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탄과 수리남, 파나마. 이 세 나라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나라가 아니라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나라라는 점입니다. 전 세계에서 이 세 나라만이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나라이고, 다른 나라들은 지구를 무덥게 만드는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나라입니다.
한국은 지난 2020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룰 것을 선포하였습니다. 그리고 2020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9년보다 다소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정책이나 사람들의 관심으로 인해 줄어든 것이 아닙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의 활동이 줄어들었고, 사람들의 활동이 늘어난 2021년에는 다시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2020년 기준 한국은 전 세계에서 8번째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한 나라입니다. 약 6억5000만 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했지요. 하지만 1인당 배출량으로 계산하면 호주와 미국의 뒤를 이어 3등입니다. 인구와 비교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았다는 증거겠지요. 우리나라가 지구를 따뜻하게 하는 데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겁니다.
1990년 기준으로, 1인당 사용할 수 있는 적정 온실가스양은 1년에 3.3톤입니다. 1990년 인구를 기준으로 삼았으니 현재는 기준보다 더 적게 사용해야 하겠지만, 현재 한국의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12톤가량 됩니다. 평균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온실가스 양의 4배나 되는 양을 배출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렇게 과하게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은 경제적인 문제와 기후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방해될 뿐만 아니라 사회가 정의롭고 공평하게 나아가는 데에도 방해가 됩니다. 왜냐하면 한쪽에는 대다수의 인류가 중요하게 여기는 경제 성장이 있고, 다른 쪽에는 급증하는 폭풍이나 다른 재난과 같이 경제 성장에 동반된 변화들이 있습니다.
대다수 사람은 경제가 보다 많이 성장하기를 원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빈곤이 극심한 채 많은 사람이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과연 우리는 어떤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까요. 경제와 기후위기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말이지요.
선진국의 눈부신 경제성장의 그늘에는 개발도상국들의 기후재난이 있습니다. 개발도상국들은 온실가스를 다른 나라보다 적게 배출합니다. 하지만 기후재난은 똑같이, 오히려 더 심하게 겪게 됩니다. 아무런 잘못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고통을 받아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는 돈이 많으니 괜찮다고, 대비와 복구를 할 수 있는 충분한 돈이 있으니 괜찮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태초에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자연에는 선악과로 상징되는 마지노선이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도 분명한 마지노선이 존재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속가능하고 균등한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전 세계 모든 공동체들이 함께 공평하게 경제 개발에 참여할 방법을 찾도록 고심해야 합니다.
임채룡 베다 신부
교구 생태환경위원회 부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