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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아이를 위한 돈보스코 상담실] (2) 공부가 정말 싫어요.

공부는 소중한 ‘나’를 가꾸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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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공부가 정말 싫어요.

저는 초등학교 6학년입니다. 학원에서는 중학교 수업을 하고 집에서는 영어와 수학 학습지를 하고 있어요. 엄마는 중학교에 가려면 미리 공부해야 한다고 하지만 저는 공부가 정말 싫어요. 성적이 떨어지면 엄마가 속상해하니까 억지로 하고 있는데 공부를 하고 싶지 않아요. 공부를 안 하고 살 수는 없을까요?



A. 공부는 소중한 ‘나’를 가꾸는 것

많이 힘들죠? 우리 친구가 한창 친구들과 뛰어놀며 기쁘고 건강하게 자라야 할 시기에 공부 때문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마음 아픕니다. 오늘 친구의 질문은 최근 수녀님이 가장 많이 듣는 상담 내용 중의 하나랍니다. 우리 친구의 마지막 질문에 먼저 대답해볼까요? 그래요, 우리는 공부 안 하고도 충분히 살 수 있어요. 내가 그것에 만족한다면요. 인생은 성적순이 아니라는 말을 수녀님은 믿습니다. 그런데 엄마가 공부를 좀 많이 시키지요? 엄마에게 먼저 힘들다는 걸 표현할 수 있다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오늘은 공부보다는 먼저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까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랍니다. 그리고 내가 가장 잘해야 하는 일은 이 소중한 나를 잘 보살피고 가꾸어 나가야 하는 일이지요. 어쩌면 그래서 지금 내가 너무 힘들고 공부가 버거워질 때 조심히 엄마에게 나의 마음을 털어놔 보는 것이 중요하답니다. 그리고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왜 공부는 해야 하는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입니다. 공부는 1등이나 성공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소중하기 때문에 나를 잘 가꾸어 나가기 위해서 하는 것입니다.

사실 친구의 상담과 함께 들어온 고등학교 형의 질문도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이거예요. “정말 가고 싶은 대학교가 생겼어요. 그래서 계속 열심히 공부를 하려 하는데 성적이 생각처럼 나오지 않습니다. 선생님은 목표가 있으면 공부에도 즐거움이 생길 거라는데 저는 오히려 성적을 보면 의욕이 떨어져서 마음이 더 공부에서 멀어집니다. 어떻게 하면 마음을 다잡을 수 있을까요?” 라고요. 이 형은 어려서 무슨 이유인지 공부가 싫어져서 하지 않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시 시작하고 싶은데 기초가 없어서 어려운 거지요. 자칫 공부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공부를 놓아버리면 소중한 나를 방치하는 꼴이 될 수 있고 다음에 몇 배로 고생을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 친구도 다음에 크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사람들과 잘 지내면서 행복하게 살기를 바랄 거예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하고 준비하는 것, 그리고 사람들과 잘 지내는 법을 아는 것, 기쁘고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방법을 찾는 것. 그것들이 공부인 것이지요. 공부는 절대 잘해야 하는 것, 머리 아픈 것 짜증스러운 것이 아니랍니다. 결론은 공부를 한다는 것과, 잘해야 한다(좋은 성적)는 것은 다른 말이라는 겁니다.

사실 생각을 바꾸면 공부는 참 재미있는 것이랍니다. 몇 년 전 초등학생 친구들과 수업시간에 「개미 제국의 발견」이라는 책을 함께 읽었습니다. 동물학자인 최재천 선생님이 들려준 이야기로 작은 몸집의 개미가 지구생태계를 지배하고 인간처럼 농사도 짓고 여러 개의 직업을 나누어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가는 신기한 모습이 담겨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그때부터 개미집을 찾아다니고 관련 책을 재미있게 찾아 읽더니 드디어는 자연과학대에 입학했습니다. 앞으로 최재천 선생님 같은 세계적인 동물행동학자가 되리라는 꿈을 가지고서요.

우리 친구의 꿈은 무엇일까요? 아직 꿈이 없다구요? 괜찮아요. 지금부터 고민해보면 되는 거예요. 꿈을 갖는 것은 오늘 기쁘게 공부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랍니다. 우리 친구가 자신의 삶을 기쁘게 가꾸어가길 기도합니다.



여러분의 고민을 joseph@catimes.kr로 보내주세요.


윤명희 수녀(살레시오수녀회)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3-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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