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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웃 이야기] 「며느리에게 주는 요리책」 저자 장선용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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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도 물이 필요한지 아닌지 잘 살피면서 물을 잘 주고 사랑한다 말해주면 꽃이 펴요. 하물며 아이들에게는 있는 정성, 없는 정성 다 넣고, 사랑을 넣은 제대로 된 음식을 줘야하지 않겠어요?”


「며느리에게 주는 요리책」의 저자 장선용(체칠리아·85·미국 샌프란시스코 산호세본당)씨는 “아이들에게 주는 음식은 사랑이고 정성”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장씨는 “맵고 짠 것만 먹어도 성질이 사나워지는데, 공장에서 기계로 만든 간편식이 피가 되고 살이 되겠느냐”며 “깍두기를 하더라도 네모반듯하게 정성을 들여 만들어 먹어야 아이도 잘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며느리 주려고 쓴 거니까 알기 쉽게 썼지요. 그걸 책으로 만들자 해서 냈는데 날개 돋친 듯 팔렸어요. 미국에 오니 집집마다 이 책을 들고 있어서 놀라기도 했어요.”


1993년 장씨가 펴낸 「며느리에게 주는 요리책」도 이런 마음으로 쓴 책이다. 시작은 이민가서도 매번 국제전화로 음식 만드는 법을 물어오는 며느리를 위해서 한 장, 한 장 써 내려간 조리법 편지였다. 장씨는 정확한 계량과 조리시간을 적어 며느리가 전화로 따로 묻지 않고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조리법을 적었다. 그걸 주변에서 보고는 서로 달라며 아우성이기에 책을 냈다.


그렇게 낸 책이 오랜 시간 많은 엄마들의 사랑을 받는 요리책이 됐다. 벌써 30만 부가 팔렸고, 영어·중국어로도 번역돼 지금도 팔리고 있다. 이후로도 장씨는 EBS에서 요리 방송에 출연하기도 하고, 미주 중앙일보에 7년 8개월 동안 조리법을 연재해 「장선용의 평생 요리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요리를 말로만 가르칠 수는 없잖아요. 그러니까 음식을 해서 다 먹이면서 가르쳐요. 아무렇게나 하면 맛이 없어요. 다 정성이 들어가야 해요.”


이렇게 장씨가 요리를 전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정성을 들인 음식을 잘 먹이려고’다. 본당에서도 아빠들을 위한 요리 교실을 열면서 음식을 나누고, 본당행사가 있으면 음식을 한가득 해갔다. 심지어는 북콘서트를 하는 데도 음식을 잔뜩 해가서 모두를 배 불렸다. 매번 이렇게 음식 하는 일이 고단하지는 않을지 묻자 장씨는 “먹는 게 제일 중요하지!”라며 웃었다.


장씨에게 먹이는 일은 신앙으로도 이어진다. 주변 사람들에게 정성 담은 음식을 먹이는 장씨에게 하느님은 우리를 더 잘 먹이시는 분이다. 그래서 장씨는 “신자들이 죄책감에 걱정하지 말고 영성체를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집안에 우리 애들이 왔다고 생각해 봐요. 애들 밥상 차려놓은 엄마가 엄마한테 맨날 인사 안 했다고 ‘너 밥 먹지마’ 하면서 내쫓지는 않을 거 아니에요. 하느님은 더, 더 좋은 분인데 밥 먹지 말라고 하실 리가 없어요.”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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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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