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앞에 나와서 봉사하게 하시니 감사할 따름이죠.”
구역장과 지역장을 거쳐 제2대리구 분당성요한본당 소공동체위원장으로 봉사하고 있는 변지영(프란체스카)씨는 “주님에게 받은 것을 봉사를 통해서나마 베풀 수 있어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힘든 시기, 본당 공동체가 손을 잡아준 기억은 그가 교회를 위해 봉사할 것을 다짐한 계기가 됐다. “16년 전 사고로 아들을 잃었어요. 성당 근처 도로에서 벌어진 일이었죠. 같이 손잡고 새벽미사를 다니곤 했던 착한 아들을 데려가신 하느님이 그때는 참 원망스러웠습니다.”
마음을 추스를 겨를이 없는 그에게 본당 신자들은 긴말을 하지 않았다. 아들의 장례식에서 끊이지 않고 기도를 드려줬고, 전국 곳곳에 있는 기도모임을 찾아 변 위원장과 동행했다.
“너무 힘들었는데 신자들 덕분에, 신앙 덕분에 정신을 차릴 수 있었어요. 너무 감사하고 위로가 됐죠. 그분들에게 받은 것을 다 돌려드리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아들이 떠올라 평소에 가던 길을 두고, 멀리 돌아 성당에 갔던 시간들. 변 위원장은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자 매일미사 참례를 시작했고, 구역장으로 신자들이 신앙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왔다. 구역장과 지역장을 거쳐 지난해 11월 소공동체위원장에 임명된 그는 본당에서 열린 의미있는 행사를 마무리했다.
“코로나19로 소공동체 대면활동이 어려운 시기에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도움을 주고 신앙의 끈을 이어가기 위한 복음화 활동으로, 매일미사 말씀 묵상 챌린지를 작년 11개월간 진행했어요. 그날의 「매일미사」를 읽고 쓰며 말씀을 묵상하고 성공한 교우들은 매달 1000원 이상 봉헌하는 챌린지였죠. 저는 위원장으로 막바지에 합류했지만 신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챌린지 결과물을 효과적으로 전시하는 일에 주력했습니다.”
챌린지는 성황리에 끝났고 감사 봉헌금 1000만 원을 모아 해외선교지에 기부할 수 있었다. 변 위원장이 챌린지를 통해 얻은 것은 봉헌금뿐만 아니라 신자들 간의 단단해진 결속력이었다.
“매일 빼놓지 않고 복음을 읽고 묵상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예요. 매일 아침에 자료를 정리해 신자들에게 보낸 구역장님들과 이를 잘 따라와 준 신자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죠. 코로나19로 몸은 성당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었지만 우리본당 신자들의 신앙은 성당과 더욱 가까워졌습니다.”
분당성요한본당 신자 1만5000여 명을 아우르는 소공동체위원장으로 몸은 바빠졌지만 변씨의 행복은 더욱 커졌다. “위원장이 되고나서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신경 써서 둘러보게 되고 기도도 많이 하게 됐어요. 올해는 냉담 교우들이 다시 주님을 찬미하며 기쁘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서 신앙 안에서 하나되는 공동체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싶습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