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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슬퍼하신 다음 십자가를 안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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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바오로딸수도회 수원분원(분원장 최태희 체칠리아 수녀)은 5월 25일 제1대리구 정자동주교좌성당(주임 이병문 야고보 신부)에서 송봉모 신부(토마스·예수회)의 신간 「삶이 고통으로 휘청거릴 때」(바오로딸, 2024) 북콘서트를 열었다. 독자 11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송 신부는 고통에 대한 깊은 통찰을 나눴다.


「삶이 고통으로 휘청거릴 때」는 일상에서 겪는 고통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길을 알려주고 독려해 주는 책이다. 고통에 매몰되지 않고 창조적으로 승화시키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수용과 충분한 애도가 필요함을 말하고 있다.


두 가지 이유로 고통에 대한 책을 집필했다는 송 신부는 첫 번째로 “고통을 이해하려는 욕구는 인간으로서 당연한 욕구”임을 설명하고, 두 번째로 “고통이 인간 실존의 한 부분이기에, 인간을 이해하고, 고통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책을 썼다”고 밝혔다.


송 신부는 “인생에 축복만 주어질 거라는 비현실적 기대를 가지고 있으면 풍파가 닥쳤을 때 더욱 절망한다”며 “그리스도인은 환란과 고통 중에서도 구원받은 존재이지, 환란과 고통에서 구원받은 존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송 신부는 “고통이 무조건 우리를 성장시키지 않는다”라며 “성장하려면 원망과 비난을 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응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송 신부는 창조 세계를 통해 고통을 극복할 줄 알아야 한다고 전했다. “우리가 의식적으로 자연의 세계를 가까이할수록 하느님의 힘을 얻을 것”이라며 “대단한 자연경관이 아니더라도 주위의 푸른 하늘이나 나무에서 하느님을 느끼는 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한 독자는 “10년 전 8살 딸 잃고 아직도 고통 속에 있어 힘든데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질문했다. 이에 송 신부는 “십자가를 안는 건 애도의 시간이 충분히 지난 다음”이라며 “어느 정도 기간 지나게 되면 고통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기에 예수님이 원망스러워도 떠나지만은 말라”고 당부했다.


박효주 기자 phj@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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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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