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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음화국 위원회 탐방] (7) 교정사목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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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죄인’이라는 단어가 떠오르기 일쑤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고 벌을 받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은 그들에게 하느님이 말씀하신 사랑과 용서를 실천해야 하는지 쉽게 판단이 서지 않을 수 있다. 교구 교정사목위원회는 죄인이라 손가락질 받으며 누구도 관심 갖지 않는 이들과 동행하고 있다. 아벨을 죽인 카인의 죄를 물으면서도 보호해주셨던 하느님의 모습은 그들이 ‘죄인’이라 불리는 이들과 동행하는 이유가 됐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소외받는 교도소 수용자들을 위해 사목하고 있는 교정사목위원회를 방문했다.


교구 교정사목위원회는 1997년 1월 문을 열었다. 26년 전, 교정사목 전담 사제가 부임한 이후 꾸준히 교구 내 교도소에서는 미사가 거행되고 있다. 교구 교정사목위원회가 담당하는 교정시설은 안양·여주교도소와 화성직업훈련교도소, 수원구치소, 평택구치소, 소망교도소, 정신여자중고등학교(구 안양소년원) 등 7곳이다. 교구 교정사목위원회 위원장 김지훈(십자가의 요한) 신부는 “규모가 큰 안양교도소의 경우 교정사목 전담 사제가 없었던 1960년대 초부터 인근 본당 사제가 가서 미사도 주례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수용자들을 후원하며 교정사목의 역할도 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재 교정사목위원회가 사목하는 수용자는 8000여 명. 위원회 안에는 위원장·부위원장 신부, 수녀와 사무원을 비롯해 180여 명의 그루터기 봉사자가 활동하고 있다. 각 교도소에 외부인이 출입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된 상황에서 복음 말씀을 전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이들이 바로 봉사자다. 두 명의 사제가 매주 미사를 주례하고 성사를 주는 데도 빠듯한 가운데 봉사자들은 각 교도소와 구치소에서 기도모임, 말씀 나눔을 주관하며 수용자들의 교화에 힘쓰고 있다.

김 신부는 “봉사자들은 미사전례를 돕고 자매상담(기도모임)을 주관할 뿐 아니라 레지오, 성가대, 예비자교리 등을 담당하고 있다”라며 “수용자들과 가깝게 만나 복음 말씀을 전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분들이 봉사자들이다”라고 말했다.

수용자들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위원회의 몫이다. 교도소에서 지급하는 생필품 이외에 부족한 것들을 공동으로 구매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수용자들을 돕고 있다.

김 신부는 “공동생활을 하는 특성상 생필품을 같이 사는 데 돈을 내지 못하면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교도소와 논의해 매달 불우수용자를 선발해 적은 돈이라도 지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교도소 안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자매상담팀이다. 그 주의 복음 말씀을 함께 읽고 나누는 일을 주관하고 있는 자매상담팀은 물질로 채울 수 없는 영적인 안정을 수용자들에게 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교구 교정사목위원회만의 특별한 활동도 눈에 띈다. 본당에서 하고 있는 구역장 제도를 교도소로 가져온 것이다. 정해진 시간 이외에는 사제나 봉사자가 수용자를 만날 수 없는 단점을 개선하고자 수용자가 구역장을 맡아 관리하는 것이다. “교도소의 건물 별로, 혹은 노동시설 별로 구역을 나눠 구역장이 그 곳에 소속된 수용자들을 관리하고 있다”라며 “현재 30명의 구역장이 활동하면서 신앙을 전하는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교도소 안에 들어와 사목을 하면서 두 신부는 하느님의 말씀을 더욱 깊이 새길 수 있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김 신부는 “교정사목위원회에서 사목하기 전에는 교도소는 흉악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들어온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만나보니 자신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어려운 현실 때문에, 의도하지 않게 범죄자가 된 분들도 적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가족도 떠나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워진 상황에서 아무것도 없이 세상으로 나와야 하는 이들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소외된 이들이며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이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교구 교정사목위원회 부위원장 유정수(루카) 신부는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내가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었으며, 내가 나그네였을 때에 따뜻이 맞아들였다. 또 내가 헐벗었을 때에 입을 것을 주었고, 내가 병들었을 때에 돌보아 주었으며, 내가 감옥에 있을 때에 찾아 주었다’(마태 25,35-36)는 복음 말씀을 소개했다.

유 신부는 “예수님은 이 말씀과 함께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라고 하신다”며 “모두가 혐오하고 폄하하는 이들을 기꺼이 찾아가는 것이 신앙인의 역할이라는 것을 복음은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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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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