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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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37) 자격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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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자격이 있나요?

 본당신부님께서 저에게 구역반장을 맡으라고 하시는데 참 난감합니다. 저는 나이도 많을뿐더러 학벌도 변변치 않고 힘겹게 살아와 구역반장을 할 자격이 없는데도 신부님은 저를 보면 구역장을 하라고 하셔서 다른 성당에 가야 하나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구역장을 할 자격이 있나요? 한다고 해도 소공동체 모임때 무엇을 해야 할지 참 난감합니다
.
 
 
A. 고민되시겠습니다. 저 역시 본당사목을 하는지라 그 신부님 마음이나 자매님 마음을 이해할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본당에서 구역반장 역할은 상담가 역할과 상당히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소공동체 모임은 일종의 그룹상담과 같고요. 교우분들이 모여 서로 애환을 이야기하고 위로받고 함께 기도하는 공동체를 이끌어가는 것은 상담가들이 하는 일과 유사합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하면 대부분 구역반장님들이 자신들은 상담교육을 받은 적도 없는데 그럴 자격이 없다고들 하십니다. 그러나 그런 작은 공동체를 이끌어가는 분들에게 필요한 것은 잘 들어주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고, 두 번째는 인생경륜이 중요합니다.
 
 굳이 상담교육을 따로 받지 않으셔도 된다는 뜻입니다. 현대 심리학자들은 현대인들 마음의 병은 외로움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합니다. 외롭다는 것은 어디에다 말할 곳이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른 사람들 말을 잘 들어주는 것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상담가 자격을 갖춘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자매님처럼 산전수전 여러 가지 어려운 일을 겪으신 분은 특별히 상담가로서 그리고 구역반장으로서 최상의 자격 조건을 갖춘 분이라고 여겨집니다. 왜냐면 고생을 하신 분들이 고생하는 사람들 마음을 가장 잘 알아주기 때문입니다.
 
 외국 유명대학에서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이 달동네에서 상담가로서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했는데 완곡하게 거절당했다고 합니다. 이유는 이 사람의 인생이 너무나 순탄해서였다고 합니다.
 
 달동네 수많은 사연을 안고 사는 사람들 이야기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잘못 상담을 했다가 마음에 상처를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거절을 당한 것입니다. 자매님은 스스로 가방끈이 짧다고 하시는데 그러나 비록 고등교육을 받지는 못했을지라도 인생살이는 유단자이시니 구역반장님을 하실 자격이 충분하신 것입니다.
 
 

Q2. 기도하면 행복해지나요?

 저는 집에서 매일 성모상 앞에서 기도합니다. 가족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게 해달라고 말이지요. 그런데 남편은 그런 저를 볼 때마다 비아냥거립니다. 기도하면 밥이 나오느냐 돈이 나오느냐 하면서요.

 그리고는 그럴 시간이 있으면 다른 집 사람들처럼 아르바이트라도 해서 생활비나 벌어오란 말까지 합니다. 제가 가족의 행복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 소용없는 짓인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남편분은 정서적으로 문제가 많은 분이군요. 론다 번이란 사람이 「시크릿」이란 책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우주에는 끌어당김의 법칙이 존재한다. 우리가 무엇이든지 적극적으로 원하면 그것이 정말 이뤄진다"고 말입니다. 꽤 오래전에 `우주선 엔터프라이즈호`라는 공상과학 드라마가 방영됐는데, 그 장면 중 하나가 기억납니다.
 
 주인공이 어떤 행성에서 자신이 생각하기만 하면 바로 앞에 생각한 대상이 나타나는 장면이었습니다. 어린 마음에 `에이, 세상에 저런 게 어디 있어`하고 속으로 혀를 찼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믿지 못할 그 장면이 우주에서는 실제로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복음을 보면 하혈병에 걸린 여인이 주님 옷자락을 만지고서 자신의 병을 고치는 대목이 나옵니다. 주님 힘을 자신의 간절한 염원으로 이끌어낸 것입니다. 바로 우주의 끌어당김 법칙이 적용된 사례입니다.
 
 따라서 자매님께서 간절하게 기도하신다면 가정에 행복을 끌어오실 수 있을 것입니다. 단,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행복하게 해달라고 기도해야지, 불행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게 해달라는 것과 병나지 않게 해달라는 기도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불행해지지 않도록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은 그 바닥에 불안감이 깔려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마음이 편치 못하고 불안한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아 기도하면서 자칫 몸과 마음이 지칠 수 있습니다.
 
 성모님은 사람의 행복을 위해 평생을 바치신 분이십니다. 자매님께서 마음을 모아 행복을 갈구하신다면 반드시 성모님께서 자매님의 가정을 지켜주실 것입니다.


홍성남 신부(서울 가좌동본당 주임) cafe.daum.net/withdob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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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0-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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