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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에세이] 예수님은 나에게 누구이신가?(2) - 두 개의 못과 십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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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한 가지 사건으로 나는 예수님의 마음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서게 됐다.


내게는 결혼 선물로 받은 특별한 십자가가 하나 있다. 십자가 위에 예수님은 안 계시고 단 두 개의 못만 덩그러니 올려져 있다. 예수님의 오상을 떠올려 보아도 못 2개로는 부족하다. 창작 의도가 무엇일까 궁금했지만 애써 물어보지 않았다. 언젠가 삶 안에서 나에게 필요한 의미를 깨닫게 될 것이라는 어렴풋한 희망과 함께 왠지 모를 이끌림에 나는 그 십자가를 선택했다.


여러 해가 지난 어느 날이었다. 부부 동반으로 참여할 수 있는 종교적인 행사가 열렸는데, 나는 남편의 일정을 존중해 혼자서 그 행사에 참석했다. 행사가 시작될 무렵, 한 부부가 내게로 와서 인사를 건넸다. 그런데 내게로 다가온 주된 용건은 따로 있었다. “평소 내가 가정에서 어떻게 살았기에 남편이 이런 데도 따라오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내 남편의 성향에 대해서 특히 우리 부부의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이니 그렇게 말을 할 수도 있었겠다. 하지만 그의 비언어적인 행동까지 모두 고려해 보더라도 그것은 자신을 들어 높이기 위해서 나를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분명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말은 내 가슴에 하나의 못이 되어 박혔다.


공개적인 장소에서 다소 나쁜 의도를 가지고 남에게 함부로 판단하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이를 모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당하는 그 순간에는 가슴에 칼날이 스치고 지나갔다. 곧이어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하셨던 기도가 떠올랐다.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그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루카 23,34)


내 마음에서도 똑같은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저 사람도 자신이 지금 저에게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모릅니다. 그러니 저 사람을 용서해 주십시오. 제가 저 사람을 대신해서 당신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히겠습니다.’ 못 하나는 이미 내 가슴에 박혔으니 나머지 못 하나로 나 스스로를 십자가에 못 박았다. 그 순간 깨달았다. 단 두 개의 못과 십자가! 내 일생을 통해 찾아내야 할, 천국문의 열쇠 중 하나를 발견한 것 같았다. 나는 마치도 예수님과 은밀한 사랑에 빠진 것처럼 미소가 지어졌고 달콤한 행복을 맛보았다.


예수님은 오늘도 십자가 위에서 속삭이고 계신다. “나를 바라보아라. 나를 사랑해다오. 내가 너에게 한 것처럼!”



글 _ 안현정 소피아(제1대리구 용인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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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5-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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