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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알 하나] 사막에 비가 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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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에 비가 왔다. 그리고 며칠 뒤에 그 사막에서 갑자기 수많은 꽃들이 피었다는 뉴스가 나왔다. 한국 뉴스에는 해외토픽으로 이런 신기한 뉴스를 소개했다. 사막에 비가 온 것도 신기하고, 그 비에 오랫동안 숨어 있던 씨앗이 싹을 틔우고, 말라있던 줄기가 싱싱해져 꽃까지 피우다니. 정말 ‘비만 오면 사막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겠구나’ 싶다.


그런데 뉴스에서 다루지 않은 숨은 현실이 있다. 그날은 비가 많이 온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막은 그 적은 비도 감당할 수가 없었다. 너무 메마른 토지는 적은 양의 물도 머금을 수 없었다. 결국 수많은 토사가 골짜기를 만들어 낮은 곳으로 흘러갔고 마을을 덮치고, 수많은 집과 사람과 기물을 쓸어 가버렸다. 그야말로 지옥이 따로 없다.


숲이 울창한 산 하나가 180톤의 물을 저장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수많은 댐보다 나무가 우거진 산을 잘 가꾸고 보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데 이것을 ‘녹색댐 효과’라고 한다. 그런데 나무도 풀도 없는 사막에서는 이런 효과를 볼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가끔 사막 도시들에서 엄청난 비 피해를 겪는 뉴스를 칠레에서 보게 된다.


우리의 영혼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분명 우리에게도 여러 가지 큰 시련이 닥쳐온다. 마치 비바람,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같이 말이다. 어떤 이들은 그런 시기가 와도 꿋꿋이 이겨내고 성장하고 마침내 큰 열매를 맺어낸다. 그들의 영혼이 푸른 숲을 품은 산처럼 건강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작은 일에도 쉽게 쓰러지고 좌절한다. 그 이유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그러니 우리 마음과 영혼에도 분명 숲과 산이 필요하다. 언제 닥쳐올지 모를 시련과 고통 앞에서도 평화와 미소를 잃지 않고 또다시 살아갈 수 있는 힘이 필요한 것이다. 영혼에 숲과 산을 가꾸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이미 우리가 알고 있지만 노력하지 않는 일들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건강한 신앙생활과 그 신앙을 끊임없이 지탱해 주는 기도와 착한 삶이다. 신앙을 통해서 우리는 삶의 참된 의미 보고, 위로와 힘이 어디에서 오는지 깨닫는다. 그리고 어떠한 것도 우리를 주님의 사랑에서 떼어놓을 수 없음을 알게 된다. 그것을 알게 된 이들은 기도와 선행으로 끊임없이 주님 안에서 살아가게 된다. 그러니 그들은 하느님 외에 두려운 것이 없게 되는 것이다.


모두가 아는 말이지만 참으로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또 가만히 있기엔 우리의 삶이 참으로 고되다. 그러니 언제 나를 덮쳐올지 모를 수많은 세상의 시련과 도전 속에서 의연하고 씩씩하게 이겨내고 또 주어진 하루를 감사히 살아가기 위해서 이제는 우리 영혼의 숲과 산을 잘 가꾸어 보자.



글 _ 문석훈 베드로 신부(교구 비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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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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