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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루살렘 예수무덤성당 내부.
그리스 정교회와 가톨릭 아르메니아 정교회 등이 함께 관할하고 있다.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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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CNS】 23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미지불 물값을 둘러싼 논쟁으로 그리스도교 최대 성지인 예루살렘 예수무덤성당이 폐쇄될 수도 있다는 위협을 받고 있다.
현지에 정통한 익명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 논쟁은 예수무덤성당이 사용하는 물에 대해서는 요금을 면제해준 장기 계약이 일방적으로 취소되면서 빚어졌다. 이 장기 계약는 20세기 초반까지 예루살렘을 통치하던 오스만 튀르크 제국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성당 측은 이 계약의 대략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1969년 편지 사본을 갖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이 소식통은 물값 지불을 둘러싼 협상은 약 2년 전부터 진행돼 왔는데, 지난 10월 하순 예루살렘의 수도회사 `하기온`이 예수무덤성당을 관할하는 그리스 정교회 총대주교구의 은행계좌를 동결해 버렸다. 그러자 총대주교주는 예수무덤성당 문을 폐쇄하겠다며 맞섰다고 이스라엘 신문 `마아리브`가 보도했다.
예수무덤성당은 이 물을 청소용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성당을 찾아오는 순례자들뿐 아니라 예루살렘 구 도시를 찾는 관광객들도 이 물을 "아주 많이" 사용하고 있다. 관광객들은 근처에 공중 화장실이 없어 성당 화장실을 이용하고 식수로도 마신다. 성당 화장실을 공중 화장실로 제공하는 것이 성당 측에는 많은 부담이 되지만 예의상 무료로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스 정교회 총대주교구의 한 관계자는 총대주교구에서는 이제부터 사용하는 물값에 대해서는 지불할 용의가 있지만 지금까지 누적된 물값이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교회 총대주교구는 직원들의 임금과 도로세는 물론 전기세와 전화료도 지불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익명의 소식통은 요금 지불이 문제가 아니라 수도회사가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해 버렸다는 것이 문제라며 그리스도 교회 지도자들이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를 놓고 "폭넓은 모임"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예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의 장소로 여겨지는 곳에 세워진 예수무덤성당은 그리스 정교회, 가톨릭교회, 아르메니아 정교회가 함께 관할하고 있다. 이밖에 콥트 정교회, 아시리아 정교회, 에티오피아 정교회들도 성당에 대한 자신들의 일정 지분을 주장하고 있다.
한편 수도회사 하기온 측은 회사가 교회 대표들과 여러 해 동안 협상을 했다면서 정교회 총대주교구 측은 이 문제에 대해 내무부에 문의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했다. 관련 법규상 회사가 예외 조치를 둘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또 예수무덤성당이 소급해서 지불해야 하는 물값은 수도회사가 설립된 2004년 이후 사용량에 한해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