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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생명의 행진’에는 유난히 많은 젊은이들이 참가했다. 그 중 한 명인 메크너 클로슨은 캔사스 주 베네딕토대학에서 스페인어와 저널리즘을 전공하는 대학생이다. 그가 가톨릭계 통신사인 제닛(Zenit)에 보내온, ‘순례 버스’ 안에서 쓴 체험기를 소개한다.
우리는 오늘의 순례자이다. 워싱턴에서 열리는 생명의 행진에 참가하기 위해서 캔사스 주 애치슨에서부터 24시간을 버스로 달려오는 길은 결코 편안한 여행은 아니다.
7대의 버스로 함께한 380명 친구들의 경험은 성지를 향해 떠났던 첫 순례자들처럼 불편하기 그지없는 것이다.
잠도 못자고, 등도 아프고, 불편한 버스 화장실에, 씻지도 못하고 패스트푸드만 먹어야 했다. 첫 순례자들이 겪어야 했던 핍박보다 덜 심각할지는 몰라도 우리는 끊임없이 불평의 유혹을 받을 때마다 순례의 목적을 스스로 일깨우고 있다.
우리는 아기들을 위해 버스에 탔다. 로 대 웨이드 판결에 항의하기 위한 여행은 우리가 겪은 어떤 싸움보다도 가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순례자로서, 뜨거운 열정으로 이번 여행에 임했다.
수백 명이 통솔자에게 일제히 농담식으로 문자를 보냈다.
“아직 멀었어요?”(어린 아이가 끊임없이 운전하는 부모에게 성가시게 질문하는 말투로)
이제 두 시간 남았다. 몇 명은 비좁은 자리, 삐걱거리는 의자, 22시간을 버스 안에서 보내는 것에 대해 좀 심각하긴 했지만, 부모를 보채는 아이를 흉내내는 이런 농담 자체가 우리의 활력과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경박한 마음으로 순례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신바람이 나 있다.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 구호를 외치거나, 카드놀이를 하기도 한다. 서로 장난을 걸고, 심지어는 버스 통로에 물병을 세워두고 사과를 던져 쓰러뜨리는 ‘버스 볼링’을 한다.
우리는 내일 행진하고, 항의하고, 기도하고, 그리고 우리의 체험들을 기억할 것이다. 그러면 오늘은? 우리는 우리의 목적을 향한 싸움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하다. 이 열정이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우리 순례를 기쁨으로 가득 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