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11월 29일 유엔에서 팔레스타인을 옵서버 국가로 승격하자, 환호하며 기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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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종합】 교황청이 팔레스타인의 유엔 옵서버 국가 승격을 환영했다. 아울러 중동 평화를 위해서는 팔레스타인 주권이 전면적으로 인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교황청은 11월 29일 팔레스타인의 옵서버 국가 승격에 관한 유엔총회 투표가 끝난 직후에 발표한 성명을 통해 "오늘 투표는 국제 공동체 다수의 정서를 드러낸 것이자 유엔에서 팔레스타인의 더욱 중요한 위치를 인정한 것"이라며 팔레스타인의 옵서버 국가 승격을 환영했다.
유엔 총회는 이날 팔레스타인을 옵서버 `단체`에서 옵서버 `국가`로 격상하는 안을 찬성 138 대 반대 9로 통과시켰다. `옵서버 국가`는 현재 교황청의 유엔 지위와 같은 것으로, 투표를 통한 의결권은 없지만 유엔 기구들에서 활동할 수 있으며, 회원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분쟁 발생시 유엔 기구들에 제소할 수도 있다.
교황청은 그러나 옵서버 국가 지위가 "중동 문제에 대한 충분한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며 참다운 해결책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양측이 모두 정의롭게 그리고 합법적 열망들을 존중하는 가운데 평화와 안정을 위해 효과적으로 투신할 때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황청은 또 팔레스타인의 국가 지위에 관한 문제는 1947년 11월 29일에 통과된 유엔 결의안 제181호에서 이미 제기했던 것이라고 지적하고, 한쪽은 이미 오래 전에 결의안에 따라 빛을 보았지만 다른 한쪽은 65년이 지나서야 빛을 보게 됐다고 밝혔다. 유엔 결의안 제181호는 팔레스타인에 두 독립국가를 만들고 예루살렘을 국제사회가 관할토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한편 팔레스타인이 옵서버 국가로 승격되자 요르단강 서안지구 팔레스타인 도시들은 축제 분위기로 넘쳤다. 성당 종소리가 울려퍼졌으며 남녀소노할 것 없이 흥겨워하며 기뻐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청사가 있는 라말라에서 조금 떨어진 지프나 마을 본당 피라스 아리다 신부는 "우리 존엄성이 상처받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치유받게 됐다. 우리는 버려진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우리와 함께한다. 우리도 평온하고 평화롭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아리다 신부는 또 "가자도 우리와 함께 경축하고 있다"며 "모두들 이제 압바스 팔레스타인 대통령을 가자지구와 서안지구를 통합할 인물로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역 성당들도 함께 관할하는 예루살렘의 라틴 총대주교는 11월 30일 성명을 통해 유엔의 투표 결과를 "평화를 위한 보상"이라고 부르면서 팔레스타인의 옵서버 국가 승격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정당한 열망에 부응하기 위한 의미심장한 전환"이라고 밝혔다. 총대주교는 또 압바스 팔레스타인 대통령에게 축하를 보내면서 그를 "온건한 사람이자 평화의 사람"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11월 30일 서안지구에 3000호의 유다인 주택을 추가로 건설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2일에는 팔레스타인에 보내야 하는 세금 4억6000만 셰켈(약 1305억원)을 보내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등 팔레스타인의 국가 승격에 대한 보복 조치를 취하면서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스라엘은 1994년 파리 협정에 따라 관세와 통행세 등 각종 세금을 팔레스타인을 대신해서 징수해 송금해오고 있다.
이창훈 기자 changhl@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