한 인연 / 김장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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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라 자매와의 인연은 십 수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교사들 틈에 끼어 초등부 여름 신앙학교 마무리 캠프파이어 준비에 한창일 즈음 주임 신부님께서 나를 눈여겨보신 모양이었다. 몇 주 후 교리실로 부르셨다.
“공동체 발전을 위해 꼭 저와 함께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이렇게 봉사는 시작되었고 안젤라 자매와의 만남도 시작되었다. 안젤라 자매는 외국어 및 다양한 세계문화에 관심이 많은 글로벌한 아름다운 청년이었다. 가끔 회합, 행사 후 뒤풀이 모임을 통해 개인사를 알게 되었다.

어느 날 불현듯 해외로 떠났던 그는 다시 돌아와 본당에서의 혼배성사 소식을 알렸다. 해외연수 중 인연이 닿은 공학도와의 결혼이었다. 결혼식 후 다시 홀연히 떠난 안젤라 자매는 여름휴가에 맞춰 매년 한국에 왔고 성당에 오는 날엔 먼발치에서 눈인사로 안부를 대신하였다. 해를 거듭하면서 아이들을 하나 둘 안고 성당에 오는 모습을 보였다. 본당 신부님과 수녀님은 대견하고 사랑스러운 마음에 사랑을 듬뿍 주시곤 하였다.

그의 아이들도 성장하여 초등학생이 되었다. 신부님께서 세례의 필요성을 말씀하셨고, 마침내 세례·첫영성체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동료 어린이들과 예쁜 ‘기도 손’을 하고, 때론 옆 친구와 소곤거리며 미사에 임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나로서는 잠시 분심 중에 미소가 일곤 하였다. 그리고 몇 주가 지났을까! 안젤라 자매는 내게 “아이들 신앙의 멘토가 되어달라”고 했다.

세상에 나옴, 부모·형제와의 만남, 하는 일, 만나는 사람, 하물며 세상 미물과의 만남도 주님께서 허락하신 인연이라 생각한다. 바로 지난달 하늘(티모테오)이와 예슬(마리스텔라)의 세례 및 첫영성체 예식이 교중미사 안에서 많은 교우들의 축복 속에 잘 마무리되었다.

안젤라 자매 가정의 앞으로의 여정은 솔직히 나는 잘 알지 못한다. 그것은 본인의 몫일 수밖에 없다. 신앙인으로서 주님의 가르침에 충실히 따르고 늘 기도하며, 성사 생활을 통해 주님과 일치를 이루는 삶을 살아가기를 대부모로서 간절히 기도드리고,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모범을 닮고 살아갈 용기와 지혜를 청할 수밖에….

오직 바람이 있다면 건강하게 성장하여 성소의 꿈도 키우고, 자매처럼 넓은 세상 속에서 주님의 사랑과 가르침을 잘 체험하고, 어머니 나라에서 신앙 선조들의 삶을 본받아 어엿한 신앙인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길 바랄 뿐!

김장희 베드로
제2대리구 아미동본당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2-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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