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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예수의 작은 형제회(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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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샤를 드 푸코 신부는 생전 홀로 자신의 영성을 살아갔지만, 성인의 선종 이후 수많은 이들이 성인의 영성을 따랐다. 예수의 작은 형제회는 성인의 영성, 바로 나자렛 예수님의 삶을 따라 살아간다.

성인의 영성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나자렛 예수님’이다. 예수님이 사람의 모습으로, 유다인의 모습으로 나자렛의 사람들과 똑같은 눈높이에서 그들을 이해하고 만난 것. 성인은 그 영성을 사막에서 가난한 무슬림 원주민들 안에서 실현해나갔다. 이 영성은 당시 유럽인들이 식민지를 만들며 선교했던 방식과는 전혀 다른 접근이었다.

그러나 성인은 단순히 무슬림들과 동화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원주민들에게 직접적으로 교리를 가르친 것은 아니었지만, 말과 행동으로 모범을 보이며 그들에게 존경을 받았다. 그 영성은 바로 성체조배와 미사를 중심으로 일상을 살아가면서 자기 자신이 성체가 되도록, 원주민에게 양식이 되도록 했다.

1916년 성인은 선종했지만, 이런 성인의 영성은 세계 많은 이들에게 전해졌다. 성인이 선종한지 16년이 흐른 1933년 파리 신학교를 갓 졸업한 5명의 신부들은 ‘예수의 작은 형제회’를 만들었다. 그들은 파리 몽파르나스 언덕 예수성심대성당에서 첫 미사를 봉헌하고, 성인의 발자취를 따라 알제리 엘아비옷에 정착해 수도생활을 시작했다.

1899년 성인이 작성한 「회헌규칙 초안」이 그들의 길잡이가 됐다. 5명의 사제들은 예수님의 나자렛 삶을 따르고, 오랜 시간 성체조배를 했으며, 찾아오는 방문객들, 원주민들과 일상을 나누며 형제적 우정을 실현했다. 성인만이 살아냈던 새로운 형태의 생활이 공동체 생활, 수도회로서 형성된 것이다.

수도회가 추구하는 ‘나자렛 예수님의 삶’은 형제적 친교 안에서 성체성사를 통한 그리스도의 경배와 관상생활을 하는 삶이다. 특히 복음적 가난의 실천, 육체적 노동과 가난한 이들의 사회적 조건에 실제적으로 동참하면서 ‘나자렛 예수님의 삶’을 닮아간다.

수도회는 2~3명 수도자들이 형제집이라 불리는 작은 공동체를 이루면서 나자렛 성모님과 함께 신비체인 교회의 사명에 결합한다. 수도회는 무엇보다 수도자들이 가난한 이들을 복음화시키기보다 가난한 이들을 통해서 수도자들이 복음화 된다고 고백한다.

수도회의 영성은 사막에만 머물지 않았다. 알제리 엘아비옷의 수도원은 사막생활과 기도생활로 수도자들의 수련소가 됐고, 이 수도자들은 유럽과 중동지방을 시작으로 라틴아메리카와 북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세계 곳곳에 퍼져나갔다. 그때마다 그 지역의 ‘나자렛 삶’으로 자리잡아갔다. 수도자들은 탄광의 광부가, 농촌의 농부가, 어촌의 어부가, 상선의 선원이, 화물트럭 기사가, 서커스단의 잡부가, 윤락가 식당 청소부가 됐고, 집시들과 유랑생활을 하는 등 다양한 모습의 나자렛 삶을 보여줬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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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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