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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에세이] 모세의 십계명과 예수님의 이중 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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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분당 연습실에 후배가 찾아왔다. 몇 년 만의 재회라 무척 반가웠다.


요즘 좋은 소식 없냐고 물어보니, 개신교 신자와 사귀면서, 여자친구가 다니는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성경 공부까지 열심히 하고 있다는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다. 참 구원과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는 어떤 교회를 섬기는가가 중요한 것 같다며, 모태 신앙인으로, 성당 다닐 때는 그런 생각을 해 보지 못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어서, 내게 질문 하나를 던졌다.


“왜 가톨릭과 기독교의 모세 십계명이 서로 다른지 아세요?”


갑자기 모세 십계명? 그 순간, 고교 시절 개신교에 다닐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궁극적으로 개신교의 입장에서 가톨릭 교리가 오류임을 주장하기 위해 자주 인용되던 질문 중 하나였기 때문이었을까? 그다음 이어질 10여 가지 질문이 예상되면서, 만감이 교차했다.


일부 개신교 교단에서는 가톨릭은 기독교가 아니다. 가톨릭신자들은 구원되어야 하는 불쌍한 영혼으로, 선교의 대상이다. 혹시 후배도 자기 교회만이 진정한 그리스도 교회라고 주장하면서, 선교하는 그런 교회에 다니고 있는 것일까?


오랜만에 만난 후배와 소중한 시간! 원판이 깨져 없어진 모세 십계명, 여러 사람에 의해, 수가 백 년 동안 편집되어 전해 내려온 모세 십계명을 논하면서, 과연 서로의 영성 발전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


십계명 내용이 담겨있는 성경, 즉, 탈출기와 신명기 구절구절은 가톨릭과 개신교가 다르지 않다. 더는 “율법에서 지식과 진리의 진수를 터득한 어리석은 자들의 교사, 철없는 자들의 선생”이 던지는 말에 휘둘리지 말자! 대신, 그리스도인인 우리는, 세상 다할 때까지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의 향내가 우리를 통하여 곳곳에 퍼지게” 하도록 하자!


주님께서 명하신 사랑의 이중 계명을 마음에 입히고, 이웃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려주십사 청하는 시간을 자주 갖자는 말로 후배와의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이것이 가장 크고 첫째가는 계명이다. 둘째도 이와 같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라는 것이다. 온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 이 두 계명에 달려 있다.”(마태 22,37-40)


이를 지킨다면, “너는 하느님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마르 12,34)는 주님의 음성을 듣기 위해, 같은 교회에 다니고, 같은 교리를 믿는 ‘네 형제’만을 사랑하는 단계에서, 같은 시간, 같은 하늘 아래 사는 서로 다른 ‘네 이웃’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려 주십사 청하며, 실패하더라고 끊임없이 사랑하는 힘과 용기를 청해 보기로 다짐해 본다.



글 _ 오현승 가브리엘 포센티(앗숨도미네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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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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