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는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세월호 유가족과 수원가톨릭대학교 신학생 123명, 일반 신자 등 약 2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미사를 봉헌했다.
4월 12일 저녁 7시30분 안산 화랑유원지 대공연장에서 봉헌된 미사는 ‘나는 너를 잊지 않는다’(이사 49,15)를 주제로 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와 교구 사제단이 공동집전했다.
미사 시작 전, 이용훈 주교와 총대리 이성효(리노) 주교, 교구장대리 문희종(요한 세례자) 주교는 미사에 참례한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 약 20명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아픔을 나눴다.
이 주교는 미사를 시작하며 “희생자들이 천국에서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그리고 희생자 가족 모두가 슬픔 속에서도 하느님께 모든 것을 의지하며 절망과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주시도록 청하자”고 당부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다시는 이와 같은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는 안전한 나라, 인간의 생명과 윤리가 늘 우선시되고 존중되는 나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미사 중에 기도 드리자”고 덧붙였다.
또한 강론에서 “유가족들의 모습 안에서 지난 긴 시간의 고단함이 느껴진다”면서 “우리 수원교구가 그들 곁에서 함께 하였고, 지금도 함께하고 있고 앞으로도 함께 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유가족과 우리 모두의 바람대로 하루빨리 세월호 추모 공간이 마련되어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 안전한 사회를 위한 교육의 장이 마련될 수 있기를 우리 모두 간절히 고대한다”고 전했다.
미사에서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영혼들과 생존자, 유가족들을 위한 보편지향기도가 봉헌됐다.
미사에 이어 예비 신학생이었던 세월호 희생자 고(故) 박성호(임마누엘)군의 친구 심기윤(요한 사도) 부제는 박군에게 보내는 추모 편지를 낭독했다. 심 부제는 “매년 봄이 올 때면 그날의 아픔이 떠오르고 여전히 가슴이 아프다는 것을 다른 날들보다도 더 많이 느끼게 된다”며 “희생자분들 304명 모두를 우리가 함께 기억하며 이곳에 남은 많은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위로와 사랑을 전해주겠다”고 덧붙였다.
4·16 가족협의회 추모부장 정부자씨는 인사말을 통해 “수업의 연장선으로 아이들을 수학여행을 보냈는데 성년이 되도록 아이들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생명안전공원이 올해 10월에는 꼭 공사를 시작해서 2026년도에는 현재 8곳에 흩어져 있는 아이들이 한곳에 모여 편히 잠들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