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오셨지만 사람들에게 배척당하셨잖아요? 그것처럼 백수에 보험사기꾼인 주인공들이 다른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통해, 사회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들도 누군가에게는 구원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김하늘 감독(대건 안드레아·26·제1대리구 송탄본당)은 독립영화 ‘히어로는 왜 촌스러울까’를 연출했다. ‘히어로는 왜 촌스러울까’는 김 감독의 데뷔작이다. 영화 속 히어로를 동경하는 어설픈 보험사기꾼 ‘민혁’과 ‘준우’ 형제가 원치 않게 노래방 도우미로 살아가고 있는 ‘지영’을 만나 그녀를 구하는 ‘히어로’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김 감독은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요한 8,7)는 말씀에서 착안해 주인공 형제들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어떤 사람이든 크고 작은 죄를 지으면서 살아간다”며 “비록 모두 같은 죄인일지라도, 돌을 던지는 게 아니라 손을 내밀어 돕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예수님이 말씀하신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본업은 연출이 아니라 연기자다. 여러 단편 영화와 드라마에서 조연으로 활동을 이어오던 김 감독은 군 복무 중 군대 동기의 권유로 영화 제작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자신이 제작한 영상을 국방부 군종정책과에서 주최한 군종영상공모전에 출품했고, 특별상을 받았다.
이에 용기를 얻은 김 감독은 제대 후 다른 사람의 생각이 아닌 자신의 생각을 담은 영화를 만들고자 결심했다. 김 감독은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이나, 구석에서 드러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밝혔다.
연기만을 전공해 온 김 감독에게 영화 제작은 큰 도전이었다. 촬영 현장에서 여러 가지를 신경 쓰다 보니 세밀한 부분의 묘사가 부족하다거나, 필요한 소품이 없어져 촬영 시간이 길어지기도 하는 등 어려움도 많았다.
“영화 제작에 여러 모로 도움을 주시고 늘 응원해 주셨던 송탄본당 교우분들, 특히 성당에서 촬영도 허락해 주시고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본당 주임 김종훈 신부님께 너무도 감사드려요. 그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아마 영화 제작을 중도 포기했을 겁니다.”
김 감독은 앞으로도 연기와 함께 영화 제작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목표는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감독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영화를 제작할 때면 언제나 기도하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대로 소외된 이들 곁에 함께 있으면서, 그들을 위해 주님이 주신 탈렌트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홍탁 기자 hongta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