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 예수의 제자 수녀회 수녀들은 성체·사제직·전례 안에 살아 계신 예수님께 대한 사랑으로 세 가지 사도직을 수행한다. 제자 수녀들의 중심이자 첫 번째 사도직은 성체 사도직이다. 성체의 사도, 감실의 등불이라 불리는 이들은 순번제로 24시간 매일 성체 앞을 지킨다. 인류를 위한 중재자이신 성모님의 마음으로 푸른 망토를 입고 매일 성체조배를 하며 교회와 세상을 위해 기도한다.
둘째, 전례 사도직이다. 제자 수녀들은 전례와 예술을 통해 복음화에 봉사한다. 전례 안에 살아계신 예수님을 향한 사랑으로 미사 전례가 아름답게 거행되도록 전례 교육, 전례 예복, 전례 음악, 전례 용품을 제작한다. 이콘이나 조각 등 성미술품도 만든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있는 본원과 명동 가톨릭회관, 대구·광주·부산에 있는 전례사도직센터를 방문하면 제자 수녀들의 정성이 깃든 전례용품을 만날 수 있다. 성당 건축 설계 디자인 등 성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제자 수녀회는 서울대교구 건축사사무소도 맡아 봉사하고 있다.
셋째, 사제직에 봉사하는 사도직이다. 이는 성모님의 삶처럼 교회 안에 감춰진 제자 수녀의 사명이다. 지극히 거룩한 마리아의 정신으로 직무 사제들의 사명에 참여하는 제자 수녀들은 첫 서원을 할 때 ‘마리아’라는 이름을 받고, 수도명 앞에 붙인다. 성모님과 같은 정신과 마음으로 사제들을 동반하며 살겠다는 의미다. 이 정신으로 제자 수녀들은 매주 금요일마다 사제성소와 사제들이 항구하고 충실하게 살도록 온종일 기도한다. 또 원로 사제와 병에 걸린 사제들이 주님의 영원한 부르심을 받기까지 사제의 품위를 지키며 살도록 동반하며, 도움이 필요한 모든 사제를 직간접으로 돕고 함께 기도한다. 현재 서울대교구 원로 사제 숙소 최양업관에서 봉사하며, 여주 피정의 집에 사제들을 위한 집을 마련해 휴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제자 수녀들은 특히 예수님의 옷을 직접 준비하셨던 성모님의 마음으로 사제들의 옷을 제작한다. 한 땀 한 땀 수를 놓고, 바느질하며 만드는 옷이 모든 악의 유혹을 막아주는 갑옷이 되고, 죽을 때 입는 수의가 될 수 있기를 기도하며 숨은 희생을 바친다.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기간에는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 미사,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 전례를 위해 신부·주교·추기경·교황용 제의와 영대를 각 2206벌 제작하며 봉사했다.
1965년 한국에 진출해 60주년을 바라보는 제자 수녀회는 서울, 대구, 광주, 부산, 여주 등에 분원이 있고, 133명이 수도가족을 이루고 있다. 제자 수녀회는 창립 100주년을 맞아 지난해 11월 21일부터 2024년 2월 10일까지 특별 희년 기간을 보내며 전 회원 내적 고무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염지유 기자 gu@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