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7일
기획특집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신앙에세이] 빛의 산책길로 이끄시는 성모님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하느님께서는 누구에게나 도움의 은총을 주신다고 했다. 내 삶의 항상 함께하신 분. 모든 부분이 서투르고 부족했어도 내 마음을 꿰뚫어 도와주셨던 분. 그 믿음의 싹은 점점 자라났고, 사랑하는 존재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성가정을 꿈꾸던 나는 아이들이 커가고 성모님을 알게 되면서 그 바람이 더 간절해졌다. 아이들이 신앙생활을 활발히 시작할수록 부모로서 신앙인으로서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은 많아졌다. 기도의 필요성과 세속적 가치관이 끊어져야 하는 결단과 실천들, 자녀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신앙의 의무와 전통들을 남편과 나누지 못하여 매우 안타까웠다. 가족의 간절한 마음을 눈치채고, 못 이기는 척 받아들여 주던 남편은 예비신자 첫 교리 수업 후 더 완고해진 마음으로 신앙에 등을 돌렸다.


그때 내가 깨달은 점이 있었다. 나를 사랑하시듯 그도 사랑하시는 하느님께서는 내 남편, 아이의 아빠로서가 아닌 하느님의 자녀 당신의 아들로 그를 만나고 싶어 하심을. 그리고 그를 온전히 사랑하고 싶어 하심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기도드렸다. “성모님께 봉헌합니다! 내 마음을 누구보다도 아시는 엄마가 하느님께 전구 해주시고, 도와주실 거라는 것을 알아요!”


본인의 뜻대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날들. 그에게 모든 것을 내려놓게 하셨다. 두려움 속에서 오로지 그분께 의탁하게 하셨던 하루하루. 자기 자신의 힘이 아닌 그분의 힘에 모든 것을 맡긴다는 것이 너무나도 생소했던 남편. 살아내야 했지만, 막막함 속에서 이어지는 고통의 현실. 그렇게 그분을 만나기 위한 몸과 마음을 준비시켜 주셨던 시간이다.


나는 알고 있었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기도와 인내라는 것을.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절망 속에서도 절대 희망을 잃지 않게 하셨던 성모님의 손길. 사랑하는 두 자녀에 대한 섬세한 돌보심과 남편 스스로 삶을 돌아볼 수 있는 회개의 시간들이 그를 조금씩 일어서게 했다. 성모님께서는 모든 것을 차근차근 질서 있게 잡아 주셨다! 봉헌된 그 사람의 마음을 보셨고, 그를 위한 체나콜로 기도의 힘들이 그 힘든 시간을 단축했다고 생각한다.


그때의 경험들이 우리 가정에 얼마나 큰 선물인지 안다. 겸손의 자세로 그분께 자리를 내어 드린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그리고 그분의 자녀가 되어 살아간다는 것이 진정한 평화의 시작이라는 것을 남편도 알아가고 있다.


남편은 얼마 전 세례를 받았다. 티 없으신 성모 성심의 승리다. 표현할 수 없는 감사한 마음에 나는 하느님께서 좋아하실 일을 하며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제는 같은 방향을 보고 함께 기도할 수 있다. 그리고 성모님의 자비로운 사랑이 베푸는 힘 있는 도움을 갈수록 깨닫게 될 것이다!



글 _ 김주연 마르첼라(수원교구 제1대리구 성복동본당)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4-12-24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12. 27

마태 10장 12절
집에 들어가면 그 집에 평화를 빈다고 인사하여라.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