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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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교구 주보성인 ‘평화의 모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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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교구는 지난 6월 5일 공문을 통해 올해부터 매년 7월 9일에 교구 주보 성인 ‘평화의 모후’ 대축일 미사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교구의 주보 성인인 ‘평화의 모후’에 대해 알아본다.



■ 평화의 모후이신 마리아


우리가 하루 3번 삼종기도를 통해 되새기듯이 성모 마리아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드님”을 낳으리라는 잉태 예고를 받았을 때,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라고 응답해 예수님의 어머니가 됐다. 성모 마리아는 온전한 마음으로 하느님의 구원 의지를 받아들임으로써 ‘온 인류를 위한 구원의 원인’이 된 것이다.


그래서 교회는 성모 마리아가 하느님의 어머니이며, 평생 동정이고, 원죄 없이 잉태됐으며, 하늘로 불림을 받았음을 믿으며 특별히 공경한다. 이런 믿음은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에 기초를 두고 있으며, 우리 신앙을 밝혀주는 등불 같은 역할을 한다.


성모 마리아가 ‘평화의 모후’라 불리는 것도 마리아가 ‘평화의 왕’이신 그리스도 예수님의 어머니가 됐기 때문이다.


성 바오로 6세 교황은 권고 「마리아 공경」을 통해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이기도 한 1월 1일이 ‘세계 평화의 날’인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날은 갓 태어나신 평화의 왕을 경배하고, 천사가 전해 준 기쁜 소식을 다시 한번 들으며, 평화의 모후를 통해 하느님께 평화의 고귀한 선물을 청하는 좋은 기회가 된다.” 바로 교회가 성모 마리아를 평화의 모후로 여기는 이유다.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예수님은 “평화가 너희와 함께!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요한 20,21)라고 하시며 우리가 평화의 사도가 되어 주님의 평화를 선포하도록 했다. 성모 마리아는 평화의 왕인 예수님을 잉태해 낳음으로써 세상에 그리스도의 평화가 올 수 있도록 했을 뿐 아니라 예수님이 온 인류의 구원을 위해 자신을 희생 제물로 바치신 십자가 아래 서 있었고, 스스로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 평화의 사도로 살아갔다.


그래서 제1차 세계대전이 가져온 혼란과 폐허를 딛고 평화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했던 베네딕토 15세 교황은 성모호칭기도에 ‘평화의 모후여’를 추가해 신자들이 평화의 모후에게 전구를 청하며 기도하도록 하기도 했다.


성모 마리아는 승천 이후에도 세계 여러 곳에 발현해 ‘평화의 모후’로서 사람들을 가르쳤다. 특히 1917년 포르투갈 파티마에 발현한 성모 마리아는 ‘평화의 모후’로서 사람들에게 세계 평화를 위해 기도하라고 요청했다. 성모 마리아는 5~10월 6차례에 걸쳐 발현하면서 세계 평화를 위해 매일 묵주기도를 바치고, 죄인을 위해 희생하며, 성모성심을 공경하라고 전했다.



■ 교구의 주보 성인인 평화의 모후


교구는 1977년 5월 18일 조원동주교좌성당을 신축·봉헌하면서 교구의 주보를 평화의 모후로 정했다. 당시 교황청 인류복음화성(현 교황청 복음화부) 장관 아넬로 로씨 추기경은 7월 9일 평화의 모후 축일에 「수원교구 새 주교좌 및 준주교좌성당 인준 포고문」을 발표,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 마리아를 수호자로 모신 새 성당에 주교좌를 두도록” 인준했다. 교구 새 주교좌의 주보 성인을 ‘평화의 모후’로 삼으면서 교구의 주보도 ‘평화의 모후’로 정해졌다.


1969년 2월 14일 「전례력의 보편규범과 세계 교회의 새 축일표」를 승인하는 성 바오로 6세 교황의 자의교서에서 평화의 모후 축일은 사라졌지만, 교구는 7월 9일을 공식적인 교구 주보 축일로 지내왔다.


교구는 정자동주교좌성당을 새 주교좌로 삼고, 조원동주교좌성당을 공동주교좌성당으로 정하면서도 ‘평화의 모후’ 대축일 미사를 조원동주교좌성당에서 거행해 왔다. 교구는 1990년 시행공문을 통해 “수원교구의 수호자이시며 조원동공동주교좌성당의 주보이신 평화의 모후 축제를 조원동공동주교좌성당에서 이날을 대축일로, 이 외의 수원교구 각 본당과 수도회 및 기관에서 축일로 지내기로” 했다.


또한 교구는 2006년 5월 1일 심순화(가타리나) 작가의 작품 ‘평화의 모후’(2006·수원교구 소장)를 교구 주보인 ‘평화의 모후’의 성화상으로 공식 인준하기도 했다. 현재 교구청 2층에 걸려있는 작품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심으로 얻은 부활의 생명으로 평화를 표현했다. 성화 속에 둥글게 그려진 십자나무는 그리스도의 죽음으로 새 생명(평화)이 태어나고 하늘과 땅이 하나 됐음을 강조했다.


‘평화의 모후’인 성모 마리아는 이 평화와 새 생명을 인류에게 전하고 호소하는 역할로 묘사된다. 성모 마리아의 좌우로 자리하고 있는 12천사는 12사도를 의미하며, 동시에 십자가에서 흘러나온,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회를 상징한다. 또한 기도하는 천사와 아이들은 평화를 염원하는 전 인류의 심정을 표현한다.


교구는 해마다 7월 9일에 교구 주보이신 ‘평화의 모후’ 대축일 미사를 봉헌해 왔지만, 2014년부터 7월 9일의 대축일 미사를 중단했다. 대신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이자 평화의 날인 1월 1일에 ‘평화의 모후’의 의미를 담아 미사를 거행했다.


따라서 이번 재개된 평화의 모후 대축일 미사는 10년 만에 열리는 교구 주보 ‘평화의 모후’를 기념하는 축제다. 교구는 ‘평화의 모후’ 미사를 올해부터 교구 내 전체 본당에서 7월 9일 당일에 봉헌하기로 결정했다. ‘전례력과 축일표에 관한 규범’에 따르면 ‘교구 수호자(주보)의 축제’는 ‘대축일’로 지낼 수 있다.(전례력 규범 52항, 59항 참조; 전례일의 등급순위 4항, 8항 참조)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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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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