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은 실로 거대한 하나의 세계였습니다. 글과 그림이 펼쳐놓은 그 세계로 들어가 다양한 인물, 다채로운 이야기와 놀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와 함께 보고 이야기를 주고받을 때 그 내용과 의미가 더욱 풍성해집니다.”
노트르담그림책연구소 손희정(마리아·54·제1대리구 신봉동본당) 대표는 그림책 전문강사다. 그림책이라 하면 유아와 아동만을 위한 책이라고 여기기 쉽지만, 손 대표의 강의는 유아와 아동만 듣지 않는다. 부모는 물론이고, 청소년에서 노년에 이르기까지 모든 연령대가 손 대표의 강의를 찾는다.
영어강사로 활동하면서 그림책으로 영어를 교육하던 손 대표는 그림책의 확장성을 깨닫고 그림책 전반을 연구하면서 그림책 전문 강의 활동을 시작했다. 그림책은 글보다 그림으로 많은 이야기를 전하기 때문에 시각적 문해력 등의 수업이 가능할 뿐 아니라, 성찰과 나눔에도 용이해 영화, 원예, 영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요소와 그림책을 융합한 강의가 가능했다.
손 대표는 “그림책은 어떤 주제와도 연결해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신앙’ 혹은 ‘영성’도 읽어낼 수 있어 그림책을 청소년 사목에 활용하면 좋으리라 생각한다”며 “실제로 그림책을 가지고 영성 이야기나 신앙상담을 펼치는 수녀님들도 계신다”고 전했다.
“하느님을 알고 또 믿고 있는 우리는 우리의 삶뿐만 아니라 죽음에 대해서도 늘 생각하고 대비해야 하지 않을까요? 언제라도 내게 죽음이 닥칠 거라고 생각하면 소중하지 않은 하루가 없고, 감사하지 않을 일이 없을 겁니다.”
웰다잉 전문강사기도 한 손 대표는 최근에는 그림책 웰다잉, 그림책 자서전, 생명존중·생명나눔 강의 등 그림책을 활용한 웰다잉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8월부터는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에서 ‘그림책으로 만나는 웰다잉’을 강의하고 있다. 손 대표의 그림책 웰다잉 강의는 ‘죽음’이라는 부담스럽고 무거운 주제를 더 편안하게 생각하고 나눌 수 있게 해줘 호응을 얻고 있다.
손 대표는 “웰다잉은 단지 ‘죽음을 잘 준비하자’는 것에서 벗어나 ‘오늘을 더 가치 있게, 감사하며 살아가자’는 모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 그리스도인이 지향하는 바와 잘 통한다”면서 “이를 통해서 신앙인으로서의 우리 자세도 한층 성숙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 마음에 들어온 그림책 한 권을 들고 누군가에게 읽어준다는 다정하고 소박한 마음으로 시작하시면 좋겠어요. 공부하고,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가운데, 우리 삶을 통찰하게 하고 더 가치 있게 만드는 보물을 발견하시게 될 겁니다. 하느님의 음성도 말이지요.”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