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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주교회의가 가톨릭병원들에 대해 성폭행 피해 여성의 임신을 막기 위한 사후피임약 처방이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독일 주교회의는 2월 21일 봄 주교회의를 마치며 발표한 성명에서 "성 폭행 피해 여성들은 인간적이고 의료적이며 심리적이고 사목적인 도움을 가톨릭 병원에서 받을 것이며, `사후피임약 처방도 낙태가 아니라 피임을 목적으로 하는 한 여기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독일 주교회의는 그러나 "배아를 죽게 하는 의학적 약학적 방법은 사용돼서는 안 된다"고 밝혀, 사후피임약이 낙태가 아니라 피임을 위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성폭행에 의하지 않은 경우에는 사후피임약을 사용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독일 주교회의의 이번 결정은 성폭행을 당한 한 여성이 가톨릭의원 두 곳을 찾았으나 병원 의사들이 사후피임약으로 알려진 모닝애프터필을 처방해 주기를 거부한 것이 계기가 돼 논쟁이 불거지면서 이뤄졌다. 이 여성은 결국 개신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응급피임약이라고도 하는 사후피임약은 성행위를 한 다음날 아침에 복용한다고 모닝애프터필(Morning-After Pill)이라고도 부르는데, 여성의 배란을 억제하거나 정자의 진입을 억제해 수정되는 것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다. 또 이미 수정됐을 경우에는 착상하지 못하도록 해 배아가 파괴되도록 한다. 이런 이유에서 가톨릭교회는 이 약을 낙태촉진제로 보면서 사용을 금지해 왔다.
독일 주교회의는 모닝애프터필이 낙태 촉진 작용뿐 아니라 임신 억제 작용을 하고 있음을 인정하면서, ①성폭행에 의한 경우에 ②임신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두 가지 조건을 다 채울 경우에 한해서 모닝애프터필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이다.
독일 주교회의는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 위원장 칼 레만 추기경이 과학적 발견들을 기초로 사후피임약에 대한 "윤리적 신학적 평가"를 제시한 결과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주교회의는 그러나 이 문제는 앞으로 계속 더 연구하고 가톨릭병원들을 비롯해 산부인과의사들과 상담가들뿐 아니라 교황청 관계자들과도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교황청 생명학술원 원장 이냐시오 카라스코 데 파울라 주교는 "성폭행을 당한 경우 임신을 피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이미 임신한 상태를 종결시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약이 피임의 효과를 낼 것인지 낙태의 효과를 낼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교회가 아니라 의사와 과학자들이라고 밝혔다.
【바티칸시티=CNS】, 이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