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 설정 60주년 기념 어린이 성경잔치가 5월 21일 효명중·고등학교 교정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제2대리구 청소년1국(국장 서용운 미카엘 신부)이 주관한 이날 어린이 성경잔치는 교구 설정 60주년을 맞아 어린이들이 말씀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과 일치를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한 행사다.
이번 어린이 성경잔치는 제1·2대리구 내 본당 초등부 어린이만도 1000여 명이 참석하고, 각 본당 인솔자 300여 명, 봉사자 110여 명이 참여하는 뜨거운 호응을 보였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제2대리구 본당을 대상으로 열렸던 어린이 성경잔치에 참석한 어린이의 3배 가까운 수가 함께했다. 덕분에 행사가 열린 효명중·고 교정 전체가 어린이들의 발걸음으로 북적였다.
성경 골든벨로 열기 후끈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를 주제로 열린 이번 어린이 성경잔치의 백미는 성경 골든벨이었다.
청소년1국은 어린이들이 성경을 공부하면서 미사전례에도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올해 전례인 ‘가해’에 해당하는 마태오복음서를 중심으로 성경 골든벨을 준비했다. 어린이들이 행사 전에 공부할 수 있도록 예상문제집도 제작해 지난 2월부터 각 본당에 배포했다.
성경 골든벨은 OX퀴즈를 통한 예선을 거쳐 주관식 문제를 푸는 본선으로 이어졌다. 예선을 마치고 본선에 오른 어린이들은 본선 경기가 열리기 전까지 예상문제집을 함께 공부하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성경 골든벨 최종 우승은 성령은(로사리아·11·제2대리구 퇴촌본당)양이 차지했다. 골든벨을 울린 령은양은 “집에서도 공부하면서 골든벨을 준비했다”면서 소감을 밝혔다.
이날 본선에 참가한 김태령(마르코·11·제2대리구 인덕원본당)군은 “골든벨을 준비하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막상 골든벨에 참여하니 뿌듯하고 즐겁다”며 “전에는 성경이 따분하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제는 재미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린이들 마음 사로잡은 부스 체험과 즐길 거리
이날 어린이 성경잔치는 무엇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날 행사장 곳곳에는 성경말씀으로 퍼즐을 풀어나가는 ‘말씀놀이’, 성 김대건(안드레아) 신부의 생애가 담긴 ‘김대건 카드놀이’, 평소 잊고 지냈던 기도문을 다시 외워보는 ‘기도 외우기’ 등 우리 신앙을 흥미롭게 접근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신앙 프로그램만이 아니라 노화로 거동과 감각이 불편한 노인들의 어려움을 체험해보는 ‘노인체험’, ‘노인 시청각체험’을 비롯해, 장애인들에 관한 인식을 개선하는 ‘장애 이해 퀴즈’, 기후위기를 알고 잘 대처하는 법을 배우는 ‘생태환경체험’ 등 신앙인으로서 이웃과 생태계를 위한 사랑 실천을 체험하는 프로그램들도 다양하게 운영됐다.
어린이들의 건강을 위해 축구, 농구, 양궁 등과 같은 스포츠 부스나, 흡연예방 카드놀이 부스도 진행됐다.
등과 관절, 팔다리에 장비를 착용하고 이동하며 노인의 거동을 체험한 강민찬(요한 사도·10·제2대리구 분당이매동본당)군은 “노인체험이 쉬울 줄 알았는데, 해보니 몸도 무겁고 팔다리도 잘 안 굽혀져서 손잡이를 잡지 않으면 계단을 오르내리기 힘들었다”면서 “할머니, 할아버지께 안마도 해드리고 도와드려야겠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어린이들을 들뜨게 한 것은 먹거리와 즐길 거리들이었다. 어린이 성경축제는 신앙·교육에 관한 부스에서 ‘탈렌트’를 획득해서 먹거리·즐길 거리 부스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해 어린이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특히 바이킹, 스윙자이로드, 회전그네 등 놀이기구 앞에는 긴 줄이 끊이지 않았고, 추로스, 소떡소떡, 닭꼬치, 닭강정, 카페 등 푸드 트럭 5대가 어린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또 키링·그립통·무드등 만들기 등 제작체험 부스, 페이스페인팅, ‘인생네컷’, VR체험 등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다채로운 부스들을 만들어 어린이들이 자신들의 취향에 따라 즐겁게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놀이기구를 이용한 김소윤(스텔라·9)양은 “놀이공원 같아 너무 재미있고 신난다”면서 “성경을 배우는 것도 뿌듯하다”고 말했다.
어린이 성경잔치를 기획한 제2대리구 청소년1국장 서용운 신부는 “이번 어린이 성경잔치는 어린이들이 마태오복음을 배우면서 올해 전례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노인·장애·생태 등의 체험도 곁들였다”면서 “어린이들이 즐거운 시간이었길 바라고, 앞으로도 오늘처럼 즐겁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