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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알 하나] 우리가 찾는 평화 / 이상협 그레고리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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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나의 삶이 방해받지 않는 상태, 내가 불안함을 느끼지 않는 상태 혹은 불안함이 없는 환경을 ‘평화’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리스도 신앙 안에서 평화는 단순히 그러한 상태와 환경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만약 전쟁과 갈등이 없는 평화가 전부라면 예수님께서는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오히려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루카 12,51, 마태 10,34)라고 말씀하시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오히려 예수님께서는 복음에서 ‘당신이 주시는 평화’에 대해서 언급하십니다.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주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주는 것이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는 다르다.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마라.”(요한 14,27)

각자가 자기중심으로 요구하는 정의가 충돌하는 한 결코 이 세상에 평화는 없습니다. 모두가 ‘나 중심’으로 살며 자기가 원하는 몫을 주장하는 한, 세상 안에서 탐욕으로 인한 다툼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은 평화의 길을 알지 못하고 그들의 길에 공정이란 없다. 그들이 자기네 길을 비뚤게 만들어 그 위를 걷는 자는 아무도 평화를 알지 못한다.”(이사 59,8)

평화를 위해서는 나의 행복도 내어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아버지의 뜻을 따라 십자가 수난과 죽음을 받아들이신 예수님의 모습을 묵상합시다.

‘하느님이 곧 진실한 정의’이기에, 하느님을 믿고 하느님을 자신의 삶 안에 모시며, 하느님께 나의 몫에 대한 결정을 기꺼이 맡기는 사람들만이 정의가 함께하는 평화를 얻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서로 타협해 이루는 평화는 언제 변할지 모르는 평화입니다. 외적 환경과 조건이기에 그렇습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평화는 변함없이 영원합니다. 어떤 환경이나 조건에서도 영향을 받지 않고 내 안에 함께하는 내적인 평화입니다.

하느님의 뜻을 내 뜻으로 받아들이는 과정 안에서 우리는 내적으로 변화하고 평화를 찾게 됩니다. 환경을 탓하고 남이 변화하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가 변화함으로써 평화를 찾게 되는 것입니다. 어떠한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것을 진리라고 말하듯, 하느님의 뜻을 구하려는 항구한 믿음으로 찾은 평화는 시대의 변화와 상관없이 진실한 평화여서 결코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나의 변화를 통해 세상의 어떤 변화에도 결코 불안해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을 갖는 것. 그렇게 신앙 안에서 찾는 정의와 평화는 바로 하느님이기에 그리스도인은 그 누구를 원망하거나 시기하거나 미워하지 않습니다. 다만 사랑할 뿐입니다.

“그러므로 믿음으로 의롭게 된 우리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과 더불어 평화를 누립니다.”(로마 5,1)
이상협 그레고리오 신부
교구 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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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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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 1장 76절
아기야, 너는 지극히 높으신 분의 예언자라 불리고, 주님을 앞서 가 그분의 길을 준비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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